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할머니를 다시 보고 와서 좋겠다.

2026년 2월 8일(일)

친정엄마 집에서 하룻밤을 보낸 아윤이를 데리러 갔다. 현관문을 나설 때부터 아윤이는 할머니와 떨어지기 싫다며 크게 울었다. 엄마 아빠는 싫다는 말을 스스럼없이 하며 할머니 옷자락을 붙잡고 놓아주지를 않았다. 주차장까지 내려가는 내내 이어지던 아윤이의 울음소리는 차 뒷좌석에 앉히고 나서야 겨우 잦아들었다.


출발하려다 핸드폰을 두고 온 것이 생각나 급히 다시 엄마 집으로 뛰어 올라갔다 왔다. 몇 분이 걸리지 않은 아주 짧은 시간이었다.

다시 차에 타자, 조금 전까지 서럽게 울던 아이가 나를 보며 뜻밖의 말을 건넸다.


"엄마, 할머니 집에 다시 갔다 왔어요??

좋겠다.. 엄마는 할머니 다시 봐서..."


아윤이의 그 말에 가슴 한구석이 묘해졌다. 나에게는 그저 물건을 찾으러 다녀온 번거로운 걸음이 아이에게는 그토록 다시 보고 싶은 할머니를 한 번 더 만날 수 있는 부러운 여정이었나 보다.


요즘 아윤이는 할머니라는 포근한 세계에 푹 빠져있는 중이다. 누군가를 그토록 열렬히 그리워하고, 다시 만나는 짧은 순간마저 부러워할 수 있는 그 마음이 못내 예쁘고 대견하다. 할머니의 사랑을 듬뿍 먹고 자라는 아이의 말 한마디가 차 안의 적막을 따스하게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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