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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eeer Dec 05. 2022

월드컵할 때만 축구 좋아하는 사람

그게 접니다 축구보는 인스타툰

  이번 월드컵이 시작할 때만해도 진짜 감흥이 없었다. 우루과이와의 경기 당일도 심드렁했다. 사람들이 너도나도 오늘 경기볼 때 간식으로 뭐먹을지 물어봤다. 치킨을 오전부터 주문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난 별 계획이 없었기 때문에 그런가보다 했다. 


  퇴근했는데 문득 야식 생각이 났다. 사람들이 다 야식 먹는다는데 나도 맛있는거 먹어야하는 거 아닐까? 축구는 생각없었는데 축구볼 때 먹는 야식에는 동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화기를 꺼냈다. 나의 소울푸드 떡볶이와 순대를 시켰다. 


  신나게 먹고나니 배도 부르고 나른해졌다. 그래도 누울 수는 없는 법. 야식을 먹은 김에 축구도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선야식 후 축구랄까. 배보다 배꼽이 큰 셈이다. 


  축구를 틀어서 보는데 아니 우리 선수팀이 왜 이렇게 잘하는 거야? 놀랐다. 감격했다. '저렇게 패스가 잘 맞는거야? 팀플레이가 저런거야?' 점점 빨려들어갔다. 손발에 땀이 났다. 온마음으로 응원한다는 게 이런건가. 결과는 무승부였지만 미련이 남지 않았다. 멋있었으니까!! 





  가나와의 경기부터는 진심으로 바뀌었다. 가나전을 응원하는 그림도 그렸다. 비록 경기 결과는 패로 끝났지만 2:0에서 2:2로 만들었던 조규성 선수의 골들은 충분히 감동적이었다. 끝까지 희망을 버릴 수 없었던 경기였다.


  



  완전히 드라마였던 포르투갈전은 말할 필요도 없겠다. 주변 사람들은 희망이 없다고 했다. '포르투갈을 이길 순 없을거라고' 쉽게 이야기했다. 근데 대표팀은 불가능한 건 없다고 보여줬다. 축구경기였을 뿐인데, 경기를 보고 난 후에는 왠지 모를 용기가 생겼다. '꾸준히 내 자리에서 노력하며 문을 두드리면, 정말 안되는 건 없구나.' '인생에 정해진 정답이란 건 없구나'라는 걸 한번 더 느끼게 해줬다. 


 



  3번의 경기동안 난 충분히 즐겼다. 경기 시간이 너무 짧게 느껴졌다. 온몸의 감각이 살아나 손발이 짜릿했다. 이런게 축구의 묘미인가? 월드컵때만 되면 축구를 너무 좋아하는 사람이 되어버린다. 비록 야식으로 입문했지만 우리나라 축구에 홀딱 빠져버렸다. 오는 브라질과의 경기도 기대해본다. 기적은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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