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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상엽 Aug 24. 2020

유한양행 분석('20년 상반기)

유한양행은 정말 좋은 회사지만...


기업을 분석할 때 무엇을 보시나요? 사람과 돈입니다. 사람과 돈. 물리에서 F=ma 만큼이나 중요합니다. 기업은 사람과 돈입니다. 고등학교 때 물리선생님이 "F=ma, F=ma... 100번 말했습니다. 자 200번 더 말하겠습니다. F=ma, F=ma..."라고 하셨습니다. 물리 '힘과 운동'에서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이죠. 주식투자 위한 기업분석 할 때 저도 똑같이 말하고 싶습니다. "기업은 사람과 돈, 기업은 사람과 돈...100번 말했습니다. 자 200번 더 말하겠습니다. 기업은 사람과 돈, 기업은 사람과 돈..."


유한양행의 사람들


기업의 사람을 볼 때 가장 먼저 봐야할 사람은 누구일까요? 바로 대주주입니다. 스타 경영인이라도 바꿔버릴 수 있는 사람. 잘못된 경영인이라도 계속 유임시킬 수 있는 사람입니다. 따라서 dart 보고서를 볼 때 가장 먼저 보아야 할 것은 '주주에 관한 사항'입니다. 그럼 유한양행의 대주주는 누구일까요? 창업주 유일한 박사의 자녀들일까요?

<'20.1H 유한양행 5% 이상 주주 및 소액주주 현황>

1대주주 유한재단과 3대주주 유한학원이 대주주네요. 5% 이상주주가 49.79%, 소액주주가 43.2%이므로 5% 이하 대주주는 7.01%이므로 위협적인 존재가 없습니다. 그럼 최대주주 유한재단 이사장은 누구일까요?

<한승수 유한재단 이사장>

한승수 전 총리입니다. 유한학원 이사장은 유도재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입니다. 그리고 유한재단과 유한학원은 유한양행의 배당으로 목적 사업인 장학사업과 학원사업을 합니다. '19년 약 240억의 배당 중 16%, 8%로 사업을 진행합니다. 따라서 유한양행 대주주는 대주주의 이익을 위해 주가를 올리거나 내릴 필요가 없고 배당만 주던만큼 주면 되는 대주주입니다. 사회적 논란을 일으키지 않고 잘 굴러가며 적절한 이익과 배당이 있으면 되는 무난한 회사입니다. 그렇다면 대표이사의 목적은 이런 대주주의 필요를 채우며 회사를 무리없이 운영할 것입니다. 문제만 일으키지 않으면 덕담이 오가는 훈훈한 이사회 일 것 같습니다.


그럼 대표이사는 누구일까요? 엄청난 경력의 스타 경영인일까요? 아니면 대주주가 꽂은 낙하산일까요?

<이정희 현 유한양행 대표>

영남대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1978년 유한양행에 입사하여 2015년부터 대표이사를 맡았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내년 3월에 그만두신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후임도 이미 정해졌습니다. 조욱제 총괄부사장입니다. 고려대 농화학과를 졸업하고 1987년 유한양행에 입사하여 영업,유통,경영관리 등을 하신 분입니다.


유한양행의 돈


'20년 왜 이렇게 이익이 많이 났을까요? 상식적으로 '현재 전문경영인인 대표이사가 자신의 임기를 연장하기 위해 임기 마지막 해에 최대실적을 냈다.'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정말 그럴까요?

<'13년~'20.1H 까지 연결재무제표 from dart, 단위 원, 백만원>

2013년과 14년은 김윤섭 사장의 성과입니다. 15년~19년은 이정희 사장의 성과입니다. 전문경영인 취임 초 빅배스(지금까지 모든 부실을 비용처리하는 행위)를 통해 전임자 책임의 손실을 털고, 3년 임기 막판 이익을 최대로 내 자신의 임기 연장을 도모하는 성향이 보이지 않습니다. 진짜로 연구개발 중심의 경영으로 임기 막판에 성과를 낸 것 같습니다. 하지만 현금흐름을 봤을 때 그 성과는 '19년 대비 크지만 '15년과 '17년에 비하면 약간 더 큰 정도네요. 즉 '19년 성과가 너무 안좋았던 것이죠.


그럼 상반기 순이익이 급증한 이유는 뭘까요? 현금흐름표에 나와 있습니다. 투자현금흐름으로 2,200억의 현금이 들어왔고 '매각예정자산의 처분 1,895억' 영향입니다.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올해 1월 한국토지주택공사에 군포공장 부지를 1975억원에 매각했군요.


유한양행은 정말 좋은 회사지만...


사람과 돈을 살펴본 결과 유한양행에 대해  제가 내린 결론은 '유한양행은 직원들의 회사이다. 직원들이 회사 발전을 위해서 일하고, 그 중 가장 훌륭한 사람을 대표이사로 올리며, 그 대표이사는 때가 되면 알아서 좋은 후임자를 뽑고 내려온다.' 회사생활 19년에 상상도 못한 정말 건전하고 좋은 회사입니다.


하지만 저 1회성 이익은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에 따라 바이오벤처 투자를 한다고 합니다. 영업에 따른 성과를 평가하면 '좋아는 졌지만 순이익 증가만큼 크지는 않다.' 입니다. 영업성과가 좋았던 '15년과 '17년도 주가가 5만원대 초반을 넘지 못했습니다. 배당도 2,000원보다 더 많이 줄 것 같지 않습니다. (한승수 전 총리께서 장학생을 늘릴까요? 회사는 바이오벤처에 투자한다고 하는데요.) 그런데 주가는 벌써 6만원대 중반입니다.


유한양행은 정말 좋은 회사지만, 저는 투자하지 않을 생각합니다. 물론 내부정보나 어떤  이해 관계 없이 반기보고서, 사업보고서 잠깐 보고 내린 개인적이고 성급한 결론입니다. 기업을 보는 방식을 공유한 것이니 오해는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주가는 진짜 아무도 모르는거니까요. 6개월 뒤 이 결론을 땅을 치고 후회할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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