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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롱쇼츠 Mar 02. 2016

내 직업도 포트폴리오 중 하나다

Chapter 2. 당신만의 투자 스타일을 만들어라

우리의 자산 중에 가장 중요한 것 중에 하나지만, 쉽게 간과하는 게 하나 있다. 바로 인적자본(Human capital)이다. 쉽게 말하면 우리 자신이다.


인적자본은 앞으로 우리가 벌게 될 돈, 재산이다. 그리고 인적자본에 대응하는 금융자본(Financial capital)은 우리가 현재 가지고 있는 재산이다. 우리의 인적자본은 시간이 흐르면서 금융자본으로 바뀌게 된다. 우리가보유한 총재산은 인적자본과 금융자본을 합친 것과 같다.


인적자본을 좀더 자세히 살펴보자.


인적자본은 미래의 월급, 임금, 보너스 등등의 현재가치다. 이 인적자본도 다른 투자 자산과 마찬가지로 다뤄진다. 은퇴 시점이 되면 미래 소득이 ‘0’이 되므로, 인적자본의 가치도 없어진다.


우리는 흔히 인적자본을 빼고 투자를 말하게 된다. 1000만원이 있다면 위험대비 얼마를 벌 수 있는가를 생각하게 되는데, 투자 검토 과정에서 ‘우리’의 인적자본은 생각하지 않게 된다. 우리의 미래 수익의 성격은 엄연히 우리의 자산 중 하나임으로 재테크에 반드시 고려되어야 한다.


주식 성향과 채권 성향의 인적자본


우리의인 적자본의 성격은 두 가지로 갈린다. 이해하기 쉽게 하기 위해 주식 성향(Equity-like)채권 성향(Debt-like)이라고 지칭해보자.


주식 성향은 바로 우리의 소득이 주식 시장의 상승과 하락과 함께 움직이는 것을 말한다. 직업 소득과 주식 시장과의 연관성이 높다는 의미다. 채권 성향은 주식보다는 채권과 닮은 인적자본을 가리킨다. 주식 시장과 연관성이 낮기 때문에 시장의 분위기와 상관없이 안정적인 소득을 얻는다.


Q 25살의 A는 공무원에 합격했다. 상속이나 증여받은 재산이 없다. 그렇다면 그의 투자는 어떻게 이뤄져야 할까? 


A 그의 인적자본은 위험이 매우 낮고, 정해진 안정적인 급여가 지급될 것이다. 그의 인적자본은 채권 성향이다. 그렇기 때문에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위해선 그의 얼마 되지 않는 금융자본을 인적자본과는 연관성이 낮은 주식에 투자하는 게 바람직하다.


Q B는 젊은 사업가다. 그의 사업은 경기에 민감하다. 호황일 때는 아주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지만, 경기가 곤두박질치게 되면 회사가 망할 수도 있다. 그는 금융자본을 어디에 투자해야 할까?


A 그의 인적자본은 변동성이 매우 크다. 대신 평균 수입은 보통 이상일 것이다. 그의 금융자본을 주식보단 채권에 투자해 경기가 나빠질 때의 위험에 대비하는 게 좋다.


Q 금융공기업에 근무하던 A는 10년 후 증권사의 이직 제안을 받고 자리를 옮겼다. 그는 그 동안 주식과 부동산을 통해 재테크를 하면서 성공적인 결과를 얻었다. 그가 재테크 방식을 바꿀 필요가 있을까?


A 물론 바뀌어야 한다. 우선 상황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살펴보자. 그의 인적자본은 채권 성향에서 주식 성향으로 바뀌었다. 증권사는 경기가 좋을 때 돈을 잘 버는 대표적인 산업이기 때문이다. 은퇴 시기까지 남은 기간은 짧아졌다. 이는 위험을 감수할 능력도 떨어졌음을 의미한다. 이 두 가지를 감안하면그는 변동성 위험이 큰 주식 투자 비중을 줄이고, 유동성이 떨어지는 부동산을 일부 유동화할 필요가 있다. 대신 안정적인 채권 및 대형주 투자를 늘려야 한다.


주식 성향의 직업과 채권 성향의 직업의 분류는 사실 경계가 모호하다. 은행원은 채권 성향의 인적자본일까? 모를 일이다. 인터넷은행이 광범위하게 퍼지게 되면 철밥통으로 인식되던 은행원도 근속연수가 짧아질 지 모른다. 짧은 수명으로 유명한 증권사에도 부서에 따라 매우 다른 양상을 보이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인적자본을 정확히 판단하기 위해선 자신을 돌아보는 과정이 필요하다. 나와 비슷한 업무를 맡은 회사의 상급자들은 이직을 얼마나 했고, 그들의 임금 상승률은 어떤지, 그리고 경쟁사와 산업의 동향은 어떤지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이직이란 변수도 있다. 평균 이직률은 약 10% 정도. 매년 직장인 가운데 열 명 중 한 명은 새로운 직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대개같은 산업 내에서 이동한다. 또 비슷한 업무를 그대로 수행하게 된다.


