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례품 위주의 제품을 파는 수제 간식 답례품 카페, 그래서 답례품이 가장 잘 나가는 시기인 12월과 5월은 주문이 많다.
주문이 많이 들어오면 사장입장에서는 콧소리가 날 정도로 기쁘다. 평소보다 매출이 두배, 세배로 오르니 나도 모르게 입에 미소에 지어진다.
그러나 문제는 꼭 몰릴 때 한꺼번에 몰린다는 것. 이렇게 되면 문제는 필연적으로 발생한다.
1. 24시간이 모자라~
커피와 휘낭시에 마들렌 세트 포장으로 단체주문이 들어왔다. 한 명은 음료 만들고 한 명은 디자인하고 한 명은 포장하고 난리법석이다. 정해진 시간 내에 모든 걸 완벽하게 세팅해야 한다.
5시까지 달라고 했지? 아 화장실 가고 싶은데 그 시간도 아깝네. 아 벌써 4시야? 올 때까지 못할 것 같은데 어쩌지? 손님한테 조금만 더 기다려달라고 해야 하나? 내 손은 왜 이렇게 느린 거야? 세 명이서이 건은 다준비됐냐?부터 이 건은 언제 되냐? 묻고 난리다. 그래도 다행인 건 거의 제시간 안에는 다 끝낸다는 거, 왜냐? 우리의 한계를 아니까,
그래서 그 시간 내에 도저히 안 되겠다 싶을 정도의 주문량이 들어오면 아예 예약도 안 받는다.
2. 헉! 이런 실수를 하다니!
주문이 몰린다. 바쁘다. 빨리 해야 한다. 이런 마음을 가지고일하다 보면 정말 어이없는 실수들이 발생한다. 구움 과자 포장에 스티커를 안 붙여서 보내는 것은 애교다. 커피 1개, 휘낭시에 1개, 마들렌 1개 세트 구성이라 했는데 휘낭시에를 빠트리고 100세트를 포장해버렸네? 그럼 리본을 푸르고 다시 넣어서 포장하면 된다. 시간은 또 걸리지만 이것도 애교다.
꺄악!! 사장님 어떻게요. 고객님이 받았는데 세트 구성에서 1가지 빼고 왔다는데요? 확인해보니 또 우리의 실수. 만원 정도의 구성을 시켰는데 8천 원 정도의 구성으로 다 보내준 것이다. 아이고 머리야.. 방법 있나? 고객님께 양해를 구하고 차액 환불을 해주거나 서비스를 넣은 제품을 더 보내드려야 한다.
꺄악!! 사장님 망했어요. (직원님아 제발 그 소리는 하지 말아 줘...) 방금 보낸 곳에서 연락 왔는데 잘못 배달 온 것 같대요. 아뿔싸! 받는 사람이 바뀌어버렸다. 대참사다. 우리 제품은 답례품이라 캔에 그 사람 이름 같은 레터링이 들어가는데 엉뚱하게 들어간 것이다. 하아 한 곳에서 이리 연락이 온 거면 다른 한 곳도 같이 바뀐 거다. 바로 연락 취해서 드시지 말라고 하고 다시 퀵서비스를 이용해서 바꿔준다. 그러나 이미 뜯어서 먹은 곳이 있고 깜짝 선물을 기대한 고객의 마음은 상했다. 이거는 정말 대참사인 것이다. 남의 이벤트를 완전히 망하게 한 거다. 전화해서 죄송하다고 몇 번이나 이야기하고 다시 만들고 거기에 서비스를 두배 넣어서 해드린다.
3. 체력의 한계점
전쟁 같은 주문을 다 처리했다. 마음은 아주 홀가분하다. 그러나 이제는 삐걱삐걱 대는 무릎과 덜렁거리는 내 손목이 나를 기다린다. 같은 자세로 쉬지 않고 일을 하니 온몸에서 좀 쉬어달라고 난리다. 주문은 다 처리했지만 가게는 폭탄을 맞은 것 같다. 청소, 재활용 남은 재고 확인, 발주, 택배 송장입력 등등등 아직 할 일은 많다. 따뜻한 바닥에 대자로 눕고 싶은 마음을 뒤로하고 몸을 움직인다.
주문이 몰리면 이런 단점들은 어쩔 수 없이 나타나는 것 같다. 그러나 가늘고 길게 잔잔바리로 일하는 것보다는 굵고 짧게 묵직하게 일하는 것이 나는 더 좋다. 이건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겠지만 나는 짧고 굵게 일하고 가늘고 길게 쉬고 싶다. 뭐 매일이 주문 많음의 연속이면 돈은 많이 벌겠지만 나는 판매로만 돈을 버는 사람은 아니니까 하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