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대문의 희곡 가게, '인스크립트'
1. 희곡을 파는 희소한 서점
: 희곡 전문 서점이다. 연극인 부부가 운영하는 서점인 만큼, 책장에 꽂힌 희곡들은 경계와 구분 없이 다채롭다. 서구권의 유명 고전과 현대 희곡은 물론, 한국 현대 희곡, 일본 현대 희곡, 중국 현대 희곡 등 생소하고 신기한 희곡집이 있으며, 희곡 원서와 연기 이론서, 작법서와 뮤지컬 관련 서적들도 있다. 만약 당신이 ‘무대’를 좋아한다면 이곳은 그대에게 매우 적절한 서점이 되어줄 것이다.
2. 공연ㆍ예술인들과 호흡하는 책방
: 낭독극, 낭독회가 정기적으로 개최되며, 공연ㆍ예술인들이 주축이 되는 격월 전시, ‘이달의 작업자’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이 밖에도 서점에 드나드는 연극 및 영화 관련 직업인들의 흔적도 곳곳에 남아있어 숨어 있는 깨알 요소들을 찾아보는 재미도 있다.
3. 훌륭한 작업실과 음료가 있는 곳
: 서점으로 운영되지 않는 시간에는 공간을 ‘작업실(공유 서재)’로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음료도 판매하는데, 특히 ‘토마토 에이드’가 상당히 훌륭하니 꼭 한 번 맛보시길 바란다.
예상은 적중했다. 하나의 장르로 꾸려진 서점은 이번에도 낯설고 색다른 매력으로 방문객을 매료시켰다. 희곡과 연극에 대한 서점 부부의 깊은 애정과 관심은 서점 파사드의 새빨간 색깔만큼이나 정열적으로 타오르고 있었다. 직업을 행함에 있어서 언제나 어느 정도의 ‘덕업일치’가 필요하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번 서점을 보며 더욱 확신이 들었다. 무언가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그것을 인생으로 살아내는 이들이 만들어낸 공간에는 특유의 열정적인 에너지가 휘돈다. 그저 그런 마음으로는 절대 따라잡을 수 없는, 열의가 만든 공간의 온도 덕분에 그곳에 있는 것만으로도 에너지가 한 층 충전되는 느낌이었다.
이번 서점은 분명 또 갈 것 같다. 아직은 생소하지만, 앞으로 조금씩 친해지고 싶은 희곡들을 읽으러, 그리고 자꾸만 생각나는 토마토 에이드를 마시러.
(서점 소개하는 글에서 음료 얘기를 할 줄은 몰랐으나, 결국 이렇게 되었다. 입이 당기는 곳은 아무리 밀어내도 되돌아가게 된다. 아, 토마토 에이드 또 먹고 싶다!)
1. 희곡 읽기를 좋아하는 이들
: 다양한 종류의 희곡들뿐만 아니라, 원서로 된 희곡, 영화 각본집, 드라마 대본집, 뮤지컬 서적들도 있다. 공연 덕후거나 대본을 읽는 걸 좋아한다면 이곳은 무조건 추천이다.
2. 희곡과 친해지고 싶은 이들
: 희곡을 잘 몰라도 괜찮다. 서점은 연극과 희곡에 생소한 모든 이들에게 관대하다. 책방지기님 부부가 연극배우라서 희곡을 잘 모르는 이들에게도 친절하게 설명해 주며, 큐레이션도 우수해 책장을 살피다 보면 희곡과 조금씩 친해질 수 있게 된다. 그러니 희곡을 잘 모르지만 알아가고 싶다면, 인스크립트에 발걸음해 보자.
3. 연극, 영화, 공연, 예술을 업으로 삼거나 깊이 애정하는 이들
: 오프라인 서점에서 자주 접할 수 없는 책들이 많아 공연ㆍ예술인들이 종종 찾는 서점이다. 서점을 잘 살피다 보면 서점에 드나드는 배우나 예술인들이 남긴 흔적이나 메모, 전시들도 발견할 수 있다. 깨알 재미가 있는 서점이니 책장 외의 소품들도 찬찬히 살펴보자. 의외의 요소를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