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필로소피아 Jan 05. 2024

인스턴트팟, 일주일 18끼 집밥을 가능하게 해주는 템

자취생, 임산부, 아이부모에게 강추 (feat. 야매 갈비탕 레시피)

인스타스토리에 둘째를 임신하고 있는 친구가 첫째 아이를 위해 한참을 서서 국을 끓이고 있다는 포스팅을 봤다. 몸도 무거울 텐데 뜨거운 불 앞에서 요리하고 있을 친구가 안쓰러워 오랜만에 DM을 보냈다. "친구야, 인스턴트팟 강력추천해!!"

인스턴트팟은 다기능 전기 압력솥으로, 요리를 빠르고 편리하게 준비할 수 있는 주방 기기다. 인스턴트팟은 다양한 요리 기능을 가지고 있어서 밥, 찌개, 스터프라이, 스튜, 로스트, 죽, 수프, 스팀 등 다양한 요리를 준비할 수 있다. 압으로 요리하는 것이기 때문에 얼은 고기를 넣어도 조리가 가능하다. 압력 조절도 가능하다. 장시간 불 앞에 서서 요리를 하지 않아도 되고 타이머 기능이 있어서 정해진 시간이 되면 자동으로 내가 선택한 조리기능이 끝난다. 우리 집에서 쓰는 건 5년 전에 샀는데 아직까지 멀쩡하다. 스테인리스 내솥이라 나는 가끔 귀찮으면 내솥을 그냥 식기세척기에 넣고 세척한다. 마지막으로 가격도 괜찮다. 미국에서는 $99.95 한국공홈에서는 139,000원이다. 전자제품은 크면 클수록 좋다던데 인스턴트팟도 큰 사이즈가 활용도가 높은 거 같다.


미국 시골에서 살다 보니 맛집이라고 부를 한식집도 없고 팁 때문에 외식물가도 비싸서 우리 부부는 일주일에 85% 이상은 집밥을 먹고 도시락을 싸간다. 요리유튜버들처럼 다양한 재료로 이것저것 만들어 먹고 싶지만, 맞벌이부부가 21끼 중에 18끼를 집에서 해결하려면 무엇보다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효율성을 높여주는 우리 집의 베스트 효자 부엌템 중에 이 인스턴트팟이 두 손가락 안에 꼽힌다. 요리를 하며 행복해하는 사람에게는 딱히 효자템은 아니다. 하지만 혼자 사는 자취생, 요리 안 좋아하는 맞벌이 부부, 오래 서있기 힘든 임산부, 아이를 돌보며 집안일도 해야 하는 부모들은 이게 뭔지 한번 알아볼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요리를 할 때 맛 85% 편리함 100% 최소한의 설거지를 추구한다.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기본적으로 우리 부부는 한 그릇 음식을 먹고 반찬은 한두 가지로 제한한다. 한번 음식을 만들 때 가능하면 두세 끼 정도 먹을 수 있는 양을 만들고 소분해서 보관한다. 최근에는 감자탕을 인스턴트팟으로 만들어서 며칠 먹었다. '어떡하면 좀 더 적은 노력을 들여서 음식을 할까'를 고민하다 보니 한 가지 재료로 3-4가지 요리를 만들 수 있는 꼼수가 점점 생기고 있다.


미국에서는 스튜/국거리용 고기 (Beef stew)가 매우 저렴한데 이걸로 만들 수 있는 나만의 담백한 야매 갈비탕 레시피가 있다. 아무래도 고기가 국거리용이어서 갈빗살로 하는 것만큼 풍미가 있진 않지만, 나름 고기국이고 무엇보다 냉동실에 얼린 고기를 인스턴트팟에 바로 넣으면 되기 때문에 갈비처럼 한번 데치지 않아도 되어서 편하다. 물론 갈비를 사서 만들어도 된다. 다만 비쌀뿐. 인스턴트팟에 물이 많이 들어 갈수록 압력이 걸리는데 필요한 시간이 길어지기 때문에 조리세팅만 해놓고 산책을 가거나 취미생활을 한다. 양이 많다면 한번은 밥이랑 먹고 또 한번은 국에 떡을 넣어 끓이고 계란을 풀면 떡국이 된다.


담백한 야매 갈비탕 레시피

재료 (2인분 기준): 스튜용 소고기 450g (1 pound), 무 1/3개, 양파 한 개, 대파(옵션), 국간장 1-2 TBSP, 다진 마늘 1 TBSP, 다진 쪽파, 후추 약간, 소금, 미원(옵션)


사진으로 설명하는 순서:

양파와 무 둘 다 껍질만 깐다. 자르지 않는다.
인스턴트팟에 양파, 무, 고기 (나는 냉동실에 얼린 것을 넣었다), 대파 (옵션)를 넣는다.
고기가 잠길 정도로 물을 붓는다.
국간장을 1 TBSP (짜지 않은 간) 혹은 2 TBSP (좀 더 짠맛)을 넣는다.
뚜껑을 닫고 수프 (Soup/Broth) 버튼을 누르고 얼린 고기라서 50분 타이머 설정 (압력이 걸리는 시간까지 75분 정도소요). 얼리지 않은 고기는 40-45분 타이머도 충분
위에 벌브가 Sealing으로 돌아갔는지 확인한다.
타이머가 울리면 벌브를 'Venting'으로 돌려서 압력을 배출시킨다 (뜨거우니 주의, 사진을 못 찍었다). 압이 빠지면 뚜껑을 열고 육수용으로 쓴 양파와 대파를 건져낸다.
익은 무를 꺼내서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다.
국그릇에 자른 무와 고기를 건져서 담는다.
Saute (볶음) 버튼을 눌러서 팟 안에 있는 육수가 끓게 만든다.
육수가 끓으면 다진 마늘 1 TBSP를 넣어 3분 정도 끓인다. 육수를 맛보고 소금으로 마지막 간을 한다. 미원을 조금 넣어도 된다 (나는 생략했다).
맑은 국물을 위해 뜰채로 육수를 한번 걸러서 그릇에 담는다.
다진파와 후추를 곁들이면 완성!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