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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니나 Aug 22. 2023

옐로스톤의 간헐천

옐로스톤


“미국국립공원 중 하나를 가야 한다면 어딜 갈까요?”라는 질문에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옐로스톤”이라고 대답한다고 한다. 같은 아파트에 사는 일본인 친구는 지난여름 40일 동안 로드트립을 했는데 일부러 옐로스톤은 빼두었다고 했다. 이번 여름에는 옐로스톤에서만 2주 캠핑카 여행을 한다며 기대에 들떴다. 미국에서 6학년인 아들도 옐로 스톤을 1위로 꼽았다. 

다른 학교도 교육과정이 같은지는 모르겠지만 4학년인 딸은 사회 시간에 지리를 배웠다. 미국 국립공원을 한 달 넘게 공부했는데 딸은 알래스카의 '글래시어 베이'를 선택해서 파워포인트도 만들었다. 선택한 국립공원에 사는 동물이나, 날씨 지형, 조사할 수 있는 것을 최대한 열심히 준비했다. 미국에는 국립공원이 63개 있다. 머지않아 새롭게 국립공원으로 지정되면 숫자가 바뀌겠지만 현재는 63개다. 같은 반 24명의 아이들이 하나씩 준비했으니 24개나 되는 국립공원을 공부한 셈이다. 


첫날 그랜드 테턴 에서 말을 못 타게 돼서 옐로스톤에 생각보다 일찍 도착했다. 그래서 예정에 없던 그랜트 빌리지를 둘러볼 여유가 생겼다. 고도 2357m. 보라색 테두리 안쪽은 칼데라 분지다.

중국에 살 때 백두산 백록담에 가봤는데 백록담과는 비교도 안 되는 넓이였 다. 



그랜트빌리지

그랜트 빌리지에는 넓은 호수가 있었다. 호수 안에는 원형 휴지만 한 간헐천부터 팔 한아름 넓이도 넘는 간헐천, 더 큰 간헐천까지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간헐천이 부글거렸다. 강가를 따라 산책을 하다가 레인저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레인저를 따라다녔다. 

옐로스톤은 항상 붐비는데 그랜트 빌리지는 그렇게 사람들이 붐비지 않아 산책하기 좋았지만 그늘 하나 없이 해가 내리쬐는 통에 모자를 꼭 써야 했다. 미국에서 양산을 쓰는 사람을 본 적이 없는데 옐로스톤에서는 양산이나 우산을 쓴 사람을 유독 많이 본 것 같다. 

올드 패이스풀에 있는 숙소에 짐을 풀었더니 오후 4시였다. 

그제야 점심을 먹었다. 랏지에는 전자레인지도 없고 취사도구도 없고, 취사금지 조항도 있다.

미리 데워간 밥과 컵라면 김과 할라피뇨로 점심도 저녁도 아닌 어중간한 끼니를 때웠다. 아침 7시 이후 첫 끼니라 밥을 먹고 나니 살 것 같았다. 


밥을 먹고 좀 쉬고 나니 또 숙소를 나가서 돌아다니고 싶어졌다.

우리는 그랜드 프리즈마틱 스프링이 내려다보이는 페리 폴 트레일해드로 향했다.



그랜드 프리즈마틱 스프링은 옆에서 보면 호수의 일부분만 보이고 전체가 다 보이지 않았다. 

전체를 보려면 페리 폴 트레일로 올라가서 보는 게 좋다. 

가볍게 경사진 왕복 한 시간 거리인 산책로다.



그랜드 프리즈메틱 스프링은 중앙은 푸른색이고 호수 가장자리에는 주황색과 갈색 테두리가 있다.

파란색인 부분은 90도 이상이라 균이 죽으면 파란색만 산란돼서 우리 눈에는 파란색으로 보인다고 한다.

균이 있으면 에메랄드나 초록이나 균의 종류에 따라 다른 색으로 보인다고.


걷고 보고 걷고 보는 것이 반복되고 몸살이 난 몸은 점점 지쳐갔다.

그래도 마지막 일정으로 올드 페이스풀에 가지 않을 순 없었다.


올드 페이스풀은 지구과학 시간에 배웠던 간헐천이었다. 일정한 간격을 두고 뜨거운 물이 솟구쳤다. 다음에 물이 분출되는 시간을 측정하는 방법도 있었다. 들쑥날쑥한 분출은 제외하고 일정하게 솟구치는 물줄기가 3분 이내 지속되면 다음 분출은 60분 정도 후에, 3분이 넘으면 94분 정도 이후에 분출된다. 이렇게 예측가능하게 분출되어서 올드 페이스풀, 그러니까 믿음직스럽다는 이름이 붙은 건지.


저녁에 본 올드페이스풀



아침에 본 올드페이스풀

올드 페이스풀은 주차장이 늘 만원이다. 숙소를 올드 페이스풀 롯지로 잡았더니 다행히 주차걱정 없이 걸어갈 수 있었다. 저녁, 혼자 새벽 산책으로, 아침 9시에 체크아웃한 다음. 세 번이나 간헐천 산책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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