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제 : 컴플레인을 줄이는 실장의 말과 행동이 성장하는 병원을 만든다.
프롤로그
왜 '실장의 말과 행동'이 병원의 성장을 결정짓는가
1부. 첫걸음: 치과라는 낯선 세계에 서다
1장 첫 출근, 그리고 막막함
2장 "낙하산? 스파이?" — 차가운 시선 속으로
3장 블로그 관리로 얻은 첫 자신감
4장 환자와의 첫 소통, 첫 실패
2부. 환자, 그리고 소통의 기술
5장 환자는 병원의 거울이다
6장 실장의 말 한 마디가 병원의 인상을 바꾼다
7장 환자 불만을 기회로 바꾸는 응대법
8장 작은 공감, 큰 신뢰를 만드는 방법
3부. 병원의 성장을 이끄는 실장의 역할
9장 실장이 달라지면 병원이 달라진다
10장 스텝과의 신뢰는 어떻게 쌓이는가
11장 병원의 비전, 실장이 만들어간다
12장 위기 속 실장의 리더십
4부. 성장하는 병원의 조건
13장 컴플레인을 줄이는 말과 행동의 원칙
14장 문제를 예방하는 실장의 심리학
15장 환자가 병원을 선택하는 진짜 이유
16장 병원의 성장은 결국 사람에 달려 있다
에필로그
실장의 성장이 병원의 미래를 바꾼다
프롤로그
병원은 특별한 공간입니다.
의료진과 스텝, 그리고 환자들이 한 공간에 모여, 각자의 소망과 기대, 불안을 함께 지니고 살아갑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의료 산업은 아직 완전히 성숙하지 못했습니다.
의사 외에는 정년이 보장되지 않고, 많은 병원 구성원들이 “어차피 오래 있지 못할 곳”이라며 자신의 성장을 포기한 채 살아갑니다.
저는 그 현실이 너무 아쉬웠습니다.
"꼭 그래야만 할까?"
이 질문이 이 책을 쓰게 된 이유입니다.
병원 안에서도, 실장이라는 위치에서도,
우리는 더 크게 성장할 수 있습니다.
누군가가 정해주는 자리가 아니라, 스스로 의미를 찾고 키워낼 수 있는 삶을 만들 수 있습니다.
저 역시 그랬습니다.
비전공자, 남성, 의사도 아니고, 기공사도 아니었던 제가,
두려움을 안고 치과에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결국, 남들이 넘볼 수 없는 위치까지 스스로 올라섰습니다.
그 여정 속에서 깨달았습니다.
병원을 성장시키는 힘은 결국 "사람"에게 있고,
그 중에서도 "실장"이 가장 중심에 서 있다는 사실을.
실장이 바뀌면, 환자가 달라지고,
스텝이 달라지고,
결국 병원이 달라집니다.
이 책은 단순한 기술서가 아닙니다.
실장으로 일하는 동안 매일 부딪쳤던 갈등, 소통, 조율의 경험을 녹여낸 마음의 편지입니다.
지금 이 책을 읽고 있는 당신에게,
"똑같은 일상도 다르게 느껴지기를"
"당신이 병원의 중심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당신의 말과 행동이, 병원의 내일을 바꿀 수 있습니다.
1부. 첫걸음: 치과라는 낯선 세계에 서다
1장 첫 출근, 그리고 막막함
드디어 첫 출근날이 밝았다.
치과 문을 열고 들어섰을 때, 내 안에서는 기대감과 두려움이 교차했다.
전 직장보다 월 100만 원이 많은 급여를 받게 된 것은 분명히 고무적인 일이었다. 하지만 동시에, 비전공자로서 치과라는 낯선 세계에 과연 적응할 수 있을까 하는 불안이 나를 짓눌렀다.
"이 길을 선택한 이상, 정년까지 간다는 각오로 버티자. 무조건 노력하자."
스스로 다짐하며 조심스레 발을 내디뎠다.
병원의 첫 인상은 아담하고 포근했다.
약 50평 남짓한 공간.
노란색 계열로 꾸며진 따뜻한 인테리어.
체어는 다섯 대, 그중 하나는 수술방으로 사용되고 있었다.
구성원은 원장님, 실장님 한 명, 치과 조무사 세 명, 그리고 이제 막 합류한 나였다.
그리고 내게 주어진 공간은 원장님 방 한쪽에 마련된 작은 책상과 컴퓨터 한 대였다.
뒤를 돌아보면 원장님이 바로 보이는 구조.
혼자만의 공간 같으면서도 늘 누군가의 시선을 느낄 수밖에 없는 자리였다.
첫 번째 지시는 원장님에게서 나왔다.
"네가 할 수 있는 걸 해봐."
사실 나는 치과에 들어오기 전, 이미 솔직하게 말했다.
"저는 병원 일에 대해 아는 게 없습니다. 과연 도움이 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당시 원장님은 언젠가 영양제 수입을 시작할 계획이니 준비해달라고 하셨지만, 현실은 달랐다.
