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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짱짱언니 맘스디얼 Jan 07. 2022

직원관리의 딜레마

직원을 1명 두는 것, 2명 두는 것, 3명 두는 것의 차이는 엄청나다.

처음 시작할 때는 나 혼자서 모든 것을 다 했다. 수제청 제조하고 식초 제작하고 오프라인 판매도 하고 온라인으로도 싹 다 모두 혼자서 할 수 있었다. 그런데 매출이 어느정도 늘면서 내 체력은 바닥을 쳤다.

이래서는 골병나겠구나.  직원을 두기로 마음을 먹었다.


보통 알바채용사이트나 워크넷을 이용해서 직원을 뽑는 가게들이 많다. 그러나 나는 인스타그램으로 열정적으로 살고 있던 사람을 채용했다. 제일 처음 직원을 뽑고나니 그 직원에 대한 나의 애정도는 당연히 높을 수 밖에 없었다. 게다가  직원은 일을 아주 잘하는 편이다. 내가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척척이다. 그러니 예뻐서 회식도 자주하며 가끔 인센티브도 줬다. 이렇게 나름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다.  일벌리기를 좋아하는 나는 그 직원의 성향이 맞아 가게를 확장할 수 있었다.


앞장에서 한번 다룬 커피를 직접 내리는 일을 하고 구움과자류와 마카롱을 팔기로 결심한 것이다. 그래서 뽑은 또 나의 수강생이었던 금손 직원. 이 직원도 일하나는 끝내주게 잘했다. 그러나 문제는 마카롱을 이제 막 배운 사람 즉 경력이 없는 상태이다. 그래서 꼬끄상태가 가끔 이상한 날도 있었다. 그러나 나는 경험이 쌓이면 괜찮을 것이라 생각해서 계속 같이 함께 나아가기로 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카페10년 경력의 소유자가 나타났다. 가게의 저녁과 밤시간을 있어줄 알바를 또 채용하게되었다.

이제부터 난리 부르스가 나기 시작한다.


직원이 한명있었을 때는 몰랐다. 이런 문제들이 마구마구 발생할지 생각도 못했다.


제일 먼저 나가는 고정 지출이 늘어난 것이다. 내 성격상 우리나라 최저임금은 너무 적다고 생각해서 그것보다는 더 올려서 임금을 준다. 그런데 인건비 대비해서 매출이 안나온다. 더하여 가게를 옮기면서 홍보를 다시 해야 해서 광고마케팅비용이 훅 나간다. 거기에 계란, 원두값 상승으로 인한 원재료가격도 오르기 시작한다.  나한테 남는 것이 훅 줄었다.


그 다음으로는 직원들간의 불화가 생긴다.

아무래도 확장을 하면서 더 바빠진다. 잡일도 많이 늘어난다. 이 때 누구는 일을 더하고 누구는 일은 덜 하는 문제가 생기게 된다. 그리고 개인의 성격은 다다르다. 나는 괜찮은데 상대방은 아닌것이다.  말 한마디에 쉽게 상처받기도 하고 화나기도 한다. 그러다보니 서로 말 하기도 싫은 상태가 되어버렸다고 한다.


별거 아닌 것 같지만 그 개인이 처한 상황에 따라 사람의 표정이나 인상 그리고 업무능률에도 변화가 생긴다. 개인상황이 안좋다 보니 자연스레 티가 나는 경우도 있다.

예전에는 애 있다고 회사에서 사람 안뽑는거 이해가 안간다 했는데 이제는 이해가 가기 시작한다. 나 조차도 애가 아프면 출근하기 힘들고 출근하더라도 애 걱정에 일이 손에 안잡히며 얼굴표정이 안좋아지니 말이다.

그렇게 개인상황이 다 다른 사람들이 모이니 편하지가 않다.


나는 환경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편이다.

그러나 이쯤되면 슬슬 짜증이 나기 시작한다.

다들 자기가 힘든것만 이야기 한다. "너무 싫어요" 라는 단어를 수백번 들었다. 물론 나도 싫다라는 소리를 한다지만 계속 들으니 이렇게 스트레스 받으면서 일하면 뭐해?

얼굴만 봐도 짜증나는 사람과 함께 일하니 가게가 잘 돌아갈까? 가게에 손해를 끼칠 정도로 실수를 하기 시작하고 본인이 맡은 일을 제대로 안하기 시작한다.


내가 자원봉사자인가? 돈은 돈대로 날리고 불평은 불평대로 다 듣고 있고 걍 다 폭파시켜? 다 때려칠까?내가 돈안벌어도 남편이 버는데 뭐. 내가 이렇게 까지 참아서 뭐해? 놀던 그 삶이 그립다라는 생각도 들 정도로 변해버렸다.


예전에 나는 나와 같은 경력단력여성들이 즐겁게 함께 일하는 가게를 꿈꿨는데 어쩌다 이렇게 됬을까?

내가 카리스마 있는 리더가 아니라서 그런가? 나는 개인의 자율성을 믿었는데 그건 내 욕심이었나?

혼자서 많은 자책을 시작했다.  


그렇게 생각을 어느정도 하다가 그래도 나는 경력단절여성을 위한 회사를 만들꺼고 지금의 상태는 조정을 하자. 하나의 행동만 생각하지말자. 내가 없어도 열심히 일하는 직원도 있지. 내가 어떻게 시작한 일인데 이딴 감정적인 일로 그만두지 말자.

그리고 다음번에는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직원 뽑을 때 더 신중하게 뽑고 시스템을 만들자 다시는 이런일이 없게 하자. 하며 내 상처받은 마음을 다스렸다.


아무튼 결론은 한명이 그만두는 것으로 되었다. 그런데 생각했던 것보다 그렇게 힘들지도 않다. 매출이 줄은 것도 아니다. 이걸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다. 생애 첫 창업인 나는 이렇게 하나하나씩 또 배워가는거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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