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 힐튼 호텔있지? 그 앞에 오래된 공중전화 부스가 있거든.
그 안에 지니가 살고 있어.“
그가 소곤소곤 말했다.
“지니가 산다고?”
내가 헛웃음을 지었다.
“지니든, 신이든, 사실 생긴건 그때그때 달라진다는 이야기가 있어.
하지만 변하지 않는 단 하나의 사실이 있지.
바로 그가 체크무늬 남방을 입고 있다는 거야.“
그가 말했다.
“힐튼 호텔 앞에 전화부스라면 알고 있어,
예전에 자전거를 타고 올라가본 적이 있거든.
그 앞에서 잠깐 숨을 돌렸지.
그런데 그 부스는 투명한데다 크기가 그다지 크지도 않아.
체크무늬 남방 차림의 신이 거기 살고 있을리가 없다고.”
내가 말했다.
“성급하기는,”
그가 말했다.
“지니를 불러내는 의식이 필요해.
거기서 먼저 카드를 선불로 긁고,
마법의 주문을 숫자창에 입력하는거야.“
나는 얼른 수첩을 꺼내 그의 말을 받아적을 준비를 했다.
“자, 잘 들어,”
그는 한 글자씩 음절을 끊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