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

요한하리

by 먼데이

우리나라 사람들은 정말 설탕에 중독된 것 같다.
이 글을 쓰는 나 역시 달콤한 디저트를 찾아 동네 카페로 향했으니 말이다.
휘낭시에는 원래 좋아하지 않았는데, 서울여고 옆 ‘모블린’이라는 카페에서 먹어보고는 완전히 빠져버렸다.
오늘 만날 지인들이 얼마 전 생일이었기에 선물도 살 겸, 핑계 삼아 다시 그곳을 찾았다.

동네를 둘러보면 마카롱, 도넛, 푸딩, 달콤한 음료들이 넘쳐난다.
예전에는 단 음식에 대해 경계하는 분위기가 있었던 것 같은데,
언젠가부터 우리는 디저트에 꽤 너그러워졌다.


『도둑맞은 집중력』의 저자 요한 하리가 얼마 전 한국을 찾았다.
그는 TED 강의에서 중독에 대해 이런 말을 했다.
“중독을 단순히 화학물질의 문제로만 보지 말고,
사람들이 그만큼 도망치고 싶어질 정도로 고통스러운 삶을 살고 있는 사회를 함께 봐야 한다.”

그가 말하는 중독은 마약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카페인, 알코올, 매운 음식, 음악, 인터넷처럼
우리가 일상에서 쉽게 빠져드는 모든 것들을 포함한다.


쥐를 케이지에 넣고 한쪽에는 물, 다른 쪽에는 마약 성분이 섞인 물을 두었더니
쥐는 마약 물만 마시다 과다 복용으로 죽었다.
하지만 두 번째 실험에서는 상황이 달랐다.
여러 마리의 쥐를 함께 두고, 치즈와 알록달록한 공 같은 즐길 거리를 채워둔 케이지에
같은 방식으로 물과 약물을 놓았을 때,
쥐는 굳이 약물을 찾지 않았다고 한다.

심리적인 욕구가 충족되면, 중독은 힘을 잃는다.


요한 하리는 한국 사회를 두고
사람들의 기본적인 욕구를 충분히 채워주는 사회처럼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중독은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가 채워지지 않았을 때,
그 결핍에서 벗어나려는 몸부림이다.”

이 말을 곱씹다 보니, 중독과 결핍은 정말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는 생각이 들었다.


얼마 전 경계성 지능을 가진 성인들이
알코올 중독에 쉽게 노출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사회에서 배제되고, 관계 안으로 충분히 들어오지 못해 생기는 결핍이
술이라는 쉬운 도피처로 이어지는 건 아닐까.

생각은 자연스럽게 아이에게로 옮겨간다.
더 많이 보고, 더 자주 안아주고, 더 오래 곁에 있어야겠다고.
결핍을 채우는 일은 거창한 해결책보다
아마 이런 사소한 선택에서 시작될지도 모르니까.




>>> 이 글은 유튜부 조승연의 탐구생활 <우리가 힘들수록 단 것을 찾는 진짜 이유? ft.요한 하리>편을 본 후 쓴 글입니다^^


작가의 이전글나란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