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그래도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돈까스가 래퍼 스윙스 덕에 더 유명해졌습니다. 특히 남자 직장인들에게 인기폭발인 이 돈까스. 남녀노소 싫어하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든 이 돈까스를 오늘 탐구하려 합니다.
일단 돈까스는 표준어는 아닙니다. 돈가스가 표준어죠. 일본어 '돈카츠'가 차용되는 과정에서 좀 더 발음하기 쉬운 '가스' 형태로 바뀌었습니다. (우리는 그냥 돈까스로 합시다. 어감상 돈까스가 더 맛있습니다.) 돈가스와 함께 또 다른 표준어는 바로 '포크커틀릿'입니다. 그러나 돈가스와 포크커틀릿은 조리법에도 차이가 있습니다. 더 일본어 투 외래어에 대한 순화 운동도 있습니다. '돈가스'를 '돼지고기 튀김'으로 쓰자는 움직임인 것이죠.
이 돈까스라는 게 괜히 맛있는 게 아닙니다. 유서 깊은 요리입니다. 돈까스는 독일과 오스트리아 등지에서 개발한 계란과 빵가루를 입혀 튀긴 고기라는 뜻의 '슈니첼(Schnitzel)'에서 그 뿌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이 슈니첼이란 것이 유럽 다른 국가로 퍼졌고, 영어로 번역되면서 '포크커틀릿'이라고 불리게 되었죠. 포크커틀릿은 일본으로 넘어가면서 '돈카츠'라고 불리게 되었고, 다시 우리나라로 넘어오면서 '돈가스'가 된 겁니다.
원조 한국식 돈까스
남산 돈까스 아시나요? 이게 이른바 '원조 한국식 돈까스'입니다. 본격적으로 이걸 만드는 경양식집이 생기기 시작한 때는 1960년대입니다. 원조 한국식 돈까스는 포크커틀릿의 조리법에 따라 얇게 튀겨졌습니다. 일본에서 건너왔지만, 조리법은 유럽식을 따른 거죠. 기름도 많이 필요하고 조리시간도 긴 일본식 돈까스보단 포크커틀릿이 더 만들기 쉬웠다는 점이 영향을 미쳤습니다. 그리고 넓게 퍼진 돈까스의 면적은 음식을 더 풍성하게 보이게 했죠.
그러다가 일본식 돈까스가 점차 퍼지게 됩니다. 원조 한국식 돈까스를 파는 곳보다 우리에게 익숙한 일본식 돈까스를 파는 곳이 훨씬 많아졌습니다. 원조 한국식 돈까스는 왕돈까스란 이름으로 팔리고 있죠.
사보텐과 같은 일본식 돈까스와 달리 구분할 수 있는 한국식 돈까스도 있습니다. 돈까스를 미리 자르지 않고, 소스를 돈까스에 미리 뿌린 후 나오는 형태죠. 또, 일본식 국이 아닌 수프와 함께 먹습니다. 이렇게 돈까스가 발전하면서 우리에겐 선택의 폭이 점점 늘고 있는 셈입니다.
강남 돈까스 집
강남에서 유명한 돈까스 집 중 하나가 '이끼롤까스'입니다. 이 가게는 가로수길에 있습니다. 원래 신촌에서 1999년 시작했죠. 롤까스의 형태인데 고기에 여러 재료와 치즈를 넣고 말아 튀겨낸 요리입니다. 치킨치즈까스와 고구마치즈돈까스가 대표 메뉴입니다.
신논현역 근처에 있는 '정돈'은 수요미식회에 나온 맛집입니다. 프리미엄 돈까스의 정수라고도 표현되는 이 집의 돈까스는 고급스럽습니다. 돈까스의 질이 좋아 소스 없이 소금만 찍어먹어도 고기의 맛을 느낄 수 있다고 합니다. 보통 소스 맛에 고기 맛은 묻히기 마련인 돈까스 요리에서 고기의 특성을 살린다는 것은 요리사의 힘이겠죠.
을지로 돈까스 집
명동에 있는 '원조남산왕돈까스'는 이름대로 왕돈까스를 팝니다. 맛은 잘 모르겠지만, 명동에서 가성비 좋은 메뉴임에는 틀림없습니다. 또 가끔 왕돈까스가 당길 때 들를 수 있는 몇 안 되는 가게이기도 하죠. 점심 때면 인근 직장인들로 매우 붐빕니다.
또 하나 유명한 명동의 돈까스 집은 바로 '명동돈까스'입니다. 수요미식회에도 나왔죠. 이 가게는 무려 1983년에 창업했습니다. 일본 돈까스 명점 중 한 곳인 '동키'란 곳에서 돈까스 요리법을 배워왔다고 합니다. 명동돈까스는 오픈형 주방으로 되어 있어 조리과정을 직접 볼 수 있습니다. 코돈부루가 특히 유명합니다.
여의도 돈까스 집
강남과 을지로에 비하면 여의도의 돈까스는 조금 밀립니다. 오래되고 유명한 곳은 적죠. 그럼에도 직장인에게 최적화된 돈까스 집은 여럿 있습니다. '버블디'에서 파는 옛날돈까스는 가성비의 끝판왕입니다. 8000원에 큼지막한 돈까스를 맛볼 수 있죠. 여의도 남자 직장인을 바로 타기팅 한 것으로 보이는 이 돈까스의 인기는 상당합니다.
판교 돈까스 집
판교신도시에 있는 '서호돈가스'는 맛도 좋고 가격도 좋은 맛집입니다. 정통일본식 돈가스 전문점을 표방합니다. 숙성육 전문으로 웻 에이징 방식으로 고기를 숙성합니다. 로스가스는 8000원, 히레가스는 9000입니다. 그리고 가장 비싼 축에 속하는 코돈부르의 가격도 1만 500원입니다!
직장인의 주식 돈까스
돈까스는 제육덮밥, 김치 찌개와 함께 직장인에게 가장 친숙한 요리입니다. 아마 1년 동안 먹은 돈까스의 숫자를 세워보면 결코 작지 않을 겁니다.
Shall We Eat?
쉘위잇 프로젝트는 직장인의 점심시간을 더욱 풍요롭게 하는 프로젝트입니다. 네트워킹 런치 프로젝트라고 보시면 됩니다. 강남, 여의도, 을지로, 판교 등을 중심으로 비슷한 관심사를 지닌 직장인끼리의 점심을 매칭하는 프로젝트죠. (베타 테스트 중입니다) 아래 링크로 신청하시면 됩니다. 쉘위잇이 고른 맛집에서 새로운 사람과의 특별한 만남을 선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