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 바보들
" 언니.. 나 애들도 다 줘버리고 돈만 받아서 나왔어. 상처받을 말도 맘껏 해줬는데.. 그러면 시원할 줄 알았는데.."
최근 외국에 장기출장을 갔던 남편이 거기 여자와 바람이 나 이혼하게 되었다던 A가 잦아드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불편한 말을 앞에 두고 문 앞을 서성이는듯한 그녀의 알 수 없는 표정을 응시하며 내 마음도 함께 복잡해지는 중이었다.
아침준비를 하며 문득 다시 그녀의 말이 떠올랐다.
나는 아침을 준비한다.
하루 종일 다시 세상의 파도를 마주해야 할 소중한 사람을 위해 밥을 짓고 나물을 무치고 보글보글 된장을 끓인다.
물론 나를 위해서이기도 하다.
하지만 내게 억만금이 더 있어도 나만을 위해 매일 이 일을 하지는 않으리라..
그녀는 당장은 아이들을 챙겨주지 않아도 돼서 편할 수도 있다.
밥을 짓지 않아서 더 좋을 수도 있다.
하지만 곧 알게 될 거다.
사람은 내가 누군가를 위해 필요한 존재가 될 때.. 그가 그녀가 그 애가 나를 필요로 하고 해 줄 수 있을 때 살아있음을 느끼고 삶의 의미를 찾는다는 걸 말이다.
가끔 우리는 이 사실을 잠시 잊는다.
더 예쁜 여자 멋진 남자 비싼 음식 여행을 하면 행복할 거라 착각하며 비루한 날 아픈 날 슬픈 날 일상을 함께하던 사람들을 헌신짝으로 여긴다.
바보처럼 불나방이 되어 제 몸이 타는 줄도 모르고 불 속에 뛰어든다.
그리고 진짜 모든 것을 다 잃은 후에야 깨달았다고 한다.
이번엔 슬픈 눈이 아니라 텅 빈 눈으로 말이다.
우리는 계산을 한다고 한다.
가끔씩 비싼 밥을 얻어먹고 능력 있는 친구의 도움을 받고 생각지 못한 행운을 누려서 스스로 계산을 잘 다다는 교만함에 빠지기도 한다.
그런데 어느 순간 알게 된다.
그 비싼 밥은 후불이며 능력 있는 친구의 도움은 그의 보험이 되고 생각지 못한 행운은 악마의 유혹이었다는 것을 말이다.
그러니 이제 계산은 하고 싶거든 자신이 계산을 지지리 못하는 바보라는 걸 알아야 한다.
생각보다 훨씬 바보라는 걸 말이다.
https://msearch.shopping.naver.com/book/catalog/48331001618?cat_id=50005835&frm=MBOKPRO&query=%ED%96%89%EB%8F%88%EB%A0%A5+%EC%9D%80%EC%B4%9D%EC%94%A8&NaPm=ct%3Dmhcwbd80%7Cci%3D9ecaf947692740d1ae58179f23ce5c8dc4b4b0fb%7Ctr%3Dboknx%7Csn%3D95694%7Chk%3D2896342933970dbec088e685719a29e80dce7f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