하지만 예외도 있다. 직장을 박차고 나와 사업을 벌인다던가, 공기업에서 사기업으로 이직을 한다던가, 아니면 사업을 하다가 취업을 할 수도 있다. 이렇게 자신의 인적자본의 성격이 크게 달라지게 된다면, 주식과 채권의 투자 비중을 조절하는 등 자신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해야 할 필요가 있다. 


생명보험 활용하기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 우리에게 생명보험은 어떤 의미일까? 쉽게말하면 ‘일찍 죽는 위험’을 피하기 위한 방편 중 하나가 생명보험이다. 내가 충분한 돈을 벌지 못하고 죽게 되면, 남은가족의 생활비, 교육비 등을 조달하는 데 문제가 생긴다. 상속할 재산 역시 얼마 되지 않을 것이다. 생명보험은 이러한 걱정을 푸는데 가장 적합한 투자 대상이다.


그렇다면 얼마만큼 생명보험에 투자해야 할까? 당연히 개인마다 다르다. 이를계산하는 복잡한 산식이 있지만, 우리는 중요한 포인트가 무엇인가만 짚고 넘어가도록 하자.


생명보험을 가입할 때 고려해야 할 점은 다음과 같다. 


(1) 사망률

(2) 금융자본과 인적자본의 질

(3) 상속에 대한 의지


건강이 좋지 않거나 유전적으로 병력이 있다면 생명보험 가입을 검토해야 한다. 자신의 라이프 스타일이 건강과거리가 멀다면 보험의 필요성은 더 높아진다. 반면, 평소 건강관리에 관심이 많고 꾸준히 운동을 한다면 굳이 비싼 생명보험에 가입할 필요는 없다.


인적자본의 질도 고려 대상이다. 냉정한 얘기지만 돈을 벌 능력이 더 큰 사람에게 생명보험의 의미가 더 크다. 소득 차가 큰 두 사람이 같은 비용을 지불하는 생명보험에 가입했다고 하자. 둘이 사망했다면 고소득자의 가족이 체감적으로 더 큰 타격을 받을 것이다. 그 동안 그가 벌어오던 소득에 비해보상금이 크지 않을 테니 말이다.

 

상속에 대한 의지는 천차만별이다. 하지만 독신의 경우 생명보험의 의미는 크리 크지 않다. 배우자의 경제적 능력도 중요하다. 만약 배우자의 소득이 높다면 생명보험에 많은 돈을 지불할 필요는 없다.


생명보험은 위험 분산의 용도로 보면 된다. 따라서 손익분기점이 있다. 가령80세 이전에 사망하면 경제적으로 이득을 보겠지만, 80세 이후까지 생존한다면 가입자에게 불리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남들 다 한다고 아무 생명보험에 가입하면 안 된다. 생명보험사도 손해 보는 장사는 절대 하지 않는다. 매달 불입하는 얼마 안돼 보이는 납입금이 몇 십 년 모이면 아주 큰 돈이다.


연금 활용하기


일찍 죽는것도 위험이라면 오래 사는 것도 위험이다. 적어도 금융의 시각에선 그렇다. 이를 장수 리스크(Longevity risk)고 한다.


이 장수 리스크는 우리나라가 직면한 큰 위기 중 하나다. 은퇴하고 남은 돈이 얼마 없는데 살아갈 날이 너무 많이남은 것이다. 고도성장기에 장년층은 많은 혜택을 보기도 했지만, 동시에 자녀 교육비나 자녀 결혼자금 등에 과도한 소비를 한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복지 선진국과는 거리가 먼 사회복지시스템은 모든 사람들의 노후의 안락함을 보장해주지 못하고 있다.


노후 대비는 재테크의 제1의 목표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렇다면 어떤방식으로 장수 리스크를 막을 수 있을까? 이 위험을 해결하기 위해 나온 금융상품이 바로 ‘연금’이다.


생명보험 보상금이 가입자가 죽은 다음에 지급된다면 연금은 일정한 연령에 다다르면 지급된다. 따라서 생명보험과 연금은 상호보완적인 금융상품이다.


생명보험, 연금, 주식, 채권, 부동산 등 다양한 금융상품들이 한데 묶여 포트폴리오를 적절하게 구성하는 것이 바로 재테크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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