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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짱짱언니 맘스디얼 Jan 10. 2022

바쁘면 하게 되는 치명적인 OO

주문이 몰리면 생기는 3가지 단점

우리 카페는 일반적인 카페와 다르다.

답례품 위주의 제품을 파는 수제 간식 답례품 카페,  그래서 답례품이 가장 잘 나가는 시기인 12월과 5월은 주문이 다.


주문이 많이 들어오면 사장 입장에서는 콧소리가 날 정도로 기쁘다.  평소보다 매출이 두배, 세배로 오르니 나도 모르게 입에 미소에 지어진다.


그러나 문제는 꼭 몰릴 때 한꺼번에 몰린다는 것. 이렇게 되면 문제는 필연적으로 발생한다.


1. 24시간이 모자라~


커피와 휘낭시에 마들렌 세트 포장으로 단체주문이 들어왔다. 한 명은 음료 만들고 한 명은 디자인하고 한 명은 포장하고 난리법석이다. 정해진 시간 내에 모든 걸 완벽하게 세팅해야 한다.


5시까지 달라고 했지? 아 화장실 가고 싶은데 그 시간도 아깝네. 아 벌써 4시야? 올 때까지 못할 것 같은데 어쩌지? 손님한테 조금만 더 기다려달라고 해야 하나? 내 손은 왜 이렇게 느린 거야? 세 명이서 이 건은 다 준비됐냐?부터 이 건은 언제 되냐? 묻고 난리다. 그래도 다행인 건 거의 제시간 안에는 다 끝다는 거, 왜냐? 우리의 한계를 아니까,

그래서 그 시간 내에 도저히 안 되겠다 싶을 정도의 주문량이 들어오면 아예 예약도 안 받는다.



2. 헉! 이런 실수를 하다니!


주문이 몰린다. 바쁘다. 빨리 해야 한다. 이런 마음을 가지고 일하다 보면 정말 어이없는 실수들이 발생한다. 구움 과자 포장에 스티커를 안 붙여서 보내는 것은 애교다. 커피 1개, 휘낭시에 1개, 마들렌 1개 세트 구성이라 했는데 휘낭시에를 빠트리고 100세트를 포장해버렸네? 그럼  리본을 푸르고  다시 넣어서 포장하면 된다. 시간은 또 걸리지만 이것도 애교다.


꺄악!! 사장님 어떻게요. 고객님이 받았는데 세트 구성에서 1가지 빼고 왔다는데요? 확인해보니 또 우리의 실수.  만원 정도의 구성을 시켰는데 8천 원 정도의 구성으로 다 보내준 것이다. 아이고 머리야.. 방법 있나? 고객님께 양해를 구하고 차액 환불을 해주거나 서비스를 넣은 제품을 더 보내드려야 한다.


악!! 사장님 망했어. (직원님아 제발 그 소리는 하지 말아 줘...)  방금 보낸 곳에서 연락 왔는데 잘못 배달 온 것 같대요. 아뿔싸! 받는 사람이 바뀌어버렸다. 대참사다. 우리 제품은 답례품이라 캔에 그 사람 이름 같은 레터링이 들어가는데 엉뚱하게 들어간 것이다.  하아 한 곳에서 이리 연락이 온 거면 다른 한 곳도 같이 바뀐 거다. 바로 연락 취해서 드시지 말라고 하고 다시 퀵서비스를 이용해서 바꿔준다. 그러나 이미 뜯어서 먹은 곳이 있고 깜짝 선물을 기대한 고객의 마음은 상했다. 이거는 정말 대참사인 것이다. 남의 이벤트를 완전히 망하게 한 거다. 전화해서 죄송하다고 몇 번이나 이야기하고 다시 만들고 거기에 서비스를 두배 넣어서 해드린다.



3. 체력의 한계점


전쟁 같은 주문을 다 처리했다. 마음은 아주 홀가분하다. 그러나 이제는 삐걱삐걱 대는 무릎과 덜렁거리는 내 손목이 나를 기다린다. 같은 자세로 쉬지 않고 일을 하니 온몸에서 좀 쉬어달라고 난리다. 주문은 다 처리했지만 가게는 폭탄을 맞은 것 같다. 청소, 재활용 남은 재고 확인, 발주, 택배 송장입력 등등등 아직 할 일은 많다. 따뜻한 바닥에 대자로 눕고 싶은 마음을 뒤로하고 몸을 움직인다.  


주문이 몰리면 이런 단점들은 어쩔 수 없이 나타나는 것 같다. 그러나 가늘고 길게 잔잔바리로 일하는 것보다는 굵고 짧게 묵직하게 일하는 것이 나는 더 좋다. 이건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겠지만 나는 짧고  굵게 일하고 가늘고 길게 쉬고 싶다. 뭐 매일이 주문 많음의 연속이면 돈은 많이 벌겠지만 나는 판매로만 돈을 버는 사람은 아니니까 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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