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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제 이야기#10 : 얼굴결제, 과연 대한민국을 흔들까

내 얼굴 인식 안되던대...

by 모나미연필
“결제를 위해 굳이 카드를 꺼낼 필요가 있을까?”


최근 결제 시장을 강타하기 시작한 하나의 문화가 있습니다.

바로 "얼굴로 결제"하는 것 입니다.


편의점에서 결제를 하기 위해 기다리는 중에

갑작스럽게 앞에 계신 분이 고개를 숙이시는 모습을 보고


'눈이 조금 안좋으신가?' 고 생각했던 그때

열심히 얼굴을 인식시키시던 그 상황이 잊혀지지 않네요ㅎㅎ

(한 10초 정도 계속...)


c7a25c2a-7080-4e60-a17f-5fb1d967a30d.jpg?v=1753653605000&w=1200 출처 : 코리아타임




생체 인증 결제의 역사


결제 수단의 진화는 언제나 "간편함"을 향해 나아가 왔습니다. 그러다보니 현금에서 카드로, 카드에서 스마트폰으로, 그리고 이제는 ‘몸’이 결제 수단이 되는 시대로 이동하고 있죠.


그리고 그 흐름의 시작점은 생체 인증 기술이었습니다.


지문, 홍채, 얼굴 등 사람의 고유한 신체 정보로 본인을 식별하는 기술로, 처음에는 스마트폰 잠금 해제, 출입 인증 등에 사용되던 기술이 점차 금융 및 결제 서비스로 확대되는 상황입니다.


2000년대 초반, 일본과 미국에서는 이미 ‘지문 결제’가 실험적으로 도입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당시에는 센서 가격이 비싸고, 인식 정확도도 낮았으며, 무엇보다 생체 인증 정보를 간단하게 저장할 수단도, 그리고 이를 보편화할 플랫폼도 없어서 활용도 자체가 높지 못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스마트폰이 대중화된 이후, 하드웨어 내장형 생체 센서(예: Touch ID, Face ID)가 보편화되면서 본격적으로 ‘생체 인증 결제’는 결국 현실화됩니다.


그래서 그 발전의 흐름을 살펴보자면


먼저 2014년 애플페이가 아이폰의 지문인식을 결제 인증에 활용하면서, 생체 인증 정보를 핸드폰이라는 수단에 저장할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되고, ‘디바이스 기반 생체결제’의 초석이 마련되었습니다. 이후 삼성페이, 구글페이 등으로 확산되며, ‘생체 인증 결제’는 모바일 결제의 표준이 되었죠.


다만 이때까지는 핸드폰이라는 수단에 의존적인 상황이었습니다. 즉, 폰이 없으면 결제를 할 수 없었죠.


그런데 이제는 완전히 다른 방향의 시도가 시작됩니다. 기기 없이, 카드 없이, 얼굴만으로 결제하는 시대.
이른바 “디바이스리스(Device-less) 결제”의 신호탄을 "얼굴 결제"가 쏘아올린 것입니다.




얼굴 결제..과연 어떠한 원리일까요?


이것에 대해서 나름 진지하게 고민해본 바를 논하려합니다. (오피셜 아닙니다. UFC 환영)

사실 기획자 입장에서 "나였으면 이렇게 구현하지 않았을까??"인 상황의 정리인거죠ㅎㅎ


먼저 얼굴 결제는 결국 "인증과 결제"를 동시에 수행하는 구조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그 흐름을 정리해보자면


1. 등록

먼저 사용자가 자신의 얼굴을 앱이나 단말기에 등록해야할 겁니다. 특히 생체 인증 정보를 "결제"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결제 수단을 지원하는 플랫폼(앱)에 등록을 해야하죠.


그리고 등록된 얼굴 정보는 플랫폼사 데이터베이스 內 등록되어, 이 정보는 "A 사용자의 얼굴 정보이다"라고 저장이되고, 이는 하나의 인증 수단이 됩니다.



2. 인식

이후 결제를 해야하는 순간이 될 때, 해당 플랫폼사에서 제공하는 단말기에 사용자의 얼굴을 인식합니다.

(네 뭐 토스에서 제공하는 토스 프론트나, 네이버에서 제공하는 커넥트가 되겠죠?)


그리고 인식된 얼굴 이미지를 가지고, 실시간으로 특징점들을 추출해 저장된 데이터와 비교를 진행합니다.

