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읽었을 때는 이어령 선생님의 강연을 직접 듣는 듯한 활자의 가벼움이 내용의 깊이감과 동시에 느껴져 흥미가 생겼다.
두 번째 읽었을 때는 내용의 깊이감이 더 무겁게 느껴져 어렵기만 했다. 이어령 선생님답게인문학, 문학, 국문학 같이 깊이감 있는 인용이 많다. 평상시 가벼운 독서를 즐겨서였는지이해가 잘 안돼서 한번 더 읽어봐야겠다고생각했다.
"6장. 한국말의 힘"을 가장 재밌게 봤다. 우리 국어가 다른 나라 언어랑 차별화되는 포인트들이 굉장히 많다는 걸 알았다. 맨날 쓰던 말인데 이런 거였다고?
몇 가지만 예를 든다면 이런 것들이 있다.
수저(숫가락과 젓가락)
음식 먹는 도구를 합쳐서 이르는 단어는 우리나라밖에 없대요. 국물과 건더기를 함께 먹는 음식문화 때문이라는데요. 우리 음식은 건식과 습식이 명확한 다른 문화권이랑 달리 음양이 함께 들어 있어요. 그래서 우리의 숟가락은 퍼내는 게 아니라 짜서 떠먹는 용도라서 납작한 것이고, 둘 다 금속으로 되어 있는 거래요.
겹침말은 과학이래요.
외래어를 우리말로 바꾸는 고유한 어법이라지 뭐예요.
황토(土)흙,
동해(海)바다,
깡(can)통,
라인(line)선상,
모찌(もち)떡
싸는 것과 담는 것의 차이
우리네 한복, 보자기 vs. 양복, 도시락통
차이를 아시겠나요? 우리 것은 물건의 모양에 틀을 맞추는 게 아니라, 모양에 따라 틀이 자유자재로 변한대요. 반면에 서양 문화는 틀에 맞는 것을 담는 형태라는 거예요. 그래서 한복은 개켜놓고, 양복은 걸어놓는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