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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롱쇼츠 Nov 17. 2017

나도 푸드트럭 몰아볼까

우리나라 푸드트럭 시장 파헤치기

푸드트럭이 청년 창업의 한 테마로 자리 잡았습니다. 종횡무진 돌아다니며,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승부한다는 이미지 때문에 미디어의 주목을 받기도 하지요. 메뉴도 길거리 음식에서 진화해 해산물, 스테이크 등 고급 식재료를 활용하기도 합니다. 가격도 1,000원에서 10,000원 대까지 다양해졌습니다. 맛도 일반 음식점의 수준 그 이상인 곳도 드물지 않죠.



푸드트럭을 시작하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선 (당연히) 차가 있어야 합니다. 차량은 경소형 화물자동차로 조리장 높이는 1.5m, 면적은 0.5㎡ 이상이고, 액화석유가스 완성검사를 받은 차량이어야 합니다. 합법 절차를 거쳐 화물자동차 등을 이동용 음식판매 차량으로 튜닝한 이후, 영업 가능한 장소를 구해 시/군/구청에 식품접객업(휴게음식점업 또는 제과점업)으로 영업신고를 해야 합니다. 허가받은 푸드트럭은 유원/관광시설, 체육시설, 도시공원, 하천, 학교, 고속국도 졸음쉼터, 국유 공유재산 및 지자체 조례로 정하는 시설 등에서 영업이 가능합니다. 


초기 단계를 나누어 살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1) 튜닝 신청

푸드트럭 운영자는 튜닝 전 교통안전공단에 이동형 음식판매자동차로 튜닝 승인을 신청해야 합니다. 사전 서류심사입니다.


(2) 튜닝 검사 신청

승인 내용에 따라 자동차정비사업자에게 의뢰해 튜닝작업과 정비를 받게 됩니다. 작업 후 정비업자로부터 튜닝 작업완료증명서를 받습니다. 그런 후 다시 교통안전공단에 튜닝검사를 신청해야 합니다. 


(3) 영업 신고

푸드트럭 영업자 모집 공고를 통해 신고 기간 등을 확인한 후, 모집 절차를 통해 푸드트럭 영업 신고를 할 수 있습니다. 자동차구조변경, 액화석유가스 안전검사, 위생교육, 건강진단 등의 사전 절차를 밟아야 푸드트럭 영업신고가 완료됩니다.


(4) 영업 하기

영업 신고를 할 때 영업장소도 신고하게 됩니다. 그런데 다른 지역에서도 영업을 할 일이 생기게 됩니다. 이럴 때는 이동 장소의 관할 관청에 추가로 영업 신고를 해야 합니다. 


(5) 업종 교체

푸드트럭의 상호, 크기, 영업소 소재지 등을 바꾸고 싶으면, 다시 관할 관청에 변경 신고를 해야 합니다. 물론 푸드트럭의 양도나 폐업 때에도 신고해야 합니다.


물론 아직 갈길은 먼 듯합니다. 식품의약안전처 통계에 의하면, 푸드트럭 4대 가운데 3대는 운영되지 않고 있습니다. 무려 75%에 달하는 수치죠. 입점, 즉 차를 대놓고 영업하기가 쉽지 않고, 축제나 행사에 가서 장사를 하려면 수백만 원의 수수료를 부담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어디든 움직일 수 있다는 푸드트럭만의 장점이 제대로 발휘될 수 없는 시스템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비용이 만만치 않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


푸드트럭을 하나 보유하기 위해선 거쳐야 할 단계가 많습니다. 자동차의 구조변경, 차량 튜닝, 위생 교육 등 행정적 절차와 교육 이수 절차가 있기 때문이죠. 또, 이런 절차를 거쳐 장사를 시작한다고 하더라도 상가 상인과의 갈등, 민원 문제 등에 봉착하게 되면, 다시 위기에 대응하기 바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급격히 늘어난 푸드트럭은 서로가 서로의 경쟁자가 되어 버립니다. 장사할 곳은 많지 않은데, 가게만 늘어나는 셈이죠.


이러한 성장통은 우리나라의 푸트트럭 역사가 그리 길지 않다는 점에서 기인합니다. 미국처럼 1800년 대부터 긴 역사가 있는 경우, 푸드트럭에 대한 정부, 민간의 이해도가 높습니다. 기존 상인과의 마찰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푸트트럭의 산업이 커졌기 때문에 하나의 레스토랑 문화로까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음식점의 수가 다른 선진국에 비해 월등히 많고, 대도시 내의 주차 문제도 심각합니다. 갑자기 나타난 트럭에 매출 일부를 빼긴다고 생각한 기존 상인의 반발도 이해가 갑니다. 또, 길거리 아무 곳이나 주차해 장사할 수 있다면, 그로 인한 민원도 적지 않을 것입니다.



올바른 푸드트럭 문화가 필요합니다


이색 맛집으로 자리 잡는 푸드트럭이 앞으로도 우리 사회, 그리고 우리 생활의 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선 올바른 문화가 자리 잡아야 합니다. 기존 상인과 푸드트럭의 상생, 푸트트럭 영업자의 준법정신, 그리고 시스템의 안착 등이 앞으로도 잘 다듬어져야 하죠. 누군가 다른 누군가의 이해나 가치를 침범하게 되면 갈등은 피하기 어렵습니다.


푸드트럭을 창업한다는 것을 가볍게 생각해선 안 됩니다. 음식의 맛뿐만 아니라 장사를 해야 할 장소를 물색하고, 위법적인 요소가 있는지도 신경 써야 하기 때문에 그리 녹록한 사업은 아니기 때문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어나는 푸드트럭을 바라보는 개인의 입장에선 좋은 변화입니다. 소비자의 시선에서는 말이죠. 쉽게 마주하기 어려웠던 해외의 길거리 음식도 맛볼 수 있고, 고가로 여겨지던 음식들이 푸드트럭에 의해 재창조되기 때문입니다. 지나가다가 충동적으로 사 먹는 그 즐거움도 빼놓을 수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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