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모모제인 Sep 27. 2022

가족을 계획할 수가 있나요

미미와 레오

결혼도, 가족도, 모두 계획을 해야 하는 시대다.


결혼은 언제 할 거고, 아이는 언제, 몇 명 낳을 거야.

그렇게 계획하지 않으면 살기 어려운 시대다.



어느덧 40년 가까이 살게 된 지금 문득 돌아보니

가족계획은 결과적으로 그다지 성공적인 건 아니더라.


얼굴 한번 본 적 없는, 내 옆에 없는 작은 아이가 28살의 나와 남편을 평생 반려자로 만들어줬고, 우연히 찾아온 쌍둥이 중 한 명이 사랑스러운 나의 셋째 딸이 되어줬다.


그리고.

생전 생각해 본 적도 없던 뱀 두 마리가 지난 주말 우리 가족이 되었다.

까만 눈과 이마의 점이 매력적인 나의  미미
오레오를 닮은 카리스마 블랙킹. 레오


가족은 계획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너무 당연한 명제라고 생각했는데 결과적으로 나는 결혼할 나이도, 아이를 몇 명 낳을지도, 어떤 반려 동물을 키울지도, 모두 계획대로 하지 못한 거다.


참으로 실패한 인생인가, 하면 오히려 정 반대다.


40이 되기 전에 고된 미취학 아이 육아를 졸업했고.

자기들끼리 치고받고 서로 챙겨주고 놀아줄 수 있는 세 명의 친구를 평생 가족으로 만들어 주었고.

더 이상 가족을 늘릴 수 없다던 내가, 뱀을 사랑하게 된 아이보다 더 많이 뱀을 사랑하게 되었다.


우연히 가족이 된 우리 미미와 레오.

우리 일곱 식구.

앞으로 잘 살아보자!


매거진의 이전글 딸아, 공부는 못해도 그 당당함은 잃지 말거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