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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롱쇼츠 Mar 02. 2016

나만의 투자계획서 만들기

Chapter 2. 당신만의 투자 스타일을 만들어라

투자하기 앞서 당신이 제대로 된 증권사나 은행에 방문하게 되면 일종의 투자지침서(IPS, Investment policystatement)를 만들게 될 것이다. 투자계획서라고도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이런 경험을 하기는 쉽지 않다. 관행적으로 투자지침서를 만드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왜 그럴까? 두 가지 원인이 있다. 우선 은행 혹은 증권사의 직원의 능력 미달 때문이다. 재테크에 대한 지식이 단편적이고, 포트폴리오 투자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경우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다른 이유는 고객의 경솔함 때문이다. 자신의 돈을 투자함에도 불구하고 자기 자신만의 투자 스타일을 찾아내는 데에는 무심하다.


투자지침서가 무엇인지 좀 더 자세히 알아보자.


기관투자가들과 펀드매니저는 이 투자지침서, IPS를 의무적으로 작성해야 한다. 그만큼 투자에 있어 중요하다. 물론 성과에도 영향을 미친다.


투자지침서는 숫자뿐만 아니라 글로 표현되는 문서화된 계획서다. 투자지침서의 핵심은 목표다. 아래에 질문에 답을 하다 보면 나만의 투자지침서가 만들어진다.


- 투자금은 얼마나 있나?

- 기대 수익률은 얼마인가?

- 손실이 나도 괜찮은가? 얼만큼의 손실을 감당할 수 있나?

- 몇 년 동안 투자할 것인가?

- 투자 섹터(주식, 채권, 부동산, 파생상품 등)는어디인가?

- 당신의 금융과 산업에 대한 지식은 어떠한가?

- 투자기간 동안 목돈이 들어갈 일(주택 구입, 자녀학비, 병원비 등)이 있는가?

- 당신에게 해당하는 세금에 관련된 규제는 무엇이 있는가?

- 투자에 걸림돌이 되는 법적 제약이 있는가?

- 투자지침서(IPS)는 얼마나 자주 업데이트할 계획인가?

- 포트폴리오 재구성(Re-balancing)은 언제 할 예정인가?

- 투자 포트폴리오의 벤치마크 대상은 무엇인가?


이 밖에도 질문은 수없이 많다. 더 세세한 부분까지 다룰수록 우리의 투자지침서의 완성도는 더 높아질 것이다. 이 지침서는 수 많은 변수들로 인해 파도 치는 투자의 바다에서 우리의 배를 올바른 길로 인도하게 된다.


우리의 복잡한 상황들을 모두 투자지침서에 담는 일은 쉽지 않다. 어느 정도 일반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 업계에서 많이 활용하는 분류법을 살펴보자.


우선은 목표 설정이다. ‘나는 얼마큼의 수익을 기대하고, 또 얼마만큼만의위험만 부담할 것이다’라고 자신의 지향점을 설계하게 된다.


기대수익


각자가 생각하는 기대수익은 모두 다르다. “은행 이자율보다 조금만 더 벌면 돼”라는 사람이 있는 반면, “나는 적어도 10% 이상의 수익을 내야해”라는 사람도 있다.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라고 얘기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기대수익을 설정하는 일이 그리 간단한 일은 아니다. 수치를 표현하는 방법만해도 네 가지다. 세후 명목 수익률, 세전 명목 수익률, 세후 실질 수익률, 그리고 세전 실질 수익률이 바로 그것이다. 그러니 수익률을 얘기할 땐 무엇이 기준인지 반드시 밝혀야 한다.


네 가지 기준 가운데 우리에게 가장 의미 있는 것은 ‘세후 실질 수익률’이다. 세금을 떼고,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실제로 우리 손에 들어오는 돈이 얼마인지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위험 감내 능력


누구든 많이 벌고 싶다. 그러나 위험을 감내할 수 있는 정도는 다 다르다. 이를테면 “당신은 얼마나 위험한 투자까지 생각하고 있는가?”에 대한 답은 다양할 것이다.


위험은 두 가지 면에서 볼 수 있다. 하나는 ‘위험을 감수할 능력’이고, 다른 하나는 ‘위험을 감내할 의지’다. 그리고 이 ‘능력’과 ‘의지’는 서로 영향을 미친다.


직관적으로 재산이 많다면 위험을 감수할 능력도 높다. 투자로 얼마의 돈을 잃어도 버틸 수 있고, 투자 성과를 더 기다릴 수 있다. 이것은 재테크에 있어서 중요하다. 자금이 부족하면 자주 사고 팔게 되고, 이는 투자 성과와도 직결된다. 부자는 더 장기적인 시각을 가지고 재테크를 한다. 이를테면 저평가된 지역의 부동산을 몇 억, 몇 십 억 원을 주고 산 다음 십 년 넘게 보유하고 있을 수도 있다.


물론 위험을 감내할 능력이 돈이 많으냐 적으냐의 문제만은 아니다. 소비도 중요한 요소다. 매달 1000만원을 벌었는데 900만원을지출한다면? 이 사람은 그리 위험을 감내할 능력이 높다고 할 수 없다.오히려 500만원을 벌지만 200만원만 지출하고 나머지 300만원을 재테크에 투입하는 사람이 훨씬 좋은 투자 여건을 갖추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급전이 자주 필요한 사업가보다는 안정적인 직장을 다니는 사람이 재테크에는 유리하다. 큰 돈이 자주 필요하면 안정적인 포트폴리오 투자가 힘들다.


