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빠른 잔상

by 미히

긴장한 상태로 주변을 살피던 미희는 결국 다시 앞을 바라보려고 몸을 돌렸다. 하지만 그 순간, 무언가가 눈앞을 빠르게 스쳐 지나갔다. 시야의 한쪽 구석에 아주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잔상이 포착되었다. 너무 짧고 빠르게 지나가서 무엇인지는 정확히 볼 수 없었지만, 그 움직임은 확실히 있었다.

미희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듯한 공포를 느꼈다. 순간적으로 몸이 굳었다. 지금까지 느꼈던 불안감이 한꺼번에 밀려오며 그녀의 생각을 잠식했다. 도대체 방금 본 것은 무엇일까? 저택 안에 그녀 말고 또 어떤 것이 있다는 걸까? 아니면 단지 그녀의 눈에만 그렇게 보였던 걸까?

"뭐지…?" 그녀는 목이 메인 듯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눈을 크게 뜨고 주변을 살피며 다시 한 번 빠르게 스쳐간 것이 무엇인지 확인하려 애썼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저 어둡고 고요한 저택의 복도만이 그녀의 시야에 들어올 뿐이었다.

공포가 서서히 그녀의 가슴을 조여왔다. 이곳에 자신 외에 누군가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점점 더 강하게 다가왔다. 미희는 의자에서 천천히 일어나, 문득 어디론가 도망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녀는 나갈 방법도 없었고, 저택 안은 점점 낯설어졌다.

그 순간부터, 저택 안의 모든 공간이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는 생각이 그녀를 사로잡았다. 빠르게 스쳐간 잔상의 기억은 지워지지 않았고, 그 기억은 미희를 더 불안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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