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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롱쇼츠 Oct 26. 2017

최소요구조건제품:  가볍게, 그러나 다르게

MVP 모델로 초기 위험을 줄이고, 시장 적응 빨리하기

최소요구조건제품(Minimum Viable Product, 이하 MVP)이란 용어는 어느 날 갑자기 생긴 '개념'은 아닙니다. MVP는 아주 오래전부터 존재합니다. 제품이나 서비스의 기능 중 가장 중요한 것으로만 구성하고, 나머지 군더더기는 과감하게 제합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MPV를 시장에 내놓고 반응을 살피는 거죠. 좋고 나쁜 피드백이 돌아올 것이고, 그 피드백을 활용해 개선된 다음 단계의 MVP를 내놓습니다. 이 방식의 핵심은 '실패 위험'을 최소화하고, 빠르게 '시장 적응'을 달성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MVP를 유행어처럼 만든 연쇄 창업자 에릭 리스(Eric Ries)의 이야기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그의 저서 《린 스타트업》에서 그는 이 MVP를 여러 차례에 걸쳐 강조합니다. 


에릭 리스, Eric Ries

에릭 리스는 1978년에 태어났다. 예일(Yale)에 있을 때, 그는 캐털리스트 리크루팅(Catalyst Recruiting)을 설립했다. 대학생과 잠재적 고용주를 연결하는 서비스였다. 이때 리스는 두 개의 스타트업 인큐베이터와 벤처펀드에서 자문역을 맡기도 했다. 리스는 경험 부족과 닷컴버블의 붕괴로 인해 캐털리스트 리크루팅을 접어야 했다.

졸업 후, 리스는 2001년 실리콘밸리로 이사했다. 그리고 There, Inc.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으로 일했다. 리스는 2004년 There.com의 창업자 중 하나로 참여했다. 그리고 소셜 네트워크 IMVU를 함께 만들었다. 2006년 IMVU는 100만 달러의 벤처 투자를 받았고, 이후 1800만 달러의 추가 투자도 유치했다. 2008년, 리스는 CTO 자리에서 물러났다.

IMVU를 떠난 후 리스는 벤처캐피털인 Kleiner Perkins에 조인했다. 그리고 6개월 후 독립적으로 스타트업 기업에게 자문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그가 하이테크 스타트업의 성공과 실패를 경험하면서, 스타트업 성공을 위한 경영 원칙을 기반으로 한 방법론을 개발했다.


그저 최소 기능만 갖추었다고 해서 MVP는 아닙니다. 초기 고객이 만족할 수 있는 충분한 기능을 갖춘 '팔 수 있는 (saleable)' 제품 혹은 서비스여야 합니다.


It's not an MVP until you sell it. Viable means you can sell it.


MVP를 잘 활용하기 위해선 목표가 분명해야 합니다. MVP를 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최소의 자원으로 제품(서비스)에 대한 가설을 테스트한다

빠르게 제품과 산업에 대해 학습한다

낭비되는 개발 기간을 줄인다

가능한 빠르게 고객에게 제품을 선보인다

다른 제품과 서비스의 기반이 된다


이 방식은 새로운 제품과 작은 회사에서 더 효과적입니다. 가령, 삼성전자가 새롭고 혁신적인 냉장고를 내놓을 때 MVP 방식을 활용하진 않습니다. 이미 기존의 라인업이 있기 때문에 충분한 기술과 데이터가 있습니다. 또, 삼성전자는 얼리어답터뿐만 아니라 훨씬 더 광범위한 일반 대중에게 소비될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야 수익을 낼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삼성전자의 혁신적인 냉장고는 기존의 기능 중 유의미한 것을 모두 포함한 개체에 혁신적인 기능을 추가하는 방식의 제품을 내놓게 됩니다.


스타트업은 대개 기존에 없는 새로운 제품으로 승부를 걸기 때문에 MVP는 중요한 개념입니다. 돈과 공간, 시간, 그리고 인력 등 자원은 매우 한정적이며, 그렇게 때문에 개발과 출시, 그리고 유통 등에 할애할 수 있는 시간은 제한적입니다. 빠르게 피드백을 확인하고, 다시 제품을 내놓는 사이클을 빠른 시간 내에 돌려야 하죠. 그리고 마침내 얼리어답터와 공상가들 사이에서 소비되던 제품이 대중으로 전파될 때, 스타트업은 안정적인 궤도에 오를 것입니다.


MVP의 판매 혹은 서비스 대상은, 그래서, 일반 대중이 아닌 얼리어답터가 됩니다. 광고 타겟팅도 이를 반영해야 하는 것이죠. 크라우드 펀딩은 이 이슈를 가장 잘 해결할 수 있는 도구 중 하나입니다.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을 이용하는 소비자의 다수는 얼리어답터의 성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죠. 그래서 이들은 새로운 기능에 대한 거부감이 낮고, 아직 소비자에게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제품과 서비스에 대해 비용을 지불할 용의가 있습니다. 크라우드 펀딩을 통한 반응과 이들의 소비 이후의 피드백은 MVP가 얼마나 잘 만들어졌으며, 어떤 개선이 필요할 것인지에 대한 지표가 됩니다.



린 스타트업(Lean Startup)은 아이디어를 빠르게 MVP으로 제조한 뒤 시장의 반응을 통해 다음 제품 개선에 반영하는 전략입니다.


이 전략은 도요타자동차의 린 생산방식(Lean Production System)을 본떠 만들어졌습니다. 도요타 생산 시스템(Toyota Production System)이라고도 불리는 이 방식은 인력과 생산설비 등을 딱 필요한 만큼만 유지하면서 생산효율을 극대화하는 시스템을 말합니다. 이 방식이 개발될 당시, 대량 생산 시스템이 일반적이었습니다. 그만큼 재고 비용이 높았고, 과잉 생산의 위험도 있었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도요타자동차의 혁신이 있었던 것이죠.


도요타자동차는 린 생산방식을 통해 1970년대 오일 쇼크로 인한 불황 속에서도 원가 절감과 동시에 생산성 향상을 달성하게 됩니다. 이후 이 방식은 다른 산업으로도 확산되었고, 창업의 세계에서도 활용되고 있습니다.


물론 '린하게' 제품을 만드는 데에는 주의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자칫 완성도가 너무 낮아 초기 사용자로부터 부정적인 인식이 생길 수 있습니다. 즉, 비용과 생산의 효율을 통해 절감하고자 했던 비용보다 훼손된 브랜드를 회복하는 데에 드는 비용이 더 커지게 될 위험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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