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녀는 미희가 여전히 혼란스러워 보이자, 손짓으로 창문 쪽을 가리켰다. "그리고 여기 창문도 사실 진짜 창문이 아니에요."
“뭐라고요?” 미희는 더욱 혼란스러운 눈으로 하녀를 바라봤다. 그녀는 하녀가 가리키는 창문을 바라보았다. 그 창문 너머로 보이던 고즈넉한 정원의 풍경은 너무도 현실적으로 보였는데, 하녀의 말이 맞다면 이건 전혀 실제가 아니라는 뜻이었다.
“이건 디스플레이예요.” 하녀는 천천히 걸음을 옮기며 창가로 다가갔다. “원활한 수면리듬에 적응할 수 있도록 정해진 시간에 해가 지고 해가 뜨도록 만들어두었죠.”
미희는 창밖을 바라보며 천천히 손을 들어 창문을 가볍게 만져보았다. 그녀의 손이 닿는 순간, 그 차가운 유리와 뒤에 보이는 자연스러운 풍경이 이곳이 실제가 아니라는 것을 더더욱 실감하게 했다. “정해진 시간에… 해가 뜨고 진다고요?”
하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죠. 밖의 시간과 상관없이, 이 저택 안에서는 주인의 독특한 생활 패턴에 맞춰 모든 게 움직여요. 이 창문을 통해 보이는 해와 달도 그 패턴에 맞춰 설정된 디스플레이일 뿐이에요.”
미희는 입을 떼지 못한 채 그 창문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이 저택의 모든 것이 가짜였다. 시간은 빠르게 흐르고, 창문 너머의 풍경마저도 현실이 아닌 설정된 이미지에 불과했다. 이곳은 현실과 전혀 다른 주인의 규칙 아래 움직이고 있었다.
“그럼… 우리가 보고 느끼는 모든 게 설정된 거라는 거네요?” 미희는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하녀는 조용히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모든 것은 주인의 생활 방식을 위한 것이죠. 그의 철학에 따라 이 저택은 그렇게 만들어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