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수 작가님의 진주의 결말을 읽고 그린 그림
2022년 김승옥문학상 수상작품집에 수록된 김연수 작가님의 <<진주의 결말>>을 읽었다. 범죄심리학자는 당시 치매걸린 아버지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던 유진주라는 인물을 분석하는 의견을 내놓는다. 전문가로서 자신의 지식과 감각을 동원한 분석이다. 이에 당사자인 유진주의 편지가 날라든다. 유진주는 범죄심리학자의 팬임을 자처하면서도 그 분석이 가정부터 틀렸음을 이야기한다.
'인간이 상대를 온전하게 이해한다는 것이 가능할까?'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인간이 상대를 온전하게 이해한다는 것이 가능할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결국 인간이 상대를 이해할 수 있는 범위는 자신의 경험의 폭 내일지 모른다. 딱 내가 경험하고 생각한 만큼만 상대의 마음을 가늠해볼 수 있는 거다. 소설 속 범죄심리학자처럼 자신의 지식이나 감각을 미루어 어느 정도는 짐작해볼 수 있을지는 모른다. 하지만 그 환경에 처해보지 않는 이상 그의 생각, 마음 그 모든 것을 온전히 이해하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깝지 않을까. 그는 내가 아니다.
그렇게 내가 누군가에게 온전하게 이해받을 수 없다는 사실은 섭섭하게만 느껴진다. 당연한 사실임을 알면서도 말이다. 우리가 함께 있지만 내 생각과 기분을 온전히 공유할 수 없다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함께 느끼긴 하지만 서로의 감각은 다르니까.
하지만 불가능하다고 포기해야하는 건 아닐거다. 그럼에도 우리는 함께 살아가야하고 서로가 서로에게 이해받고 싶기 때문이다. 이것과 관련하여 소설 속에 답이 있었다. 아름다운 이 문장을 오래 기억하고 싶어 그림을 그렸다.
우리는 달까지 갈 수는 없지만 갈 수 있다는 듯이 걸어갈 수는 있다.
달이 어디에 있는지 찾을 수만 있다면,
마찬가지로 우리는 달까지 걸어가는 것처럼 살 수 있다.
희망의 방향만 찾을 수 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