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보다 더 바랐던 건, 나라는 사람에 대한 인정이었다
성과급 입금 알림이 떴을 때
가슴이 먼저 두근거렸다.
얼마일까?
내가 한 만큼 나왔을까?
결과는,
기대보다 조금 적었다.
아주 적지는 않았지만,
그 애매한 차이가 오히려 더 찝찝했다.
그리고 그 순간 깨달았다.
나는 숫자보다 감정을 계산하고 있었다는 걸.
그 숫자 안에는
밤늦게까지 붙들었던 기획서,
두세 번 다시 고쳤던 보고서,
조용히 넘겼던 서운함과 지친 마음들이 담겨 있었다.
성과급이란
시간과 노력의 결산표인 줄 알았는데,
막상 받아보니
존중의 유무,
나라는 사람을 어떻게 바라봤는지의 지표 같았다.
동료는 기뻐 보였다.
이번에 괜찮게 나왔네?
그래도 쏠 수 있어서 다행이다!
나는 웃었지만,
속으로는 자꾸 되묻게 됐다.
나는 뭘 바랐던 걸까.
어쩌면
정확한 액수가 아니라,
'고생했어요'라는 한마디가 더 절실했던 건 아닐까.
성과급이라는 말이
'당신의 수고를 보았습니다'라는 의미였으면 했는데,
그저 시스템에 따라 찍혀 나온 숫자 같았다.
한동안 머뭇거리던 돈을
그날 밤 조용히 꺼내 쓰기로 했다.
몇 달 전부터 장바구니에 넣고만 있던 스피커,
엄마가 좋아하는 꽃과 과일 바구니 ,
그리고 내 마음을 조금 덜 미워하게 해줄 책 한 권,
성과급이 보상이 될 수 없다면,
내가 나를 위로하는 용도로 쓰기로 했다.
성과급이 들어왔던 그날,
나는 수치보다 서운함과 안도감,
그리고 묘한 허무함이 섞인 감정을 오래도록 꺼내 들여다봤다.
그걸 통해 알게 됐다.
나는 돈이 아니라 존재를 인정받고 싶었던 거구나.
그래서 다음 성과급이 들어오는 날엔
숫자에 기대지 않고
스스로에게 먼저 '수고했어'라고 말해주기로 했다.
가장 믿고 싶은 인정은
언제나 내 안에 있다는 걸,
조금은 알게 되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