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의 기억

용의자Q

by 미히

김원효는 정신이 흐릿하게 돌아오는 것을 느꼈다. 그는 면회실에 앉아 있었고, 그의 옆에는 여전히 설아연 기자가 있었다. 그녀의 표정은 걱정스러웠다. 김원효는 순간 모든 것이 뚜렷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다 기억났습니다,” 그가 말했다. 목소리가 잠겨 있었지만 확신에 차 있었다. “저는 약물중독자였어요. 모든 게 연교와 관련이 있어요.”


설아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마치 그가 올바른 길로 나아가고 있다는 듯, 이해하는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물 한 잔을 건넸다.

“이건 끝이 아니에요,” 그녀는 차분히 말했다. “재판에 가서 약물중독자였다는걸 말해야만 해요. 이제 우리는 다음 장에 와 있어요.”


김원효는 물을 천천히 마셨다. 입안으로 물이 들어오자, 그는 잠시나마 안정감을 느꼈다. 다음 장이라는 말이 그를 깨우는 듯했다. 모든 진실을 이야기할 수 있는 순간이 가까워진 것이다. 그때 면회 감독관의 목소리가 들렸다.


“자, 면회 끝났습니다.”

설아연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그에게 다가왔다. 그녀는 마지막으로 그의 눈을 바라보며 말했다.


“다음 장면 기억나시죠, 신도님?”


김원효는 순간 멍해졌다. 그녀의 말이 무슨 뜻인지 이해하려고 애썼다. 그리고 그녀의 얼굴을 다시 찬찬히 들여다봤다. 그제야 그녀의 정체가 선명해졌다. 같은 종교 모임에서 봤던 여자. 그때 함께 연극을 하던 신도 중 하나였다. 그녀가 이제야 기억났다. 김원효의 눈이 커졌다. 그리고 그가 방금 마신 물을 천천히 내려다봤다. 물잔을 쳐다보며 불안한 감정이 스며들었다.


그가 무언가 말하려고 입을 열려는 순간, 설아연은 조용히 집게손가락을 들어 자신의 입술을 가리켰다. 그리고 ‘큐’라고 속삭였다. 큐 사인. 김원효는 그 말을 듣는 순간 모든 생각이 멈췄다. 그의 마음속에는 단 하나의 감각만 남아있었다. 연극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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