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디스플레이 창문

by 미히

하녀는 미희가 여전히 혼란스러워 보이자, 손짓으로 창문 쪽을 가리켰다. "그리고 여기 창문도 사실 진짜 창문이 아니에요."

“뭐라고요?” 미희는 더욱 혼란스러운 눈으로 하녀를 바라봤다. 그녀는 하녀가 가리키는 창문을 바라보았다. 그 창문 너머로 보이던 고즈넉한 정원의 풍경은 너무도 현실적으로 보였는데, 하녀의 말이 맞다면 이건 전혀 실제가 아니라는 뜻이었다.

“이건 디스플레이예요.” 하녀는 천천히 걸음을 옮기며 창가로 다가갔다. “원활한 수면리듬에 적응할 수 있도록 정해진 시간에 해가 지고 해가 뜨도록 만들어두었죠.”

미희는 창밖을 바라보며 천천히 손을 들어 창문을 가볍게 만져보았다. 그녀의 손이 닿는 순간, 그 차가운 유리와 뒤에 보이는 자연스러운 풍경이 이곳이 실제가 아니라는 것을 더더욱 실감하게 했다. “정해진 시간에… 해가 뜨고 진다고요?”

하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죠. 밖의 시간과 상관없이, 이 저택 안에서는 주인의 독특한 생활 패턴에 맞춰 모든 게 움직여요. 이 창문을 통해 보이는 해와 달도 그 패턴에 맞춰 설정된 디스플레이일 뿐이에요.”

미희는 입을 떼지 못한 채 그 창문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이 저택의 모든 것이 가짜였다. 시간은 빠르게 흐르고, 창문 너머의 풍경마저도 현실이 아닌 설정된 이미지에 불과했다. 이곳은 현실과 전혀 다른 주인의 규칙 아래 움직이고 있었다.

“그럼… 우리가 보고 느끼는 모든 게 설정된 거라는 거네요?” 미희는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하녀는 조용히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모든 것은 주인의 생활 방식을 위한 것이죠. 그의 철학에 따라 이 저택은 그렇게 만들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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