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

공정과 공평

by 먼데이

우린 공정한 사회를 꿈꾼다.

그렇다면 공정한 사회란 무엇일까?


같은 출발선.

같은 조건.

같은 규칙.


‘같다’는 것은 곧 평등하다는 뜻일까.

과연 평등과 공정은 같은 말일까?


평등과 공정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장면이 있다.

키가 다른 세 사람이 담장 너머를 보려고 상자 위에 선다고 해보자.

모두에게 같은 높이의 상자를 하나씩 나눠주는 것은 평등이다.

하지만 키가 작은 아이에게는 상자를 두 개,

중간 키의 아이에게는 하나만 주는 것은 공정에 가깝다.


결과적으로 모두가 담장 너머를 볼 수 있다면

그 선택은 공정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평등’에는 모두에게 똑같이 나누는 계산이 필요하고,

‘공정’에는 상황을 살피는 판단이 필요하다.


문제는 그 판단이 언제나 주관의 영역에 있다는 점이다.

누가 더 어려운지,

누가 더 많은 도움이 필요한지,

그 기준은 누가 정하는가.


“왜 저 사람은 더 받지?”

“그게 정말 합당한가?”


판단은 늘 해석의 영역에 머물기에

갈등이 생기기 쉽다.


사회에 대한 신뢰가 높을수록

사람들은 차등을 받아들인다.


“저 사람에겐 더 필요하겠지.”


하지만 신뢰가 낮아지면 생각은 달라진다.


“특혜 아닌가?”

“누군가 밀어준 건 아닐까?”


공정을 집행하는 주체에 대한 불신이 커질수록

사람들은 차라리 평등을 요구한다.


모두에게 똑같이.

아무도 더 받지 않게.

그것이 억울함을 최소화하는 길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어쩌면 완벽하게 공정한 세상은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적어도

누군가의 자리에서 한 번 더 생각해보는 사회라면

조금은 덜 차가워지지 않을까.


공정이라는 말이

누군가를 겨누는 칼이 아니라

누군가를 이해하기 위한 질문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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