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평화를 줄 수 있는 건 나 자신뿐이다.

by 은총씨


어제는 암 있었나 없었나?

어제는 암 있어도 모른 채 웃고 떠들고 잘 있다가

오늘 ‘당신 암이요!‘얘기 듣고 괴로워졌지?


법륜스님이 유방암을 선고받고 괴롭다는 사람에게 말한다. 우리는 암이 나를 괴롭힌다지만 사실은 암에 걸렸다는 생각이 나를 괴롭히는 거다!


수년 전.. 아마 10년이 조금 더 되었을 때다.

종합검진을 받다가 난소에 종양이 있어 큰 병원에서 재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너무 놀라 최대한 빠른 날을 잡았다.

피를 뽑고 CT를 찍고… 결과를 기다리는 한 순간순간이 쓰디쓴 고통이었다. 그리고 결과날.. 설상가상으로 간에 있는 작은 종양을 하나 더 발견한 거다.

안 그래도 정신이 나락 간 나를 병원에선 이 검사 저 검사로 돌렸다.

그런데 결과를 듣기 위해 의사와 마주 앉은 날

뭔지 모르겠다며 또 다른 검사를 해야 한다는 말을 듣고 망연자실 진료실을 나오다 문득 정신이 들었다.


내가 무엇 때문에 밥도 못 먹고 잠도 못 잘 만큼 괴로운지 알 수 없었다.

지금 어디가 아픈 것도 아니고 아프면 치료하면 되고 죽을 때가 됐으면 죽을 것이다.

만약 죽을 날이 생각보다 빨리 온다면?

나는 오늘을 이렇게 정신을 놓은 채 허비하면 안 된다.


그리고 나는 검사를 멈추었다.

대신 쓸데없는 걱정을 내려놓고 하고 싶었던 일들을 하나하나 해나갔다. 춤을 추고 웃고 걷고 좋은 사람을 만나고 건강하고 맛있는 걸 먹었다.


아마 내 내장 어디엔가 그 종양이 아직 남아있을지도 모르지만 지금 난 살아있고 더 건강해졌다.


매주 토요일 미사에서

주여 내게 평화를 주소서…

라고 하지만

사실 내 마음의 평화는 내 생각의 변화로 마음의 짐을 내려놓을 때 얻을 수 있다.


내일 어떤 일이 있을지 모른다.

그러기에 걱정할 필요가 없는 거다.

다만 지금 이 순간

오직 이 순간 할 수 있는 가장 행복한 일을 선택하자.

그리고 나머지는 저 하늘 그분께

에라 모르겠소.. 하며 맡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