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 왜곡된 지란지교여..
니 손이 너를 죄짓게 하거든 그것을 잘라버려라
이 듣기만 해도 등골 서늘해지는 무서운 말은 한없이 자비로운 신의 기록인 성서에 나온 말이다.
처음 이 구절을 읽었을 땐 '어쩜 성서에서 이런 말이 나오지... 헐..ㅠㅜ 하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린 기억이 난다.
내가 알던 한없이 용서하는 신의 모습이 아니어서 말이다.
그런데 이상하게 요즘 들어 자꾸 다시 이 구절이 목에 걸린 가시처럼 자꾸 신경이 쓰인다.
그리고 문득 무지한 돌머리를 내려치는 듯한 깨달음이란 스승이 찾아왔다.
한번 절교를 했다가 다시 기회를 주기로 마음먹은 친구와 함께 말이다.
그녀는 한때 내가 너무나 좋아했지만 오랫동안 쌓여온 상처로 도저히 함께 할 수 없어 절교를 했다가 다시 기회를 주기로 마음먹은 죽마고우였다.
지란지교를 꿈꾸었으며 영원이란 말을 떠올리기도 했지만 반복되는 그녀의 가시 돋친 말습관은 계속해서 나에게 그녀의 마음을 의심하게 하고 복잡한 마음으로 괴롭게 하다가 결국 마음속에 증오라는 불덩이를 안고 KO를 당하고 말았다.
인간관계에서도 나는 착한 병이 있었다.
착하게 보이려는 병신 같은 병말이다.
남의 표정을 바라보다 내 마음 같은 건 모른척하는 거지 같은 버릇말이다.
이해 못 하면서도 관계를 망칠 것 같은 두려움으로 가슴속에 불덩이를 안고도 안 뜨거운 척 웃는 이상하고 야릇한 취미 같은 거다.
그 병은 착하게 보이려다 내 마음에 그를 미워하는 죄를 짓고 아파하는 내 어리석음마저 증오하며 그와 나 둘 모두에게로 칼을 겨눈다.
또한 그는 자신의 무례함을 깨달을 기회를 잃어버린다.
나의 착한 병이 모두를 망치는 것이다.
다시 마주 앉아 잠시 달라졌구나.. 하던 내 마음이 온전한 착각이었음을 깨달았을때 나는 이번엔 기한을 정하기로 했다.
그녀에게도 나에게도 기회를 주는 거다.
내게는 가식적인 착함이 아니라 내 안의 선함을 악함으로 변질되지 않도록 지킬 기회, 그녀에겐 한 번쯤은 자신을 돌아볼 기회를 말이다.
내 손이 죄를 짓게 하거든 손을 잘라버리라는 말은 마음이 죄를 짓게 전에 미워지기 전에 증오하기 전에 그 마음자락을 잘라버리라는 말이다.
바보처럼 그 마음자락을 붙잡고 온 마음이 증오로 불타 잿더미가 되도록 놔두지 말라는 말이다.
혹시 아직도 붙들고 있는 곪은 마음 자락이 있는가
이젠 나를 삼키기 전에 놓아주어라.
세상에는 나를 복 짓게 하는 수많은 관계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나만 비우고 열린다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