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방에들어가신다
나는 다시 신일산업 사무실에 있었다.
그의 책상 위에는 금색 명패가 올려져있었고,
한자로 된 이름이 새겨져있었다.
그 옆에는 그의 어린 아들과 딸, 아내가 함께 있는 액자가 올려져있었다.
그는 내게 명함을 내밀었다.
“노형평이라고 한단다.“
나는 명함을 들어 가방에 집어넣었다.
“한수아라고 해요.”
내가 말했다.
“아버지가 가방에 들어가셨다는 이야기는 참 놀랍구나.
하지만, 그쪽 아파트는 우리가 수거하기로 되어 있어.
우리에게 온 이상 가방은 우리 거란다.”
그가 말했다.
“하지만 그 안에 사람이 들었는걸요, 사람을 수거해가신거라구요.“
내가 말했다.
”사람이라, 알지. 그래도 아버지를 꺼내드리려면 좀 더 정리된 곳을 가야하지 않을까? 카페라도 가서 말이야. 그럼 이 곳에서 가방을 가지고 나가야 할텐데, 가방은 우리 거라, 그게 참.“
그가 눈을 가늘게 뜨고 웃음 지었다.
”그래서요, 얼마를 드리면 되는데요?“
내가 그를 째려봤다.
”아버지의 가치를 고려해서, 만구천원으로 하자꾸나.“
그가 말했다.
나는 지갑을 열어보았다.
카드밖에 없었다.
”현금이 없어요.“
내가 말했다.
그가 가만히 손가락을 들어 액자 뒤 포스트잇을 가리켰다.
은행 계좌번호가 쓰여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