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살리는 사람 죽이는 사람

그 사람은 바로 나다!

by 은총씨


나를 더 나은사람으로 살게 하는가?

나를 웃게 하는가?

그와의 만남이 내게 에너지를 주는가?


어느 순간부터인가 이런 기준들을 관계에 잣대로 들이대며 헌 옷을 버리고 옷장을 정리하듯 관계라는 방을 정리해 왔다

정리를 한참 해나가던 어느 날은 왠지 지저분한 창고를 하나하나 정리해 나가는 듯한 시원함, 뿌듯함도 느껴지는 듯했다.

하지만 모든 쓸모없는 것들을 다 정리해 갈 즈음 왠지 모를 허전함이 느껴졌다.


내 옷장엔 지금 당장 입지 않는 옷들도 많이 걸려있지만 생각해 보면 그 모든 것들이 어느 순간의 나를 빛내준 내 삶의 한 조각이었다.

그것들처럼 과거에 부끄러운 순간, 고통스러운 순간들을 만들었던 모든 관계들도 다 내게 필요한 과정이었고 그들 한 사람 한 사람이 지금의 나를 단단하게 서 있게 한 스승이었다.

나의 허전함은 싫은 것들을 더 이상보지 않아도 되는 시원함 뒤에 미처 깨닫지 못한 감사한 순간에 대한 애도 같은 거였다.


그래서 이제 그런 질문들로 분리수거를 하는 대신 모든 것에 가슴을 열어보려 한다.

이런 질문들을 하면서 말이다.


나는 관계에서 무엇을 배웠는가?

최선을 다해 존중하고 사랑했는가?

그의 거리를 지켜주었는가?

예의를 다해 기꺼이 보내주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