그런데 이 위험을 감내할 의지를 측정하는 데 있어 고려해야 할 것이 있다. 의지란 매우 주관적이란 것이다.


사업가 D씨는 자신을 매우 보수적인, 그래서 위험을 회피하는 경향이 높다고 말한다. 그런데 D씨가 비교하는 대상은 바로 주위 사업가 친구들이다. 그의 친구들은 브라질 주식, 원자재 선물, 공매도 등 위험한 투자를 꾸준히 하고 있다. D씨는 그가 그들에 비해 안전한 국내 중소형 주식에 투자하고 있기 때문에 위험 회피적이라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위와 같은경우 사업가 D씨를 위험 감내 의지가 없다고 보면 곤란하다. 이때는D씨의 주관적인 의견보다는 실제 어떤 투자를 하고 있냐를 살펴봐야 한다. 그는 실제 평균보다 위험한 국내 중소형 주식에 꾸준히 투자하고 있으므로 위험 감내 의지 역시 평균 이상이라고 봐야 한다.


투자기간


투자지침서가 적용되는 기간이다. 이 투자기간이 중요한 이유는 기간이 길수록 위험을 감내할 능력도 커지기 때문이다. 보통 10년에서 15년이넘어가게 되면 장기간이라고 보고, 3년 미만을 단기간이라고 한다.


이 투자기간은 각자 처한 상황에 따라 다르게 설정된다.


40세의 공무원 A씨는 60세에 은퇴한다. 그렇다면 20년간의 재직기간을 하나의 투자기간으로 설정할 수 있다. 또 90세까지 생존한다고 가정하면,은퇴 후 30년이 두 번째 투자기간이 된다. 총50년의 투자기간은 크게 전반부 20년과 후반부 30년으로 나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각 투자기간마다 다른 투자 전략이필요하다.


세금


투자에 있어 세금은 해외 투자자에게 중요하다. 세금 제도는 각국마다 다르기 때문에 수익에 큰 영향을 미친다. 소득세, 자본소득세, 이전세, 재산세 등 각종 세금에 따라 투자자의 의사결정은 달라진다. 


몇 년전 유행하다가 투자자에게 큰 손실을 안겨준 브라질 채권 투자가 인기가 있었던 것은 세금 때문이기도 했다. 우리나라와 브라질의 조세협정에 따라 완전 비과세였다. 매년 10% 이상의 안정적인 수익을 주는 채권과 비과세 혜택가 합쳐지면서 매력적인 투자 자산으로 여겨졌던 것이다. 하지만 브라질 통화인 헤알화이 폭락하면서 채권을 통해 거둬들인 헤알화 수익은 원화로 환전되면서 막대한 환손실을 기록했다.


유동성


유동성이란 투자자산을 얼마나 쉽게 현금으로 바꿀 수 있냐를 의미한다. 대개 거래비용이 비싸거나 가격 변동성이 큰자산들은 유동성이 떨어진다. 즉, 빠르게 현금으로 바꾸기 어렵다. 부동산, 비상장주식이 이에 해당한다. 상장 주식, 은행 예금 등은 유동성이 좋다고 볼 수 있다.


이 유동성이란것 을 상세하게 파악하고 있게 되면 우리는 돈을 효율적으로 굴릴 수 있다. 기업이 최소한의 재고를 유지한 채 사업을 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지나치게 많은 현금을 아무런 수익 없이 보유하는 것도 문제고, 또 너무 돈을 크게 묶어놔 곤란한 상황을 겪는 것도 피해야 한다.


우리는살아가면서 목돈이 필요할 때가 생긴다. 그 때가 예상 가능할 수 있고,아니면 불시에 갑작스런 일이 생기기도 한다.


먼저 우리는일상 생활에 필요한 지출을 알 수 있다. 몇 개월의 지출 내용을 모니터링하면 매달 얼마의 돈을 지출하는지 비교적 정확히 계산할 수 있다. 이 기본 지출에 더해 비상금을 유동성 좋은 자산의 형태로 가지고 있어야한다. 이를테면 예금이나 MMF, CMA 등에 투자를 해놓는 거다.


자녀의 대학 등록금과 결혼자금, 자동차와 주택 구입비 등 역시 예상 가능한 지출 목록이다. 대략적인 시기를 달력에 체크하고 이에 맞춰 자산을 운용해야 한다. 더불어 돈이 들어올 이벤트도 있다. 증여나 상속이 이에 해당한다.

 

규제


규제는 사실 모두에게 동일하게 적용되기 때문에 크게 신경 쓸 필요가 없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경매나 신탁, 재단과 같은 특수한 형태의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면 규제 부분에 신경을 써야 한다. 이때는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나만의 특수성


위 네 가지에 해당하지 않지만 나에게만 있는 특별한 상황이 있을 수 있다. 자연에 피해를 주는 기업에 투자를 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다던가, 기업의 사장이여서 가지고 있는 주식을 처분하기 힘들다던가 하는상황이 있다. 혹은 자녀에게 대부분의 자산을 상속하고픈 의지가 강할 수도 있고, 원하는 자산 목표가 현재 상황에 비해 원대할 수 있다. 이런 특수한 경우에는 일반적인 포트폴리오 전략으로는 접근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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