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포터즈 발대식 날이 왔다.
OT가 아니라 '발대식'이라니. 왠지 거창했다.
20명 남짓한 서포터즈들.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자기소개 시간.
"네이버 인플루언서입니다. 일 방문자 3천 정도 나와요."
"블로그 2년 차인데요, 아직 블린이예요~" 2년 차가 블린이면 나는 뭐지.
내 차례가 왔다.
"블로그 시작한 지 한 달 됐어요. 이런 좋은 기회 얻게 돼서 너무 좋습니다!" 말하면서도 생각했다.
'내가 여기 있어도 되나?'
발대식 메인은 강의였다.
"블로그 영상 촬영 팁"이라는 제목.
강사가 꺼낸 건 카메라, 렌즈, 삼각대. "요즘은 영상이 대세예요. 사진만으로는 한계가 있죠."
렌즈 설명. "광각은 공간감, 망원은 제품 디테일 살릴 때."
삼각대 설명. "손떨림 없는 영상이 퀄리티를 좌우합니다."
조명, 구도, 편집 프로그램까지. 40분간 쏟아지는 정보. 주변 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메모했다.
나는... 일단 받아 적었다. '렌즈? 삼각대? 나한테 있나?'
강의 끝나고 주변 서포터즈들이 얘기하는 게 들렸다.
"나 이미 숏폼 하고 있는데, 이번 기회에 퀄 더 올려야겠다."
"맞아, 요즘 숏폼이랑 릴스 안 하면 도달 진짜 안 나오더라."
나는 숏폼도 릴스도 한 번도 안 만들어봤다.
강사 말이 계속 맴돌았다. "영상 하나면 블로그, 인스타, 유튜브 다 활용 가능해요."
한 번에 여러 플랫폼. 효율적이긴 하다. '일단 만들어는 봐야겠다.'
집에 와서 현실을 직시했다. 렌즈 없음. 삼각대 없음. 조명 없음.
있는 건 핸드폰뿐.
유튜브에 "핸드폰 릴스 만들기"를 검색했다.
조회수 제일 높은 걸 클릭. "10분이면 릴스 완성!" CapCut이라는 앱을 깔았다.
사진 넣고, 음악 넣고, 텍스트 넣고, 전환 효과 넣고. 자르고, 붙이고, 타이밍 맞추고, 음악 싱크 맞추고.
튜토리얼 영상을 몇 번이나 되돌렸는지 모르겠다. 2시간이 지났다. 15초짜리 영상 하나가 완성됐다.
"이게 맞나?" 확신은 없었지만 일단 올렸다.
다음 날 아침 확인한 조회수. 예상과는 완전히 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