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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트로 탐구생활] 따봉의 재림과 뉴 레트로 열풍

지금은 레트로 시대, 촌스럽지만 힙한 뉴트로 탐구생활

세계적인 오렌지의 명산지 브라질에서
정말 좋은 오렌지를 찾았을 때, 델몬트는 이렇게 말합니다.
따봉!

80년대생이라면 익숙한 “따봉!”이라는 유행어는 델몬트의 오렌지 주스 광고에 사용된 한 마디에서 시작되었다. 유행어의 전국민적 인지도만큼이나 델몬트의 따봉 주스도 동네 슈퍼마켓에서 제법 “엄지 척" 대접을 받던 음료수였는데, 그 인기가 식으면서 어느새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버렸다. 그런데 최근 편의점을 방문했다가 <따봉>과 조우했다. CU에 단독 출시된 따봉은 감귤주스라는 것을 제외하고 제법 익숙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 반가움에 몰래 엄지를 치켜세우며 나지막이 읊조렸다. “따봉!"



요즘 주변에서 심심치 않게 어렸을 때 먹고 마셨던 과자와 음료수를 만날 수 있다. 20년 역사의 <갈아 만든 배><포도 봉봉>은 인기 음료수 품목으로 자리 잡았으며, 삼양식품에서는 47주년을 기념하여 한정판 레트로 <별 뽀빠이>를 출시했다. 롯데제과의 <치토스>는 고전 패키지 디자인을 살린 <치토스 콘수프 맛>을 선보였고, 롯데마트는 우유 아이스크림 <서주 아이스 주>를 홈 아이스크림 상품으로 내놓았다.

 

출처 : 롯데마트
출처 : 삼양식품(좌), 롯데제과(우)


이러한 현상은 비단 제과식품업계뿐 아니라 패션, 인테리어, 소품 등 생활 반경 곳곳에서 접할 수 있다. 

코인 노래방에서는 90년대 노래가 인기차트에 등재되어 있고, 자개장이나 개다리소반 등 예전 소품으로 꾸민 카페와 공간들이 인스타그래머의 인증 성지로 자리 잡았다. 현재를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불어온 레트로 바람은 이미 단종되어버린 음료수를 부활시켰고, 레코드 상점들이 다시 하나, 둘 문을 열게 만들었다.  21세기를 살다가도 자꾸 20세기로 회귀하게 되는 요즘이다.





[1] 레트로, 복고 바람은 원래부터 있었을까


매년 ‘복고’는 트렌드에서 빠지지 않는 키워드였다. ‘복고 바람이 분다', ‘복고 마케팅' 이러한 단어들이 언론에서 꾸준히 다뤄져 왔다는 점은 뉴스 기사를 검색해 본다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때로는 50년대의 모더니즘이 유행하기도 하고, 60년대 트위기의 패션이 패션업계에 영감을 불어넣기도 한다. “복고 바람"은 한순간의 열풍이 아니라 우리 주변에 늘 있어왔고, 주기적으로 재해석될 뿐이었다. 




지금의 레트로 트렌드는 8090년대를 겨냥하고 있으며 이를 만든 일등 공신은 단연코 미디어이다. 지난 몇 년간 영화 <건축학개론>, tvN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를 기점으로 MBC <무한도전 - 토토가>, KBS <불후의 명곡> 등 중장년층에게 과거의 향수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8090년대 소재를 시대에 맞게 재해석하면서 세대의 공감을 살 수 있었기 때문이다. 1990년대에서 대중문화를 활발하게 받아들이던 계층은 지금의 30,40대가 되어 그 시절의 추억과 감성을 떠올리고 있다. 



[2] 디지털 네이티브에게 8090년대는 어떤 느낌일까


<트렌드 코리아 2019>에서 소개하는 복고 키워드는 “뉴트로"이다. 뉴 레트로(New+Retro)를 뜻하는 이 신조어는 레트로 문화의 소비계층이 다소 달라졌음을 반영한다. 30,40대 이상 및 중장년층의 향수를 자극했던 것과 다르게 “뉴트로"의 중심에는 그 시절을 경험해보지 못한 1020 세대가 자리를 잡고 있다. 디지털 네이티브에게 그 시절은 새롭고 신기하다. 미디어에서 아름답게 꾸며진 과거는 그 시대를 경험해보지 못한 1020 세대에게 친근하지만 가보지 못한 길이기에 색다른 매력을 지닌다. 


