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방문

용의자Q

by 미히

감옥 면회실의 창백한 불빛 아래서 김원효는 무겁게 의자에 몸을 맡겼다. 손목에 차가운 쇠줄의 감각은 여전히 그의 피부에 남아있었지만, 그의 정신은 더 어딘가 멀리 떠있는 듯했다. 교도관의 손에 이끌려 문이 열렸고, 그가 맞닥뜨린 건 한 여자의 눈빛이었다. 단정한 정장을 입은 여자는 노트와 펜을 들고 그의 앞에 앉아 있었다.


“김원효 씨, 맞나요?” 여자의 목소리는 차분했지만 그 안에 숨겨진 목적이 분명했다. 그녀는 주저함 없이 말을 이었다. “제 이름은 설아연, 기자입니다. 당신이 살해한 여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요.”


김원효는 그녀의 말에 미간을 찌푸렸다. “그 여자는 내가 죽이지 않았어요. 이미 말했어요. 그건 오해라고.” 그의 목소리에는 지친 절박함이 묻어 있었다.


설아연은 고개를 살짝 갸웃하며 노트를 펴들었다. “그녀는 제 동료였습니다. 그녀는 신종 종교 단체를 조사하고 있었죠.”


김원효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여전히 그들의 대화가 어디로 향하는지 몰랐다. 그러자 설아연은 조심스럽게 한 장의 사진을 꺼내 김원효 앞에 내밀었다. 사진 속에는 중년의 한 남자가 서 있었다. 그 남자는 익숙했다. 아주 익숙했다.


“이 사람, 알고 있나요?” 설아연의 질문이 끝나기도 전에 김원효는 눈이 커졌다.


“이 남자… 이 남자야. 이 남자가 감독이에요!” 그의 목소리는 떨렸다. 뇌리를 스치는 기억이 희미하게 떠오르려는 찰나, 설아연은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저었다.


“아뇨, 그 사람은 감독이 아니에요.” 그녀는 목소리를 낮추고는 김원효의 눈을 응시했다. “그는 종교 단체의 교주입니다.”


김원효는 숨이 턱 막혔다. 교주? 그 순간 설아연은 또 다른 사진을 꺼내 그에게 보여주었다. 이번 사진 속에는 충격적인 장면이 담겨 있었다. 그 사진 속에는 교주와 함께 신자복을 입고 서 있는 김원효의 모습이 있었다.


김원효는 사진을 보는 순간 그의 얼굴에서 피가 빠져나가는 것만 같았다. "이... 이게 뭐지?" 그는 손을 떨며 사진을 쳐다보았다. 그곳에 서 있는 사람은 분명 그 자신이었다. 그러나 그는 그런 기억이 전혀 없었다.


설아연은 그의 반응을 관찰하며 차분하게 말했다. “당신이 여자를 죽인 건 사실이에요. 그 종교 모임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해 줄 수 있나요?”


김원효는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머릿속은 점점 더 어두운 미로에 갇히는 것 같았다. 어떻게 된 일인지, 왜 이런 사진이 존재하는지, 그리고 자신이 그날 무슨 일을 했는지조차 기억나지 않았다.


“아니야… 그럴 리 없어… 나는 그런 적이 없다고...” 그는 점점 더 혼란스러워졌고, 갑작스러운 두통이 다시 밀려왔다. 그의 숨소리가 거칠어지고 눈앞이 흐릿해졌다.


설아연은 김원효를 다그치듯 다가왔지만, 그 순간 교도관들이 달려와 김원효를 제지했다. 김원효는 다시금 제압당하며 의자에서 떨어졌고, 설아연의 목소리가 멀어져갔다.


김원효는 다시 감옥의 어둠 속으로 끌려가며, 그가 본 사진과 기자의 말이 머릿속에서 혼란스럽게 얽혀갔다. 자신이 정말 그 종교와 연관된 것일까? 그날, 정말 여자를 죽인 것일까? 그는 스스로의 기억을 의심하기 시작했지만, 진실은 점점 더 깊숙이 감춰진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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