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고 나 십 년 전 대학 다닐 때도 이백은 넘었는데 무슨 소리셔~ 되는 데까지 보태줘요ㅋㅋ"
"에이 그래도 뱉은 말이 있으니 끝자리까지 맞춰 보내준다!"
그러고는 천 원 단위까지 꼭 맞춰 들어온 돈.
대학에 입학한 해가 2005년이니까 벌써 십오 년도 더 되었다. 신입생 첫 학기 등록금은 입학금을 포함하여 190만 원이었다. 이후 몇 번은 장학금으로, 나머지는 과외로 학비를 해결했기에 부모님이 등록금을 내주신 건 첫 학기뿐이었다. 당시 졸업한 고등학교에서 받은 장학금이 100만 원이었으니, 부모님은 90만 원으로 딸내미 대학을 졸업시킨 셈이다.
천 원 단위 절사가 국룰이었는데 이번은 예외였다.
통장 내역을 보고 보내주신 돈 잘 받았다고 전화를 하니 학교 때 뒷바라지 못 해준 거 이제야 해준다고 하신다. 졸업한 지 10년도 더 되었는데 그게 아직도 당신들 마음에 맺혀 있던 것이다. 이제는 등록금 걱정 없이 공부하고 있는 걸 알면서도.
해주지 못한 것만 기억에 남아 뒤늦게라도, 이렇게라도 챙겨주고 싶은 부모의 그 심정이 어떤 것인지, 나도 엄마가 되고 보니 너무나 절절히 느껴져 한참을 먹먹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