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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모제인 Nov 15. 2022

쓰는 나와 읽는 나

첫 번째 프로젝트

쓰는 나


Q1. 주로 어떤 주제로 글을 쓰나요?

A. 일상적인 여러 관계 속의 개인적인 사유, 그리고 책과 관련된 주제로 글을 씁니다. 

관계라고 하면 굉장히 다양한 형태가 있잖아요. 직장에서는 비즈니스 관계, 집에서는 부부, 자녀관계, 동호회에서는 친목관계 등. 다양한 관계 속에서 내가 원하는 것들을 관찰하고 발견해 가는 데 관심이 있어요. 관계에 서툴러서 그런가 봐요. 글을 쓰면 내가  원하고 불편해하는지 점점 더 잘 알게 돼요. 가장 개인적인 것이 대중적인 것이다, 라는 말이 있잖아요. 너무 당연해서 막연히 생각하던 것도 글에서 구체적인 언어로 쓰거나 읽을 때 느끼게 되는 공감이 있는 것 같아요. 제 글이 그런 글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글쓰기를 통해 실질적인 연결과 삶의 변화로 이어지기를 바라고 있어요. 이 매거진이 그 시작점이 돼준 것 같아 행복하고, 함께 하고 있는 작가님들께 감사합니다.



Q2. 글감은 어디서 주로 얻나요?

A. 사람과 책이요.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평범한 상황들 자체가 글감이 됩니다. 어떤 순간에서 생각과 감정을 그대로 흘려보내지 않고 다르게 바라보면 그때의 나와 우리를 이해하게 되는 지점이 생기고 그 걸 글로 쓰게 돼요.

다른 하나는 책이에요. 기억에 남는 어떤 구절이 있으면  내 생각과 접목해서 글을 쓰게 되는 것 같아요. 특히 책은 늘 생각할 거리를 주니까 좋은 책을 읽고 리뷰를 니다. 여러 책을 동시에 읽다 보니 글을 못쓰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은데 되도록이면 기록해 놓으려고 해요. "가장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이 바로 글을 쓰는 사람"이라는 말을 봤는데 정말 그런 것 같아요  읽는 나와 쓰는 나는 떼려야 뗄 수 없어요. 



Q3. 글을 쓰기 시작한 어떤 계기가 있었나요?

A. 가장 약한 곳이 표면으로 드러나기 시작하면서요.

내 가장 약한 부분이 특정 상황과 만나면서 터진 것 같아요. 우울감도 컸고, 자존감도 많이 떨어져서 그런 생각이 들 때마다 글을 썼어요. 글이 현실 도피처였던 셈이죠. 불안과 고통이 삶을 이어가게 해 준다는 문구를 어디선가 봤는데, 저에겐 글을 쓰게 해 준 원동력이 되었네요. 글을 쓰다 보면 왜 이런 생각이 드는지 내 마음을 세심하게 들여다보게 돼요. 그리고 나의 가장 약한 부분을 발견하고 이해하게 죠. 그리고 여러 가지 계기로 깨닫게 된 걸 기록해두면 뭔가 정리가 돼요. 지금은 꼬인 실타래를 어떻게 어가는 게 좋을지 잠시 웅크린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Q4. 글을 쓸 때 선호하는 장소나 시간이 있나요?

A. 선호하는 시간은 딱히 없지만 장소는 있어요. 

글감이 떠오를 때마다 그때그때 메모해 두고 시간이 났을 때 천천히 앞뒤 문맥에 맞게 다듬어요. 그래서 브런치에 글을 발행할 때는 여러 문장 조각을 짜 맞출 시간이 조금 필요해요. 그것 외에는 글을 언제 쓰는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아요. 하지만 글이 잘 써지는 장소는 대체로 정해져 있어요. 지하철과 카페요. 요즘엔 지하철 탈 일이 좀 늘기도 했고, 오가는 사람이 많아서인지 생각도 더 잘 순환되는 것 같아요. 무엇보다 글을 쓰다 보순식간에 목적지에 와 있는 경우가 많아요.  단점은 내릴 역을 자주 지나친다는 거예요.ㅎㅎ



Q5. 글을 쓰기 시작한 뒤에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A. 버킷리스트를 만들었고, 그중 두 개를 이뤘어요.

하나는 브런치를 시작하는 것, 다른 하나는 글을 매개로 관심사가 비슷한 분들을 만나는 거요. 그동안은 버킷리스트 같은 것도 없었는데. 글쓰기는 관심 가는 대로 이것저것 해볼 수 있는 작은 시작점이 된 것 같아요. 버킷리스트는 나에게 작은 선물 같은 거예요. 몇 가지 버킷이 더 있는데 어떻게 시작하면 좋을지 아직은 막연하지만, 비슷한 관심사가 있는 분들이나 글을 보고 이어져가다 보면 나도 모르게 한 걸음씩 나가게 되지 않을까요.  

눈에 보이지 않는 여러 가지 변화도 많은데, 하나씩 보이게 만들어가는 게 중요할 것 같아요.



