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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롱쇼츠 Jun 05. 2021

구독경제는 '정말' 세상을 바꿀까


신간 <구독경제 101> 살펴보러 바로가기


지난해부터 관심이 많던 분야가 있습니다. 바로 '구독경제'입니다. 사실 이 '구독'은 오랜 기간 우리 옆에 있었습니다. '신문'을 생각하면 됩니다. 매일 아침 대문 밑으로, 현관 앞에 배달오던 그 신문은 구독경제의 조상격입니다. 우유도 있죠. 우유회사는 주머니를 나줘주고, 아침마다 그 주머니에 신선한 우유를 담아주었습니다.

그렇게 친근했던 구독이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다가오고 있습니다. 이 구독경제는 몇 가지 단계를 거치며 진화하고 있습니다. 그 시기가 중첩되긴 하지만 아래와 같은 순서대로 구독모델이 정착하고 있습니다.      


SaaS

콘텐츠

아이템(실물)

멤버십

IoT


소프트웨어 기업의 기본 수익 구조는 구독모델

① SaaS 구독

'Software as a Service'입니다. 예전에 소프트웨어 기업은 번들 제품을 팔았습니다. 우리는 용산에 가서 윈도우를 산 다음 집에 가져왔습니다. 게임 CD도 그랬죠. 그러다가 소프트웨어 기업은 이 과정이 꽤나 불편하고 수익적으로 좋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유통사를 끼어야 했고, 업데이트를 반영하기 너무 어려웠던 것입니다.


그래서 소프트웨어 회사는 온라인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한 번에 돈을 다 받는 게 아니라 월별로 과금하기로 했죠. 이 과정에서 기존 소프트웨어 기업은 매출 감소를 감내해야 했습니다. 어찌됐건 한 번에 돈을 한꺼번에 받지 않고 나눠 받아야 했으니까요. 그러나 이 시스템에는 꽤나 큰 장점이 있습니다. 현금흐름이 안정적으로 변화했고, 소프트웨어 기업은 고객의 진입과 이탈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고객 입장에서도 나쁠 건 없는 구조입니다. 쓰다가 필요가 없어지면 구독을 그만두면 됩니다. 또 업데이트도 더 수월해졌습니다. 구독 관리만 잘 한다면 비용적인 측면에서도, 사용성 측면에서도 과거보다 더 좋아진 것입니다.



모든 콘텐츠의 구독모델화

② 콘텐츠 구독

콘텐츠도 구독경제를 대표합니다. 사실 콘텐츠 산업을 아예 바꾸어버렸죠. 넷플릭스, 스포티파이, 티빙, 멜론 등 영상과 음악의 영역뿐 아니라 월스트리트저널, 퍼블리 등 뉴스의 영역, 그리고 뉴스레터까지 모두 구독모델의 형태로 수익을 창출하고 있습니다.


물론 우리는 케이블 TV를 매월 돈을 내고 보았습니다만, 새롭게 형성된 구독모델에서 고객들은 더 쉽게 가입하고 해지할 수 있는 당연한 권리(?)를 행사할 수 있게 됐습니다. 가령, 우리는 넥플릭스를 구독한 다음 콘텐츠를 몰아본 뒤 다시 해지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디즈니플러스에 가입해 다른 양질의 콘텐츠를 감상하는 것이지요.


어마어마한 유료 구독자를 확보한 넷플릭스는 그 현금으로 과감하게 신규 콘텐츠 제작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감독 등 제작진에게 더 많은 자유도를 부여하고, 일정 부분 수익도 보장하는 방식으로 차별화된 콘텐츠를 계속 내놓고 있죠. 더불어 유료 구독자로부터 발생하는 대규모 데이터는 넷플릭스가 어느 지역, 어떤 장르, 어떤 형식(영화나 드라마)을 의사결정에 더 효율적으로 반영하게 되었습니다.



구독 못 할 아이템은 없다


③ 아이템 구독

IT 인프라와 더불어 최근 가장 큰 변화가 일어나는 분야가 바로 유통 산업입니다. 인프라는 더 고도화되고, 우리나라에서는 당일배송마저 가능해졌습니다. 미국의 아마존도 점점 더 빠른 배송을 제공하기 위해 과감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여러 종류의 구독 비즈니스 모델이 출현했습니다. 대표적으로 달러셰이브클럽은 면도날 구독 서비스를 선보였죠. 마트에서 비싸게 팔던 면도날을 매우 낮은 가격에 제공하는 달러셰이브클럽은 질레트를 위협할 정도로 급성장했습니다.