인스타그램 #빈티지컵


서울우유, 썬키스트 등 큼지막한 상표가 박혀있는 유리잔델몬트 오렌지주스 유리병이 젊은 콜렉터들 사이에서 인기 품목이 되었다. 온/오프라인 중고 상점에서는 옛날 물건들을 수집하는 1020 세대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옛날 패키지로 재출시된 <따봉>, <포도 봉봉>등의 음료를 마시면서 인증 릴레이를 이어가고 있다. 태어나서 한 번도 경험해 본 적이 없는 이질적인 촌스러움, 뉴트로는 단순한 복고 현상을 넘어 디지털 네이티브가 즐기는 ‘힙(Hip)'한 문화가 되었다. 



[3] 레트로는 "취향"일까 


뉴트로 바람이 불면서 옛날 물건들을 경험해볼 수 있는 공간들이 재조명을 받고 있다. 어렸을 적 가지고 놀았던 장난감부터 스티커, 카메라, 교과서 등 온갖 잡동사니들이 즐비한 <뽈랄라 백화점>은 문을 들어서는 순간 20세기로 돌아간듯한 착각을 준다. 이수역 인근의 레트로 게임샵인 <몬스터 만물상>에서는 고전게임부터 클래식 게임까지 만나볼 수 있어 옛날 게임을 찾는 사람들에게는 성지나 다름없다. <트레이더 카페>에서는 매장에 비치된 게임기로 직접 레트로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이 밖에도 LP바, 만화방, 비디오 가게 등 예전에는 그 시대를 즐기던 이들이 찾아왔다면 이제는 뉴트로를 소비하는 1020 세대들이 찾아 이용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홍대 뽈랄라백화점


이제는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게임, LP 음악, 비디오, 장난감을 구할 수 있는 이유는 그 공간을 운영하는 사장님들의 한결같은 취향 덕분이다. “좋아해서", “직접 하려고" 하나 둘 모았던 것들이 집대성되어 지금의 스토리와 공간을 만들어 낸 것은 아니었을까.  



복고는 매년 트렌드였고 인사동과 헤이리의 골동품 수집관은 젊은이들의 오랜 데이트 코스 중 하나였다. 

그러나 오늘 날처럼 방송, 식음료, IT, 패션 등 산업 전반에서 1020대를 타겟으로 레트로를 내세웠던 적은 없었다. 어린 세대들을 중심으로 성장하고있는 뉴트로 트렌드가 "취향"과 "문화"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단발성 마케팅 캠페인이 아니라 기업 브랜딩으로 활용할 수 있을지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이러한 궁금증으로 컬쳐랩에서는 오는 1월 31일 트렌드 전문가, 방송작가, 수집가, 마케터가 모여 "뉴트로" 현상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뉴트로 탐구생활>을 준비했다. 지금의 트렌드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고 브랜드를 만들어갈 수 있을지 등 "뉴트로"에 대한 각자의 시선을 나누고자 한다. 


지금의 <따봉>이 예전 그 시절의 <따봉>이 아닌데도 1020대들이 인증하고 열광하는 모습이 잘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내가 그 시절을 살아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이번 <뉴트로 탐구생활>을 통해 어린 세대가 즐기는 뉴트로 현상에 대해서 이해하고, 8090년대 문화를 간접적으로 공유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신개념 취중 토크쇼 <뉴트로 탐구생활>



- 행사 자세히보기 : http://bit.ly/2SZhvAY


지금은 뉴트로 시대! 
1020 세대가 즐기는 레트로, “뉴트로” 현상이 주는 의미와 시선을 신개념 취중 토크쇼 <뉴트로 탐구생활>에서 만나보세요. 

<뉴트로 탐구생활>에서는 
트렌드 전문가, 마케터, 방송작가, 수집가가 한 자리에 모여 촌스럽지만 힙(Hip)한 “뉴트로(New Retro)"에 대한 경험을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일방적인 강연은 No!
연사들의 경험과 인사이트를 이야기를 통해 풀어나가는
신개념 취중 토크쇼 <뉴트로 탐구생활>을 놓치지 마세요!

[함께하면 좋은 분]
뉴트로 트렌드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고 싶거나, 
8090년대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하며 영감을 얻고자 하시는 분, 
문화현상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자유롭게 나누고싶으신 분, 
레트로, 빈티지 감성과 8090년대 음악을 좋아하는 분 누구나 

[참가비용]
18,000원 
(1Free Drink + 간단한 다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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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혜택]
01.참가자 소정의 기념품 제공
02.<트렌드코리아2019> 도서 외 풍성한 경품 증정 현장이벤트
03. 8090년대를 느낄 수 있는 소품 전시/체험


컬쳐랩 매거진은 강남 복합문화공간 컬쳐랩에서 운영하는 문화 트렌드 콘텐츠 시리즈입니다.

발행인 | 컬쳐랩(@culturelaborato) 

글쓴이 | 존버드(@johnbi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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