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나를 다시 쓰게 한 한마디

다시 태어나지 않아도, 지금 써도 괜찮잖아.

by 모모

** 1번이 되어야 할 프롤로그가 실수로 순서가 바뀌었습니다. 또 이렇게 하나를 배웠습니다.^^;;;


신랑의 야근과 해외 출장이 잦던 시기가 있었다.

초등학교 4학년, 2학년, 그리고 다섯 살.
삼 남매를 혼자 챙기며 출근과 퇴근을 겨우 이어가던 날들.


그 와중에 직장에서도 일이 꼬였다.
하루가 끝나면 몸보다 마음이 먼저 닳아 있었다.
재미있는 것도, 기대되는 것도 없었다.


그렇게 너덜너덜해진 어느 날,
오랜만에 신랑과 맥주를 마시며 이런 말을 했다.


정말 뜬금없이.


“나 사실.. 책 한 번 써보고 싶어.
다시 태어나면 글 쓰는 사람이 되고 싶어.”


농담처럼 던진 말이었는데,
그는 잠시도 망설이지 않고 말했다.


그럼 지금 쓰면 되지.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는 다음 생까지 왜 기다려?
요즘은 개인도 책 내더라. 내가 내줄게.

쓰기만 해.”


그 한마디가

내 안에 굳어 있던 무언가를 툭, 하고 건드렸다.

가능하다는 말,

해도 된다는 허락,

스쳐가는 내 말을 누군가가 진심으로 받아준다는 안도감.


그날 이후로 틈만 나면 글을 썼다.
쓰다 덮고, 덮었다가 다시 쓰고.


‘이걸 누가 읽을까’
‘괜히 민망한 건 아닐까’
그런 생각에 멈췄다가도, 결국 다시 쓰고 있었다.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이야기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다.

좀 민망하고 낯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그 아까운 이야깃거리들이 사라질까 봐

얼른 휴대폰에 메모를 하고,
혼잣말처럼 녹음을 해두기도 한다.


잘 쓰고 싶다. 정말 잘 써보고 싶다.

이런 욕심을 품어본 게 얼마 만인지 모르겠다.


서툴지만 웃기고,
웃기지만 따뜻한 이야기들.


이 글들이 누군가에게
“나도 그래” 하고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거나,
아주 작은 위로 하나쯤 건넬 수 있다면 좋겠다.


겁이 나지만, 그래도 써보려고 한다.

도전과 용기를 조용히 챙겨,
나의 이야기를 꺼내본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에게,

조심스레 고맙다는 말을 건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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