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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롱쇼츠 Apr 11. 2020

브런치 덕에 책 씁니다

글을 업으로 삼습니다. 하지만 제 글은 아니었지요. 기자를 준비하기 시작하면서 시작한 스터디에선 작문과 논술 글 쓰기를 했습니다. 언론사에 취업한 이후엔 매일 기사를 썼죠. 금융전문매체로 입사를 했기 때문에 글쓰기보단 기업투자에 대해 공부했습니다. M&A, IPO, 스타트업, 펀드레이징 등 특정 분야를 깊이 팠고, 글쓰기는 취재된 정보를 알리는 도구 정도였습니다.


그러다 브런치를 발견했죠. 2015년 12월에 브런치에 첫 글을 썼습니다. 제 첫 블로그(?)이기도 합니다. 투자업계에서 기자 일을 하고 있었으므로 글의 주제 역시 대부분 투자였습니다. CFA를 공부하며 배웠던 것과 취재를 하며 경험했던 것을 글로 썼습니다. 그땐 책을 낸다거나 독자를 모은다거나와 같은 목표는 없었죠. 나의 블로그에 내 글을 저장한다는 느낌이었습니다.



브런치에서 제안받기


기회는 우연히 다가왔습니다. 한 출판사로부터 브런치를 통해 연락이 왔죠. 책을 써보는 게 어떻겠냐는 제안이었습니다. 주제는 재테크. 아마 (거의 100%) 브런치에 쓴 글을 출판사의 매니저가 보고 연락했을 것입니다. 당연히 좋은 경험일 수밖에 없었기에 그리 오래 고민하지 않고 책을 쓰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부자의 돈 공부, 빈자의 돈 공부>를 2017년 9월 25일 발행했습니다. 이 책을 쓰는 시간은 즐거웠습니다. 기업의 활동을 제삼자 입장에서 취재하다가 내가 직접 생산자가 된 느낌이었죠. 퇴근 후 글을 썼고, 주말에도 카페를 찾았습니다.


책을 낸 후 브런치에선 이 책을 브런치 책방에도 올려주었습니다. 그리고 브런치에 연재도 할 수 있었죠. 브런치 덕에 출판사와 연결되고, 또 브런치에서 책을 홍보도 한 셈이었습니다.



브런치로 제안하기


초기 브런치 작가여서 그런지 구독자가 적지 않게 생겼습니다. 이제 1만 명을 바라보고 있죠. 사실 제가 유쾌하거나 너무도 유익한 글을 쓰는 작가는 절대 아닙니다. 또 공을 엄청 들이지도 않죠. 다만 제가 쓰고 싶은 생각과 정보를 적당한 노력을 들여 평이하게 글로 풀어내는 정도입니다. 그래서 1만 명의 구독자 분들께 감사할 따름입니다.


2019년 8월, 저는 제 사이드 프로젝트 <회사밖>을 시작했습니다. 직장인 네트워킹 프로젝트죠. 오피스 밀집 지역에서 직장인 점심 모임을 진행하는 거였죠. 많은 직장인에게 알리기 위해 저는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때론 다음 포털에 글이 걸리기도 하면서 <회사밖>의 초기 직장인 풀(Pool)을 모으는 데 브런치의 덕을 많이 봤습니다. 8개월 여가 지난 지금 <회사밖>의 직장인 풀은 800명 이상으로 늘게 되었죠.


<회사밖>을 시작한 뒤 저보다 앞서 사이드 프로젝트를 경험한 직장인 분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직장인의 사이드 프로젝트가 더 이상 소수의 특이한 활동이 아니란 걸 깨닫게 됐죠. 그리고 사이드 프로젝트에 대한 책을 쓰기로 결심했습니다. 브런치에도 사이드 허슬러 분들이 있었습니다! 저는 그분들께 브런치 제안하기 기능을 활용해 인터뷰 제안을 던졌죠. 그렇게 책의 아이디어 초기, 브런치를 또다시 활용하게 되었습니다.



2017년 첫 책을 낸 뒤, 2020년 두 번째 책을 내기 위한 과정에 있습니다. 현재 와디즈에서 펀딩을 진행하고 있죠. 이 펀딩 소식을 알리기 위해 다시 브런치에 글을 씁니다. 브런치라는 곳은 글 중심, 작가 중심이란 확연한 상징성을 오랜 기간의 진득한 서비스를 통해 획득했습니다. 많은 출판사 관계자가 브런치에서 글을 읽으며 새로운 작가를 발굴하고 있으며, 글쓰기를 사랑하는 사람은 브런치 작가가 되기 위해 신청 버튼을 누르고 있습니다. 브런치가 앞으로도 오랫동안 글쓰기를 위한 좋은 도구이자 플랫폼이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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