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장 계속해서 오해하고 이해하는 사이

ep 1. 잘하고 싶었던 거지, 다들 그맘알잖아.

by 네버

나보다 종이접기를 잘하는 아이들이 우리 반에 많다.

참 좋은 시대인 것이 요즘에는 어떤 주제이건 유튜브에 치면 다 나온다. 참 공급자와 수요자 모두가 윈윈 하는 이런 시스템이 생기다니.

라떼는 말이야. 일명 종이접기 김영만 아저씨가 티비에 나오시기만을 기다리던 맛이 있었는데 이제는 뭘 접을지 정하기만 하면 관련 영상이 수두룩 쏟아져 나온다.


오늘은 뭐라냐 무슨 파핑? 인지 뭔지 긴 이름의 팽이를 접는다는 아이가 있어 함께 팽이를 접고 있었다. 팽이 접기에 장장 30분을 열중하는 경이로운 모습.

이것이 정녕 유치원생의 집중력이란 말인가.

크게 될 아이로구나. 하고 감탄하던 중 …

아이는 팽이의 날개 부분과 중심부 모서리가 일직선으로 맞춰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갑즈아기 ~ 이전과 사뭇 다른 풀린 눈을 하고는 "쩐쨍님 이거 어떻게 해요? 이게 자꾸 안 맞아요." 도움을 요청해 왔다!

헉.. (네가 잘 접고 있었잖아… 난 몰라. 어디서부터 잘못된 건지 지금 네가 제일 잘 아는 상태일.. 걸?..)


그래도 약해빠진 모습 거두고

"어 그래 선생님이 한 번 볼게. " 뒤적 뒤적해본다.

이거 분명 어디서 어긋난 다림질의 선이 겹치고 겹치며 팽이가 거의 완성되어 갈 무렵에 발견된 애러인데 이거 내가 지금 못 고쳐……

" 희준아 이거 어느 순간부터 어긋난 건지 선생님도 잘 모르겠다. 왜 이러지? "

"하… 됐어요. 주세요~주라고요~"


아이들은 왜 나를 슈퍼우먼으로 알까 슬프게


이런 마상…

갑자기 밀려든 언어폭력에 정신이 혼미해질 무렵 자유선택놀이활동시간이 마무리되고 하루 일과도 평안하게 끝이 났다.


그리고 교무실로 돌아와 하루를 돌아보며 기록을 해본다. 희준이는 원래 승부욕도 강하고 잘하고 싶어 하는 욕구가 강한 아이다. 아까는 날아든 언어폭력에 잠시 아이의 사전정보보다 울컥함을 떠올렸지만, 분명 희준이는 멋진 팽이를 완성해서 개인적인 성취감과 대외적인 명성까지 얻고 싶었을 것이다.

그런데 작은 실수로 오래 접어왔던 팽이가 쓸모가 없어진 기분을 경험한 것이다.

좌절의 경험


다양한 감정을 알고 적절하게 표현하는 방법을 배우는 사람들이 바로 유치원 아이들이다.

희준이는 좌절의 경험을 공격적인 모습으로 표현했지만 사실은 속상하고 허무한 감정을 표현하는 그럴듯한 방법을 몰랐던 것이다.

아이들은 좌절이나 창피함까지도 공격적인 모습으로 뭉뚱그려 표현하기도 한다고 한다.


앞으로도 희준이는 놀이 속에서 좌절의 경험을 자주 하게 되겠지? 그런데 다른 친구들은 좌절의 경험도 다르게 표현한다는 것을 보게 될 거다.

더불어 좌절을 안타까움으로 표현하며 또 다른 친구들과 해결해 가는 과정도 관찰하며 배우게 되겠지.


놀이 속에서 아이들은 끊임없이 오해하고 이해하는

사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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