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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모 Apr 10. 2024

힘이 되는 '말의 힘'

'내담자가 버텨 주는 것이 감동이 되는 직업'

일주일 두 번,
대학원에 간다...

봄학기가 지나가고 슬슬 몸과 마음에
피곤과 우울감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내 감정이 내 뜻대로 안 되는
'부정적인 감정의 뇌'를 알아차려보지만
오늘만큼은 마음속 굳은 의지력으로도
어떻게 해결이 안 되는 것 같다...

무심코
마음속에 아우성이 들린다.
(왜 이렇게 피곤하게 사느냐고...)

일과 공부...
두 가지를 한다는 건 분명
시간과 돈뿐만 아니라
체력적으로도 갈아 넣어야
비로소 보통의 수준으로 맞출 수 있다.

난 오늘도 늦은 시간까지
한토시라도 놓칠세라
교수님의 이야기에 귀를 쫑긋 세운다.


교수님, 저는 어디로 가는 걸까요?
우리 미술치료사들이 서야 할 곳은 어디인가요?


며칠 전 나는...

하기 싫은 일에서 누군가에게
끊임없이 레버리지 당하는
그런 일에서 벗어나
사람을 돕는 일...

내가 살아있다는 것이
행복하고 가슴 뛰는 일을 하고 싶다고...

울부짖듯 글에 온 마음을 쓸어 담아
교수님께 이메일을 보냈었다.

한주가 지나고...

답변을 주실까?
괜히 보냈나 보다...후회할 때쯤...
교수님은 수업시간에 내 눈을 한번 봐주시고
강의를 이어가셨다.


여러분,  많이 힘들죠?


그 한마디에 마음이 울컥했다...

교수님은 20여 년 전 미술치료사라는
존재가 없던 그 시절부터 어떻게 시작하셨는지
찬찬히 이야기해 주셨다.


눈앞에 성취로 말할 수 없는
모호함을 견뎌내고...
내담자가 버텨주는 것이
감동이 되는 직업


내담자가 버텨주는 감동이 되는 직업...
이라는 말씀에... 눈물이 났다...


여전히 나는 현재진행형이다.

같은 상황일지라도...
환경이 바뀌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나는 한걸음 한 걸음씩
나아가는 것 이외에
지금으로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요즘처럼 뭐든 빨리빨리 해치우고
성과를 내야만 하는 숨 가쁜 삶 속에
클래식처럼 잔잔한
교수님의 묵직한 이 한마디가
나의 지친 마음속 위안이 되었다.

토요일마다 나를 바라보는
발달장애청소년 3명의 아이들의
눈망울이 차례대로 떠올랐다.


나를 보며 버텨주고 있는
이 아이들에게
무엇이라도 해줄 수 있는
내가 되기 위해...
공부가 일이 버겁지만
나 역시 묵묵히 버텨가야 한다는 것을...
그것이 어느 레버리지보다
더 크고 의미 있다는 것을...



지금 잠시나마 카페에 들러
좋아하는 라떼를 곁들이며
이 블로그에 내 다짐을
아로새길 수 있어 감사하다.

이것이 진정한 쉼임을
가장 나답다는 것을
오늘 (2024-04-10)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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