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도착한 저택

by 미히

미희는 고급스러운 현관을 지나 작은 방으로 안내받았다.

벽면에는 여러 칸으로 나뉜 서랍들이 있었고,

그 안에는 포장된 소포와 고급스러운 봉투들이 정리되어 있었다.

서랍 바로 위에는 은은한 조명을 달아 어두운 곳 하나 없이 방 전체를 환하게 비추고 있었다.

옷장과 비슷한 수납 가구들도 있었다.

하녀는 미희가 건넨 선물백을 조심스럽게 받아들었다. 고급스러운 포장지가 반짝였고, 그녀는 가볍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안주인께서 아주 좋아하실 겁니다."

미희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고, “다행입니다.”라고 말하며, 저택을 나설 채비를 했다.

그 때, 하녀가 미희에게 물었다. "저기... 너무 닮아서 말인데, 어디서 오셨어요? 서울에서 살고 계신 건가요?"

미희는 살짝 놀랐지만, 금세 웃으며 대답했다. "저는 김포에서 살아요. 대학생이고, 지금은 자취하고 있어요."

하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흥미롭게 미희를 바라봤다. "김포요? 저와는 다르지만, 저도 바다 가까이에서 자랐어요. 여기와는 완전 다른 세상이죠."

"와, 바닷가에서 자랐다니 멋지네요. 저는 산과 가까운 곳에서 자랐거든요." 미희가 대답하며 웃었다.

그들은 서로의 생활에 대해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눴다. 하지만 이야기가 이어질수록 둘 사이에는 공통점이 거의 없다는 사실이 분명해졌다. 미희는 산과 가까운 자연 속에서 자랐고, 하녀는 푸른 바다를 보며 자랐다. 서울에 온 이유도, 생활 방식도, 둘 사이에는 겹치는 부분이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의 차이를 알아가는 것이 흥미롭게 느껴졌다.

"서울 생활은 어때요?" 미희가 물었다.

하녀는 잠시 생각하더니 대답했다. "여기는 항상 바쁘고, 언제나 뭔가가 일어나는 곳 같아요."

그 순간, 하녀의 얼굴에 살짝 난처한 기색이 떠올랐다. 그녀는 주변을 둘러보며 말을 이었다. "사실... 잠깐 부탁 좀 드려도 될까요? 갑작스러운 일이 생겨서 자리를 잠시 비워야 할 것 같아요. 여기서 잠시만 저택을 지켜주실 수 있을까요?

저희는 꼭 닮았으니, 이 옷만 입고 계신다면 문제 없을거에요."

미희는 잠시 당황했지만, 곧 머리를 끄덕였다. "그래요?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도와드리겠습니다."

하녀는 안도한 표정으로 미희를 바라보며, 곧 이어 말을 덧붙였다. "그런데 여기서 기다리시려면 휴대폰은 현관 옆 수납장에 보관해야 해요. 저택 규칙입니다. 주인 아저씨께서 그렇게 정해 두셨거든요."

미희는 예상치 못한 규칙에 놀랐지만, 특별히 의문을 제기하지 않고 따르기로 했다. "알겠습니다."

하녀는 현관 옆에 있는 옷장과 같은 가구로 다가갔다. 양 옆의 문을 열자, 한 쪽 면에는 옷걸이를 걸 수 있는 나무 걸이가 있고, 다른 한 쪽에는 나무 재질의 트레이가 빼곡히 놓여 있었다. 하녀는 자연스럽게 손짓하며 미희에게 트레이를 가리켰다. "여기 올려두면 돼요. 그럼 자동으로 보관될 거예요."

미희는 가벼운 호기심과 함께, 자신의 휴대폰을 꺼내 트레이 위에 올려두었다. 잠시 후, 트레이가 스르륵 소리를 내며 천천히 위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마치 주차 타워처럼, 휴대폰이 위쪽으로 올라가면서 시야에서 사라지는 장면을 본 미희는 깜짝 놀라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와, 이게 다 뭐죠?" 그녀는 경이로움에 찬 목소리로 물었다.

하녀는 미희의 놀란 표정을 보고 가볍게 웃었다. "이건 ‘액세서리 자동 분류기’예요. 주인 아저씨가 직접 개발하신 기계랍니다. 여기선 옷을 걸거나 액세서리를 넣으면 자동으로 분류되고, 보관되죠. 필요한 게 있을 때는 언제든 찾아 쓸 수 있고요."

미희는 여전히 신기하다는 듯 기계를 쳐다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진짜 대단하네요. 저런 걸 직접 만드셨다니... 이런 저택에서 사는 건 정말 다르네요."

하녀는 옷을 갈아입고 와서, 미희에게 건내며 말했다. "그럼, 잠시 자리를 비우겠습니다. 금방 올게요.

아참, 음식에 대해서는 티가 나지 않는다면 집에 있는걸 얼마든지 먹어도 좋아요." 그녀는 가볍게 인사를 하고, 빠르게 저택 밖으로 사라졌다.

미희는 홀로 남겨진 채, 하녀복으로 옷을 갈아입었다.

그녀는 천천히 주변을 둘러보았다. 웅장한 내부와 기묘한 자동 장치들이 그녀에게는 여전히 낯설고도 신비로운 세계처럼 보였다.

이전 02화2. VIP 배달 아르바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