Q6. 브런치는 어떤 의미가 있나요?

A. 꿈을 확장 가는 공간이요. 

여기엔 아주 다양한 사람들이 많은데 공통점은 모두 글을 쓰고 좋아한다는 거예요. 글을 쓰는 목적은 다 다르니까 그게 더 좋아요. 누군가는 위로를 받고, 관심분야를 탐색하고, 프로 작가가 되고, 사업을 홍보하죠. 여기선 그 어떤 것도 할 수 있어요. 저도 시간이 지나면 글을 쓰는 이유가 달라지겠죠. 그게 어떤 게 될지 저도 기대가 돼요.

글은 쓸수록 어렵다는 걸 느끼지만 지금은 제가 글을 쓰면서 얻는 게 참 많아 행복합니다.



Q7. 글을 계속 쓰려면 필요한 건 뭘까요?

A. 익숙한 것을 새롭게 바라보는 거요.

한 살, 한 살 더 먹어갈수록 새롭다고 느껴지는 게 별로 없어져요. 해본 적이 있거나, 안 해봤어도 이건 이럴 거야, 짐작해서 단정 짓게 돼요. 생각이나 행동도 그래요. 그런데 이렇게 해서는 글을 쓸 수가 없어요. 늘 해오던 생각이나 행동, 같은 주변 상황이라도 조금만 관점을 달리 하면 글감이 생겨요. 아니, 반대예요. 글을 쓰기 위해서라도 익숙한 것을 다르게 보려고 노력해요. 소설가 김훈이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그의 책이 오랫동안 기억되는 이유도 바로, 늘 우리가 보아오던 것을 새롭게 표현하시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아마 글을 쓰는 분들은 공감하실 텐데, 글을 쓰면 의식이 확장되는 듯한 느낌을 종종 받아요. 이 느낌이 좋아서 글을 계속 쓰게 되는 것 같아요.



읽는 나


Q1. 읽는 것, 쓰는 것 중에 뭐가 더 어렵나요?

A. 읽는 거요.

예전엔 쓰는 게 더 어려운 줄 알았는데, 잘 읽는다는 것도 못지않게 어려운 것 같습니다. 폭넓게 읽고 싶은데 읽다 보면 익숙한 것만 보게 되더라구요. 관심 분야가 그래서일 수도 있지만 갈수록 쉽고 익숙한 것만  원하는 것 같아서 반성합니다. ㅎㅎ



Q2. 좋아하는 작가가 있나요?

A. 딱히 없어요.

아주 오래전에, 친구가 자기는 "알랭 드 보통"을 좋아한다고 해서 깜짝 놀랐던 적이 있어요. 뭔가 있어 보였거든요. 난 그냥 책을 좋아할 뿐인데, 순간 취향이 빈약한 것처럼 느껴지더라구요. 그래서 그 이후에 형식적이나마 작가 취향을 만들긴 했어요.ㅎㅎ 어디 가서 이야기할 때 당황하지 않고 대답할 용도로요. 혹시 어디선가 저와 이야기하다 자연스럽게 작가 이름이 튀어나오면, 아, 있어 보이고 싶은가 보구나, 하며 그냥 넘어가 주세요^^;



Q3. 그렇다면 어떤 책을 좋아하나요?

A. 장르 불문, 저자 불문. 작가의 탄탄한 자기 철학이 담긴 책을 좋아해요.  

이래라, 저래라 하는 뻔한 이야기라도 좋아요. 그 뻔한 걸 자기 경험과 인생에 진실되게 녹여낸 이야기는 빛이 나요. 작가가 이뤄낸 것 자체보다는 그걸 이뤄나간 과정이나 경험담에 대한 호기심이 커요. 어떻게 시작했고, 한 타래씩 엮어가고 있는지 궁금해요. 자기만의 브랜드를 만들어가고 있는 분들을 보면 참 멋있어요. 돈을 많이 벌고 사회적으로 성공하는 거랑은 좀 다른 의미로요. 뭔가를 다르게 볼 줄 아는 시야를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책을 좋아합니다.



Q4. 지금 읽고 있는 책이 있나요?

A.  지금은 4권이요. 여러 책을 동시에 읽는 편이예요.

     당신을 초대합니다. - 존 리비

     거시기 머시기 - 이어령

     말의 시나리오 - 김윤나

     관계를 읽는 시간 - 문요한




마지막으로 제 필명에 대해 잠깐 소개드릴게요.


모모제인 ( 某某諸人 )

"아무아무 여러사람" 이라는 우리말이에요. 참 예쁘죠?

글을 쓰고 있는 보통의 나와 여러 사람들 안에서 보물을 발견하고 싶다는 의미를 담아서 이렇게 정하게 되었어요. 개인적으로, 발음했을 때 읽는 그대로 영어 이름으로 변환이 가능한 이름을 좋아하는데 제 취향에도 딱입니다.


그럼 다음 글에서 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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