영양제 프로젝트는 구체화되지 않았고, 나는 마치 병원 한구석에 어색하게 놓인 가구처럼 느껴졌다.
"내가 잘못 온 걸까?"
"그래도 버텨야지."
속으로 그렇게 되뇌었다.
주어진 직함은 '행정 및 마케팅 대리'.
막연하고, 부담스럽고, 어쩌면 약간의 기대도 있었다.
원장님은 내가 과거에 턱관절 관련 기기 판매와 환자 커뮤니티 활동을 하며 보여준 노력을 높이 평가해주셨다.
그 기대에 보답하고 싶었다.
그래서 가장 먼저 떠올린 건 블로그였다.
아직 전문적인 치과 지식은 부족했지만, 내가 아는 범위 내에서라도
턱관절, 치과 치료에 관한 내용을 쉽게 풀어 환자들에게 전달하자고 결심했다.
동료들의 첫 반응은 신기함이었다.
남자 직원이라니, 그것도 기공사도 아닌 일반 직원이라니.
작은 치과에서는 보기 드문 일이었기에, 그들의 눈빛에는 호기심과 약간의 경계심이 동시에 묻어났다.
그날 퇴근할 때, 나는 모든 것이 낯설고 서툴렀지만 왠지 모를 즐거움이 마음 한편에 피어올랐다.
"아직은 잘 모르겠다.
하지만 이곳에서, 뭔가를 해낼 수 있을지도 몰라."
첫걸음은 그렇게 조심스럽게 시작되었다.
2장 "낙하산? 스파이?" — 차가운 시선 속으로
치과 첫 출근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묘한 공기를 감지했다.
누구도 대놓고 차갑게 대하거나 무례하게 대하는 건 아니었다.
하지만 다가오는 사람도, 먼저 말을 거는 사람도 없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눈치.
신기해하면서도 경계하는 듯한 표정들.
그 공간 속에서 나는 조심스러웠고, 동시에 외로웠다.
나는 '남자 직원'이었다.
작은 치과에, 기공사도 아닌 남자 직원.
기존의 틀을 깨는 존재였던 만큼, 동료들에게는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낯선 존재였던 것이다.
게다가 나를 향한 의심은 더 깊어졌다.
어느 날, 나는 원장님에게 실장님에 대한 불만을 조심스럽게 전달했다.
"실장님께 이런 부분이 조금 아쉽습니다."
그저, 원장님이 참고만 하시리라 생각하고 말한 것이었다.
그러나 예상은 빗나갔다.
원장님은 그 즉시 실장님을 불러, 내 말을 전달했다.
당황스러웠다.
나는 그저 참고용으로 남기고 싶었던 이야기였는데, 그것이 곧장 갈등의 불씨가 되었다.
그날 이후, 식사시간은 지옥과도 같았다.
말없이 마주 앉은 테이블 위에 가라앉은 침묵.
따뜻해야 할 점심시간이 차가운 경계와 불편함으로 가득 찼다.
"낙하산인가?"
"스파이 아냐?"
대놓고 말하지는 않았지만, 그런 시선이 느껴졌다.
그 불편한 공기 속에서, 나는 마음을 다잡았다.
"시간이 해결해줄 거야."
오직 그렇게 믿었다.
실제로 시간은 많은 것들을 바꿔놓았다.
그 실장님은 결국 병원을 떠났고, 직원들은 서서히 나에게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나를 경계했던 막내 조무사 선생님도 알고 보니 단순한 '낯가림'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뒤늦게 깨달았다.
원장님은 이런 분위기를 알고 있었다.
그래서 병원을 하루 쉬면서까지, 모두를 에버랜드로 보내준 것이었다.
그렇게라도 서로 간의 어색함과 긴장을 풀어주고 싶었던 것이다.
처음은 언제나 낯설고, 때로는 차갑다.
하지만 묵묵히 버텨내다 보면, 서서히 얼음이 녹는 순간이 찾아온다.
나는 그 과정을 지나며 조금씩 이 치과라는 작은 세계에 발을 딛기 시작했다.
3장 블로그 관리로 얻은 첫 자신감
병원에 적응할수록, 나는 ‘무엇을 해야 할까’보다 ‘무엇을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게 되었다.
그때 떠오른 건 블로그였다.
나는 원장님께 “블로그를 운영해도 될까요?”라고 물었고, 원장님은 “그래, 진우아 난 너의 이런 모습이 좋다.”라고 하시며, 흔쾌히 허락하셨다.
그렇게 시작된 병원의 블로그는, 사실 아주 조용하고 소소한 기록에서 출발했다.
처음에 올린 글은 내가 잘 알고 있던 턱관절 논문 번역 글이었다.
지금 돌아보면, 환자에게 직접적인 도움이 되는 내용은 아니었지만, 그 글을 쓰며 나는 처음으로 ‘치과라는 세계’에 이해자로서 다가가기 시작했다.
특히 지금까지도 기억에 남는 글이 하나 있다.
‘턱관절과 호흡’에 대한 글이었다.
