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니나 Jul 23. 2023

착하게 살자!

아카디아 국립공원 여행

코네티컷 주의 주도 하트퍼드에서 하루를 묵고 아침이 됐다.

이른 아침부터 햇빛에 달궈진 차 안은 사우나를 방불케 뜨거웠다.

에어컨을 최대치로 켜니 차는 힘없이 덜덜거렸다.

예정대로라면 아카디아에는 오후 3시쯤에는 도착한다.


코네티컷 주를 벗어나 매사추세츠 주로 들어서자 차들이 쌩쌩 달렸다.

"여기 사람들 성질 급한가 봐."

"기본 20마일 과속인데."

"과속해도 안 잡나?"

서부에서 10마일 과속했다가 경찰에 걸린 적이 있었던 우리는 매사추세추 차들처럼 과속을 해서 교통흐름을 방해하지 않아야 하는 건지 아니면 속도에 맞게 가야 하는 건지 알 수 없었다.

동부는 동부 나름의 룰이 있고 서부는 서부의 룰이 있는 거겠지.

그렇다면 중간으로 가자!

결국 애매하게 규정속도보다 10마일 정도 빨리 달리기로 했다.

그런 우리가 답답했는지 차들은 1차선으로 빠져서 우리 앞으로 쌩 하고 지나갔다.


나는 미국에서 학교를 다니지도 않았고, 겨우 9개월 살아본 게 전부다.

그래서 동부 서부 중부가 어떻게 다른지 모른다.

서부에서 오래 살았던 지인이 동부로 연수를 왔을 때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내가 아는 미국은 서부였는데 동부는 너무 다른 세상이라서 충격받았어요. 여기는 분위기가 빡세네요."

그런데 같은 동부 안에서도 펜실베니아랑 매사추세츠는 운전 습관부터 다르다니!

뭐, 펜실베니아 주만해도 남한보다 넓으니 주마다 다른게 이상하진 않다.


빡센 분위기 때문인지 동부에는 살찐 사람도 보기 힘들다.

누가 미국에 비만이 많다고 했는가!

남편 연구실에는 워커홀릭들이 꽤나 많다고 한다.

아이들 리틀리그를 보러 가면 벤치에 일거리를 가지고 앉아 있는 엄마들도 가끔 눈에 띈다.

매사추세츠는 펜실베니아보다 더 빡세게 살고 있는건가?

뭐, 운전대만 잡으면 성질이 급해지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과속하는 차량들 속에서 10마일만 과속하는 거북이가 되어 메인에 도착했다.

역시 가장 먼저 간 곳은 비지팅 센터다.


"엄마! 저기!"

딸아이가 가리키는 곳을 봤다.

두 가족 모두 깜짝 놀랐다.

필라델피아에서 같은 아파트에 사는 지인 가족을 마주칠줄이야!

이 넓은 미국에서 그것도 메인주 아카디아에서 만나다니.

사람은 역시 착하게 살아야 하는가 보다.


우리는 짧은 시간에 정보를 공유했다.

"캐딜락 마운틴 도로 입장권은 사셨어요?"

"차 안에서 검색하다 보니 필요하다고 해서 샀어요. 해돋이랑 일몰 시간은 이미 매진이더라고요."

전날 밤 블로그를 검색하다가 입장권을 사야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구글에 꼭 캐딜락 마운틴으로 검색해야한다.

아카디아 국립공원이라고 검색했을 때는 티켓을 살 수 있는 사이트가 뜨지 않았다.


"조던 폰드 옆에는 레스토랑이 하나뿐이거든요. 조단폰드 하우스 레스토랑인데 근처에 레스토랑이 없어서 사람이 엄청 많더라고요. 미리 자리 예약하고 가면 좋을 것 같아요."

"감사해요!"


드디어 아카디아 국립공원에 도착했다.





작가의 이전글 아카디아 국립공원으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