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대신 밥으로 건네준 위로
출근길 라디오에서 ‘밥 잘 사주는 친구’ 이야기를 들었다.
힘들 때 아무 말 없이 다가와
“밥은 먹었어?”라고 묻고,
조용히 밥 한 끼를 건네는 친구.
말보다 밥으로 위로하는 사람.
내게도 밥 잘 사주는 예쁜 친구가 있다.
그녀는 참 자주 밥을 사준다.
심지어 이것도 저것도 먹고 싶어
메뉴판을 앞에 두고 고민에 빠져있으면,
"뭘 고민해. 다 먹으면 되지!"
라는 말로 그 고민마저 한 번에 사라지게 만든다.
물론 그녀가 사주는 건 음식만이 다가 아니다.
그 음식은, 내겐 단순한 끼니 그 이상의 의미이다.
백수 생활로 미래가 막막하던 날에도,
사업 실패로 통장이 바닥나 마음까지 무너지던 날에도,
세상의 쓴맛에 지쳐 숨 돌릴 곳 하나 없던 날에도,
그녀의 “맛있는 거 먹자”는 말 한마디는
‘괜찮아질 거야’, ‘넌 혼자가 아니야’ 하는
조용한 응원과 따뜻한 온기가 되어주었다.
그래서 그녀와 든든하게 밥 한 끼를 먹고 나면,
내 위장뿐 아니라 쪼그라든 마음까지 채워져
다시 세상에 나설 용기와 힘이 생겼다.
그녀는 내게 영혼의 쉼터 같은 존재였다.
그리고 나도 그런 그녀를 보며,
누군가에게 힘이 필요한 순간-
다른 위로의 말도 꺼내기 어려운 순간-
그 사람에게 조심스레 말을 건넨다.
"우리 맛있는 거 먹자! "
그 따뜻한 밥 한 끼가
상대의 마음을 녹이고 다시 일어설 힘이 되기를 바라며.
그 언젠가의 나처럼 말이다.
출근길, 라디오 속 사연을 들으며
나 또한 그녀와의 지난날이 떠올라
잠시 웃어보기도 하고
마음이 촉촉해지기도 했다.
앞으로도 그녀와 오랫동안 밥을 나누고 싶다.
그리고 이제는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밥 한 끼로 마음을 데워주는 친구,
서로의 삶을 조금 덜 외롭게 만들어주는 동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