이때, 특정 임계값을 두고 (예를 들어 98%), 이를 넘어서지 못하면 재촬영을 요구하는 등의 액션을 취하고, 이를 넘어 "본인"이라는 가능성이 있을 때, 바로 인증을 통과합니다.


근데 이는 사실 생각해보면, 결제를 위해 "지문"을 인식하는 행위와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차이점은 내 결제 수단을 제공하기 위해 지문으로 내 핸드폰에 인증하는 것과, 핸드폰과 같은 수단 없이 플랫폼사에 저장된 내 생체 인증 정보로 인증을 수행하는...? 그런 미묘한 차이...? (기기 종속이냐 아니냐..?)



3. 라이브니스(Liveness) 검증

네, 그리고 중요한 절차가 있습니다. 바로 활동성 검증입니다.


촬영되는 정보가 위조된 정보 (특히 사진,영상) 등일 수 있기에, 이를 분명히 검증하는 절차가 필요합니다.

(지문의 경우, 더 다양한 면을 인식시키는 것과 비슷)


그래서 눈 깜박임이나 입모양, 얼굴의 굴국 등을 인식하게하여 실제 사람임을 검증하는 과정을 진행합니다.



4. 결제

위 3단계의 절차가 모두 완료되면, "플랫폼 內 등록된 사용자의 카드 정보"를 바탕으로 결제를 진행합니다.


그냥 간단히 지문 인증하고 결제를 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주시면 되죠. 하지만 그 과정은 단순히 카메라 하나로 끝나는 기술이 아닙니다.


제가 간단하게 단계로 구분했지만, "AI 기반 얼굴 인식 모델", "보안 암호화 기술", "결제 단말과의 연동" 등

많은 기술들이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얼굴 결제"라는 하나의 서비스를 만든 것이죠.


사용자 입장에서는 매우 간단하게 얼굴만 비치면 1초에 결제가 완료되지만, 수많은 기술이 함께합니다.

01.36084122.1.jpg 네이버 페이스사인 // 출처 : 한경신




얼굴 결제의 과거와 지금


근데 여러분들 그거 아십니까? 얼굴 결제의 시작은 사실 토스도,네이버도 아닙니다.

바로 신한카드인대요.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0040967626


지난 2019년 신한카드가 페이스페이를 내세워 얼굴 결제 시장을 열었습니다. 사내 식당이나 일부 편의점에서 ‘얼굴만 비추면 결제되는’ 시스템을 시험적으로 운영했습니만 결국 확산에는 실패했습니다.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얼굴 인식용 단말의 비용이 비쌌고, POS와의 연동이 허들이 되었고, 아직까지 생체 인증 결제 시장 자체가 생소하게 다가왔습니다.


게다가 생체 정보에 대한 법적 제약과 함께 "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가 큰 문제였죠.


하지만 저는 어쩌면, 신한카드였기에 실패했다고 생각합니다.


해당 기술이 신한카드 보유 대상자 한정의 결제 수단이었기에, 이를 결제수단으로 받아들이는 사용자 풀 자체가 소수였고, 그렇기에 규모의 경제가 성립되지 않아 POS사들도 뜨뜨미지근하지 않았을까요?


01.22304133.1.jpg 신한카드 페이스페이 // 출처 : 신한카


그러던 중에 네이버페이가 다시금 이를 부활시킵니다.


2024년 초, 네이버페이가 경희대학교 서울캠퍼스와 협력해 ‘페이스사인(Facesign)’이라는 이름으로 안면인식 결제를 도입하게된 것인대. 학생증이나 휴대폰 없이 얼굴만 비추면 자동으로 학식 결제가 이루어지는 방식이었죠. 그리고 네이버는 이 서비스를 통해 “오프라인에서도 네이버페이 생태계를 확장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습니다.


그리고 역시나 비슷한 문제로 인해 실패를 겪게되었습니다. 신한카드와는 다르게 보편적인 사용자를 대상으로 결제 수단을 제공할 수는 있었지만, POS사와의 연동이나 단말 비용 등이 문제였습니다.


restmb_allidxmake.php?idx=5&simg=2024060118331106473ea588b15472211652081.jpg 네이버 페이스페이 단말기


하지만, 위 실패의 과정에서 기회를 포착한 기업이 있습니다. 바로 "토스"였죠.


2025년 토스가 다시 얼굴결제 시장을 흔들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페이스페이(FacePay)’라는 이름으로요

그리고 그들은 이미 40만 명 이상이 등록했고 편의점·카페 등 오프라인 매장으로 확산 중입니다.


