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2월 18일(수)
아이가 자라는 속도는 때로 내 체력의 한계를 훌쩍 앞질러 가곤 한다. 훌쩍 커버린 아윤이의 무게를 오롯이 감당하기 벅찬 순간들이 종종 찾아온다. 무방비 상태로 서 있거나 앉아 있을 때, 아이가 예고 없이 품으로 뛰어들면 중심을 잃고 휘청거리는 일이 잦아졌다.
오늘도 그랬다. 식탁 옆에 가만히 앉아 있던 나에게 아윤이가 환하게 웃으며 돌진하듯 안겨 왔다. 갑작스러운 반동에 몸은 그대로 식탁 뒤로 고꾸라졌다. 넘어지는 찰나, 품 안의 아윤이가 어디라도 부딪힐까 반사적으로 꼭 끌어안았다. 그 바람에 내 팔과 머리는 식탁에 힘껏 부딪히고 말았다. 둔탁한 소리와 함께 아윤이도 머리를 꽤 세게 찧은 듯했다.
바닥에 쓰러진 채 밀려오는 통증을 추스리기도 전, 품에 안긴 아이의 떨림이 먼저 느껴졌다. 아윤이는 본인도 무척 아팠을 텐데, 울먹이는 목소리로 내 얼굴을 살피며 물었다.
"엄마, 괜찮아요? 엄마 많이 아파요?"
자신의 아픔보다 엄마의 상처를 먼저 걱정하는 그 작은 입술을 보며, 욱신거리던 통증이 순식간에 가셨다. 아이의 눈동자에 가득 담긴 걱정과 애정. 나는 지금 이 작은 존재에게 넘치도록 사랑받고 있나 보다.
아이의 무게가 무거워졌다는 건, 그만큼 우리가 함께 쌓아온 시간의 부피가 커졌다는 뜻이기도 할 테다. 몸에 남은 멍 자국은 쓰라리지만, 마음은 더없이 든든하고 따뜻하다. 나를 세상에서 가장 귀한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아이의 다정한 물은 덕분에, 오늘 하루의 고단함이 모두 씻겨 내려가는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