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단순히 ‘영어를 가르쳐야 한다’는 생각에서 시작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나는 영어 동화책이 단순한 언어 학습 도구가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되었다.
책을 읽으며 아이는 단어를 익히는 게 아니라 이야기를 이해하는 법, 상황을 유추하는 법, 그리고 자기 생각을 표현하는 법을 배우고 있었다. 어느 날, 딸과 함께 《Brown Bear, Brown Bear, What Do You See?》를 읽던 순간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엄마, 곰이 다음에 뭘 볼 것 같아?”
딸의 질문을 듣고 나는 잠시 멈칫했다. 나는 단순히 책에 적힌 문장을 읽어주기만 했는데, 딸은 벌써 다음 이야기를 예측하고 있었다. 그때 깨달았다. 이야기는 단순한 정보 전달이 아니라, 아이의 사고력을 확장하는 과정이라는 것을.
어른들은 책을 읽을 때 단어 하나하나를 해석하기보다 문맥을 통해 내용을 파악한다. 하지만 아이들은 어떨까? 처음에는 단어를 몰라도 그림과 흐름을 보며 이야기의 의미를 유추한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논리적 사고력과 추론 능력이 발달한다. 영어 동화책을 읽으며 아이가 단순히 단어를 암기하는 것이 아니라, 문맥을 통해 의미를 파악하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연습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 Tip: 아이가 질문을 던지면 정답을 알려주기보다, “너는 어떻게 생각해?”라고 되묻는 것이 좋다. 생각하는 습관을 길러주는 것이 핵심이다.
책을 읽으며 아이는 소리를 듣고 → 따라 말하고 → 의미를 이해하는 과정을 반복한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듣기와 말하기 실력이 향상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자기 생각을 정리하는 힘이다.
한 번은 《The Very Hungry Caterpillar》를 읽고 나서 딸이 말했다.
“엄마, 이 애벌레는 왜 계속 먹어?”
나는 “그건…” 하고 설명하려다 멈췄다. 대신 딸에게 물었다.
“네 생각엔 왜 그럴까?”
딸은 한참 고민하다가 “음… 나비가 되려면 많이 먹어야 하니까?”라고 대답했다.
그 순간, 나는 속으로 감탄했다.
책을 읽으며 딸은 단순히 글자를 따라 읽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의 흐름을 이해하고, 원인을 추측하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힘을 키우고 있었던 것이다.
엄마표 영어를 시작했을 때, 나는 아이에게 영어 단어를 하나라도 더 알려주려고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깨달았다.
� 아이는 부모가 가르쳐줄 때보다, 스스로 탐색할 때 더 많이 배운다.
그래서 나는 아이가 스스로 생각할 수 있도록 다음과 같은 방법을 시도했다.
✔ “책을 다 읽고 난 후,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을 골라보자!”
→ 아이가 이야기에서 중요한 부분을 찾고 자신의 의견을 표현할 기회를 준다.
✔ “이 이야기의 다음 장면을 만들어볼까?”
→ 창의력을 키우고, 이야기를 확장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 “주인공이 다르게 행동했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 문제 해결 능력과 비판적 사고력을 기르는 데 도움을 준다.
우리는 종종 ‘영어를 잘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지만, 사실 언어는 도구일 뿐이다.
정말 중요한 것은, 언어를 활용해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것이다. 그리고 영어 동화책은 그 과정에서 강력한 도구가 된다.
나는 이제 더 이상 ‘영어 실력을 키워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났다. 대신, 아이가 책을 통해 스스로 배우고, 사고하는 과정 자체를 즐기길 바라고 있다.
다음 이야기에서는 ‘부모가 나서지 않고, 아이가 스스로 배우도록 돕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아이가 스스로 학습하는 환경을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기대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