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이상한 TV

by 미히

미희는 불안감에 휩싸인 채 현관 앞에 서 있었다. 빠르게 지나간 잔상의 여파로 심장이 쿵쾅거리며 떨렸다. 이 저택 안에서 자신이 더 이상 혼자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그때 갑자기 전등이 깜빡이며 켜졌다.

눈부신 빛이 순간적으로 방 안을 가득 채웠고, 미희는 반사적으로 눈을 찡그렸다. 아직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차리기도 전에, 그녀의 뒤쪽에 있는 TV가 갑자기 켜지기 시작했다.

“틱-”

미희는 갑작스러운 소리에 깜짝 놀라며 고개를 돌렸다. TV 화면은 희미하게 깜빡이다가 빠르게 영상이 재생되기 시작했다. 화면에는 처음에는 아무것도 분명하게 보이지 않았다. 화면 속 영상이 지나치게 빨리 재생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것은 알 수 없는 소리들과 함께 깨어날 듯 끊임없이 깜빡였다.

“이건 뭐지…?” 미희는 긴장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화면은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바뀌며, 의미 없는 장면들이 얽혀 있었다. 그리고 채널이 계속 자동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마치 누군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리모컨을 조작하는 것처럼, TV는 스스로 수많은 채널을 오가며 혼란스러운 장면들을 보여주었다.

TV에서는 알아들을 수 없는 이상한 소리들이 점점 커져 갔다. 그것은 마치 먼 곳에서 울려 퍼지는 불분명한 목소리들 같았다. 미희는 화면 속에서 아무리 의미를 찾아보려 했지만, 재빠르게 바뀌는 장면들 속에서 어떠한 패턴도 찾을 수 없었다. 모든 것이 혼란스러웠고, 영상은 점점 빠르게 움직이며 그녀를 혼란에 빠뜨렸다.

순간, 전등이 꺼졌다.

방은 다시 암흑으로 뒤덮였다. 미희는 숨을 멈춘 채 어둠 속에 잠시 가만히 서 있었다. 심장이 두 배로 빨리 뛰기 시작했다. 어둠 속에서 TV의 소리만이 계속해서 울려 퍼졌다. 화면은 여전히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고, 음산한 소리가 공기를 가득 메웠다.

그리고 다시, 전등이 켜졌다. 너무 갑작스러워서 미희는 숨이 멎을 뻔했다. 눈부신 빛이 다시 방을 가득 채우고, TV 화면은 꺼졌다. 공포가 그녀의 몸을 완전히 휘감았다.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야…?" 미희는 떨리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이 저택에서 무언가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은 확실했다. 이 미로 같은 집에는 무언가 보이지 않는 힘이 존재하고 있었다.

미희는 그저 그 자리에서 꼼짝도 못하고 두려움에 휩싸인 채 서 있었다. 이 저택이 그저 화려한 곳이 아니라는 것을 이제 그녀는 뼛속 깊이 느낄 수 있었다. 이곳에는 뭔가 설명할 수 없는 것들이 그녀를 둘러싸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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