토스가 가진 가장 큰 차별점은 “결제 인프라 자체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토스는 단순한 결제앱이 아니라, POS 단말기와 결제시스템을 직접 운영하는 기업(토스플레이스)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즉, 기술 도입을 위해 VAN사나 하드웨어 업체에 의존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리고 이 점이 네이버와 결정적인 차이였습니다.

네이버는 ‘플랫폼 사업자’로서 오프라인 인프라 보급에 한계가 있었던 반면, 토스는 단말기·결제망·앱 생태계를 모두 직접 통제할 수 있습니다.


이 구조적 차이 덕분에, 토스는 “애플페이처럼 자기 단말 위에서 자기 결제를 운영”할 수 있게 된 셈입니다.


물론 해당 과정에서 잡음이 있기는 했기도 했지만, 토스의 방식이 틀리지는 않았습니다.

그렇기에 네이버 또한 커넥트라는 단말기 서비스를 진행했고, 동등한 국면을 만드려 노력한다고 볼 수 있죠.

https://www.news1.kr/finance/general-finance/5876725



앞으로의 전망은 어떻게 될까


과거의 문제는 사실 "기술적 한계"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보급과 신뢰"의 싸움이 되었습니다.


팬데믹 이후 비접촉 결제가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으면서, 터치 없는 결제가 새로운 표준이 된 지금

얼굴 결제는 이제 불가능한 상황이 아니게 되었으며, 이를 얼마나 빠르고 안정적으로 보급하냐의 싸움이죠.


그래서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Juniper Research는 "생체인식 기반 결제 트랜잭션이 2028년까지 현재 대비 2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내다봅니다.


특히 ‘얼굴 인식’은 지문보다 빠르고 위변조 난이도가 높아 결제/인증 방식의 차세대 표준으로 평가받고요.


물론 넘어야할 산이 아직은 있습니다.


먼저는 보안/프라이버시 리스크입니다.

얼굴은 절대 바꿀 수 없는 고유한 데이터입니다. 그래서 관련 정보가 유출된다면 사실상 복구가 어렵습니다. 따라서 저장 구조나 암호화 방식, 접근 통제 등이 핵심일 것이고, 기업은 민감 정보 보호 등에 총력을 다해야할 것 입니다.


그리고 인식 정확도와 환경 적응성을 얼마나 정교하게 하냐가 문제가 될 것 같습니다.

조명이나, 인식 각도, 마스크 및 안경 등의 착용 유무처럼 변수가 많습니다. (노화도요ㅠ) 그래서 인식 과정에서의 사용자 경험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확보되지 않는다면 이는 다시금 서비스 전체를 정체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는 결국 가맹점 인프라 비용입니다.

사실 토스나 네이버나 카드 결제를 제공하는 프론트 기기를 통해 서비스를 도입하기에 "초기인 지금"은 큰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언제까지고 엎드려가며 결제를 할 수는 없는 요량아닙니까??. 서비스가 완숙해가면 갈 수록 고객에게 더 편한 자세로 인증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야하고, 그 과정에서 부수적인 기기 설치는 필수 불가결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얼마나 이를 저렴히 도입시키냐 또한 문제가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POS와의 호환 또한 문제이기에, 더 많고 다양한 POS와의 연동을 통해 기존 POS를 변경하지 않아도 얼굴결제를 할 수 있게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되는 부분이죠.




오늘의 결론 : 결제의 진화, ‘얼굴’이라는 새로운 지갑(?)

사실 제가 제일 재밌는 것은 기술 그 자체보다, 경험의 변화에 있습니다.


“얼굴을 인식해 결제한다”는 것은 단순히 카드를 대체하는 행위가 아닙니다.
결제가 인간 중심의 인터페이스로 이동하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카드 → 스마트폰 → 얼굴.

이 흐름 속에서 결제는 점점 ‘보이지 않는 행위’가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단말기를 직접 보유하고, 결제망을 통제하는 구조 위에서

‘결제의 주체’를 다시 설계하고 있기 때문에 얼굴결제는 그 시작점에 있습니다.


앞으로 POS 단말이 ‘결제’만이 아니라
‘고객 인식 → 맞춤 제안 → 결제 → 리워드’의 일련의 여정을 통합한다면,

결제는 단순한 종착점이 아니라
‘고객 경험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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