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인데
과일답지 않은 얼굴을 가진 단감.
아삭하고,
씹을수록 들큰해지는 맛.
나는 단감을 좋아한다.
수박, 무화과, 망고, 멜론, 배, 사과, 그리고 단감.
신맛이 없어서 좋아하는 과일들이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친구 집에 놀러 갔다가
단감을 처음 먹었다.
그전까지는
그런 맛이 있는지도 몰랐다.
친구보다
단감 때문에 그 집에 더 자주 갔던 기억이 있다.
감나무에는
떫은맛을 내는 탄닌이 많다.
그래서 감은
홍시가 되거나,
곶감처럼 말리거나,
아니면 떫은맛을 빼야 먹을 수 있다.
그런데 단감은 다르다.
품종이 다르다.
자라면서
탄닌이 일찍 잠든다.
그래서 익기 전에도
그냥 먹을 수 있다.
1990년대 초반,
우리나라에 단감 재배와 유통이 본격화되면서
어릴 땐 없던 과일처럼
기억하는 사람도 많다.
가을은 아니지만
요즘도 과일가게에 가면
사과와 단감을 꼭 사 온다.
과도로 단감을 깎다가
문득,
단감을 맛있게 먹던
열한 살의 내가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