“코로 호흡을 하지 못하면 입으로 호흡하게 되고, 혀는 입천장에서 아래로 내려간다. 그 순간부터 상악골을 넓히는 힘은 사라지고, 입술과 뺨의 압력에 의해 아치는 점점 좁아진다. 좁아진 상악골에 혀는 자리 잡지 못하고, 대구치 사이에 끼이게 되며, 결국 턱이 뒤로 밀리고, 관절은 위치를 잃는다.”
단어는 의학적이었지만, 그 안에는 호흡, 얼굴, 성장, 통증이 연결되어 있다는 통찰이 담겨 있었다. 나는 그 내용을 쉽게 풀고, 그림도 넣고, 환자 입장에서 이해할 수 있도록 정리했다.
처음엔 아무도 읽지 않았다. 하루 방문자 수가 ‘0’인 날도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글이 하나둘 쌓이고, 턱관절 환자들이 블로그 글을 보고 찾아오기 시작했다.
특히 어린이 환자가 많아졌다.
MYOFUNCTIONAL을 이용한 안면 성장 유도 치료를 위한 아이들이 주말마다 몰려들면서, 치과는 마치 어린이 전문 클리닉처럼 변하기 시작했다. 그 덕에 간호사 선생님은 더 즐겁게 일했고, 병원의 분위기도 한층 밝아졌다.
그러던 어느 날, 원장님이 내게 말했다.
“진우 씨, 환자 상담도 한번 해보는 게 어때?”
나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할 수 있습니다”라고 대답했다.
그때부터 나는 팀장이 되었고, 턱관절 환자 상담은 내가 전담하게 되었다.
그리고 어느 날 원장님이 나를 조용히 불렀다.
“우리 병원, 매출이 월 평균 50%가 뛰었어.”
말은 짧았지만, 그 안에 담긴 무게는 컸다.
나는 그때, 처음으로 "내가 병원에서 쓸모 있는 사람"이라는 확신을 가졌다.
컴퓨터 앞에서 쓰던 글 몇 줄이,
한 사람의 병원을, 한 공간의 분위기를,
그리고 내 자존감을 바꿔놓았다.
그것이 바로, 말과 글이 병원을 성장시키는 순간이었다.
4장 “환자와의 첫 소통, 첫 실패”
"진우야, 상담 한번 해보실래?"
원장님의 그 한마디는 짧았지만, 내 마음에는 파장이 일었다.
블로그 글을 보고 턱관절 환자들이 늘어나자, 원장님은 내게 직접 환자 상담을 맡아보라고 하셨다.
그리고 얼마 후, 첫 상담이 시작되었다.
부산에서 서울 성수동까지 올라온 환자.
내 블로그 글을 정독하고 왔다는 말에 나는 마음이 벅찼다.
“내 글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구나”라는 생각과 동시에,
“과연 내가 이 사람을 실망시키지 않을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이 동시에 밀려왔다.
우리는 CST와 교합 치료를 함께 쓰는 조금은 실험적인 방법으로 턱관절을 진료하던 시기였다.
환자에게 치료 과정을 설명해야 했지만, 막상 입을 떼자,
나는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는 걸 느꼈다.
논문은 번역할 수 있었지만, 그 안의 해부학적 의미는 내게 없었다.
왜 통증이 생기는지, 왜 턱이 밀리는지, 왜 혀의 위치와 호흡이 관절에 영향을 주는지를 나는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결국 설명은 버벅였고, 내 말은 나조차 납득할 수 없었다.
환자는 조용히 듣고 있다가 결제를 했지만, 그날 내 마음은 무너졌다.
“내가 이 자리에 있어도 될까?”
“블로그 글만 잘 쓰면 된다고 생각한 건 아니었을까?”
누구도 내 실수를 지적하지 않았다.
원장님도, 직원들도 아무 말이 없었다.
왜냐하면 아무도 몰랐기 때문이다.
실패를 가장 먼저, 가장 깊이 알아챈 사람은 나 자신이었다.
그날 이후, 나는 번역을 멈췄다.
그리고 ‘이해하지 못한 글은 전달할 수 없다’는 교훈을 새기며
공부를 다시 시작했다.
치조골, 교합, 하악골, 관절와, 신경 경로…
하나하나 다시 새겼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서, 상담의 동의율이 점점 높아졌다.
환자들은 고개를 끄덕였고, 표정이 편안해졌으며, 무엇보다 내 말에 신뢰를 보내기 시작했다.
어느 날 원장님은 내게 말했다.
“너가 설명을 더 잘하는 것 같다..
스텝들에게도 설명법 좀 가르쳐줘.”
나는 직원들에게 상담 노하우를 설명했고, 그 모습을 지켜본 의료기기 회사의 관계자는
나를 세미나 현장에 초청했다.
결국 나는 전국 원장들 앞에서 턱관절 상담 시범을 보이는 사람이 되었다.
첫 실패가 없었다면, 나는 아직도 블로그 뒤에 숨어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날, 그 환자 앞에서 느낀 당황스러움과 부끄러움이 나를 병원의 ‘말과 행동’을 바꾸는 사람으로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