이외에도 다양한 종류의 아이템이 구독모델에 붙었습니다. 꽃(꾸까), 영양제(필리), 생리대(해피문데이), 화장품(톤28), 샴푸(펑션오브뷰티), 그림(오픈갤러리), 속옷(월간가슴), 과자(롯데제과), 과일(그린릴리), 반려동물 용품(구독캣), 의류(스티치픽스) 등 그 사례를 찾기가 어렵진 않습니다. 이들은 각각 가성비, 큐레이션, 퀄러티 등 다른 특징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구독자를 모으고 있습니다.



아마존의 진화하는 물류 시스템

④ 멤버십 구독

이 분야도 매우 뜨겁습니다. 대표주자는 아마존입니다. 아마존은 '아마존프라임'에 가입한 구독자에게 매우 풍부한 혜택을 줍니다. 무료 배송, 특별 상품 등 쇼핑과 관련된 것뿐만 아니라 OTT 등 다양한 콘텐츠도 제공합니다. 아마존은 거대한 생태계를 만들어 나가는 과정에서 이 멤버십(월 구독) 서비스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네이버가 이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바로 '네이버플러스'입니다. 네이버플러스 구독자는 네이버쇼핑에서 물건을 구매할 때마다 리워드를 받을 수 있습니다. 네이버통장과 연결하면 그 리워드 %는 더 커지죠. 또 티빙, 네이버웹툰, 네이버시리즈 등 여러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각종 혜택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네이버도 아마존처럼 기존 사업을 서로 연결해 생태계를 만들어 나가고 있는 셈입니다.


이런 생태계는 '경제적 해자'를 만듭니다. 아마존프라임 혹은 네이버플러스 가입자는 '굳이' 다른 쇼핑 플랫폼을 사용하지 않게 됩니다. 가격에 큰 차이가 없다면 자신이 구독하는 서비스를 이용하는 편이 경제적으로 이익이기 때문입니다. 또 아마존과 네이버는 막대한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고, 이 데이터는 더 최적화된 쇼핑 환경을 제공하는 데에 활용됩니다.



자율주행 시스템도 구독하게 될 것이다

⑤ IoT 구독

IoT 구독은 아직 많이 접할 수 없지만, 그 시대는 머지 않아 보입니다. 그리고 그 대표주자는 테슬라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테슬라는 전기차를 만들뿐 아니라 전 세계를 커버하는 인터넷 인프라와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도 구축하고 있습니다. 이 셋이 연결된다면? 업데이트와 데이터 소통이 핵심인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는 지금도 월 과금 방식(구독모델)로 제공되고 있습니다. 자율주행차가 더 많이 퍼진다면, 우리는 안드로이드와 iOS 중 하나를 고르듯 테슬라와 네이버, 카카오, SKT 등이 내놓은 여러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중 하나를 골라 구독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이외에도 일렉기타를 판매함과 동시에 교육 앱을 운영하는 펜더, 액션캠과 함께 다양한 패키지 구독 프로그램을 판매하는 고프로, 전기톱과 구독 앱을 연동한 허스트바나 등 기기와 구독모델을 연결하는 새로운 시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소비 중 구독이 차지하는 비중은 계속 높아진다

구독모델을 하나로 정의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공통점은 주기적으로 비용을 지불하고 그 대가로 지속적인 서비스 혹은 제품을 누린다는 것이죠. 과금 주기가 지금은 월 단위가 가장 많지만, 향후 일 단위, 연 단위의 구독모델도 분명히 등장할 것입니다.


이런 변화 속에서 사람들의 지출 중 일시적인 비용보다 지속적인 비용의 비중은 점차 커지게 될 것입니다. 당신은 지금 몇 가지의 구독 서비스에 돈을 내고 있나요?


구독모델은 기존 기업의 경제적 해자를 더 깊게 파는 것을 도울 것입니다. 그러나 빠르게 적응하지 못하는 기업은 시장을 빼앗길테고, 다시 고객을 탈환하는 데에 아주 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입니다. 또 틈새 구독 시장에서 시작한 스타트업은 점차 영역을 확대해 나가며 기존 오프라인 기반의 기업의 생존을 위협하게 될 것입니다.


신간 <구독경제 101>


지난해부터 집필해 오던 <구독경제 101>이 지난 6월 1일 발간되었습니다. 이 책에는 구독경제의 의미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그리고 30가지의 케이스 스터디도 다루고 있습니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에 관심이 있는 분들, 신사업 부서에 근무하시는 분들, 그리고 새로운 정보를 투자에 활용하고자 하시는 분들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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