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청화선생님과 인터뷰 4부
(제이선생님) 이 영상의 목적을 읽어보겠습니다. 명리학이 가진 사회적 비전에 관한 선생님의 생각을 들어보고 싶습니다. 긴긴 겨울을 견뎌온 학문인 것 같습니다. 씨앗이 잘 보듬어지고 다듬어져서 발아를 앞둔 것 같아 보입니다. 선생님께서는 학문과 술수, 강단과 강호 그 접점에 항상 계셨습니다. 그러니까 늘 강의하시고, 늘 상담하시고. 그 접점에서 아주 오랜 세월 대한민국 명리의 역사와 함께하신 선생님의 말씀을 한번 들어보고 싶습니다.
(박청화 선생님) 학문적 목적이라는 기준을 어떻게 설정해주느냐에 따라 다르긴 한데요. 이 학문의 궁극적 목적은 진리 체계에 대한 이해겠지요. 그 중에서도 특히 예측에 관련된 것을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미래 환경을 예측한다는 것은 우리 인간의 생존에 필수적인 것입니다. 겨울에 씨를 뿌리지 않는 이유는 뭘까요. 논과 밭이 비어 있어도 왜 우리는 씨 뿌리지 않을까요. 겨울에 씨를 뿌리면 얼어 죽기 때문에 안 된다는 것을 알고 기다릴 수 있습니다. 기다리면 봄이 온다는 걸 알고 있지요.
미래 환경을 예측한다는 것은 개인의 미래뿐만 아니라 조직이나 국가, 사회 전체의 앞날과도 직결됩니다. 여러 사람의 삶을 책임지고 이끌어가는 사람은 반드시 미래 환경을 내다볼 수 있어야 합니다. 소위 비전을 가지고 있어야 된다는 거죠. 그런 비전을 제시하기 위해서라도 예측을 잘 해내는 능력을 배양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측을 위한 어떤 수단이 이미 수많은 학술 체계를 통해서 정리되어 있는 것이지요.
(제이선생님) 네네.
(박청화 선생님) 명리공부와 같은 학술 체계를 토대로 현재의 상황을 이해하고 사회의 여러 가지 조건을 믹스해서 해석하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이런 것들이 명리학이라는 학문이 어떻게 행해야 되고 또 궁극적으로 제시해야 되는 것이기도 하고요. 이런 부분이 이 학문을 하는 목적 속에 포함되어 있는 거죠.
앞 날을 모르면 큰일 납니다. 시원치 않은 사람이 여러 사람을 이끌어 가다 보면 전체적으로 미래에 대가를 치르게 됩니다. 따라서 앞날을 제시해야 되는 사람들은 반드시 이 학문을 통해서 매래 환경을 알 수 있어야 되는 것입니다. 그것이 이 학문이 중요한 제일 큰 이유이지요.
(제이선생님) 네, 알겠습니다. 제가 예전에 조용헌 선생님의 책을 재미있게 봤습니다. 그 분 책에 이제 동양오술을 이야기하시면서 한의학은 완전 양지로 드러났고, 풍수지리는 최창조 교수님 이후로 자리를 잡고 있다. 그런데 명리학은 아직까지 음지에 있다. 이런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그런데 명리학이 점점 양지로 올라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 과정에서 선생님들의 공헌이 너무나 컸던 것 같는 생각이 듭니다. 또 80년대인가 하이텔 역학동호회 활동도 중요하게 보아집니다.
(박청화 선생님) 하이텔 역학 동호회 활동 같은 것들이 사람들을 학문적 광장으로 끌어내는데 상당한 기여를 했다고 봅니다. 이 학문은 신비주의 요소로서 접근하고 또 해석하는 학문이 아니에요.
(제이선생님) 신비주의가 아니다.
(박청화 선생님 )신비주의가 아니죠. 그리고 지극히 자연과학이거든요. 자연의 원리를 규명하고 원리를 활용해서 인간의 삶을 유익하게 하는 건데 이것을 신비주의에 자꾸 묶어두려는 것은 심리적 이중 잣대라고 생각합니다.
(제이선생님) 심리적 이중 잣대?
(박청화 선생님) 무슨 말이냐 하면 자기가 상담을 하러 가면 신중한 것이고, 남이 보러 가면 의지력이 약한 것이라는 식이지요. '내로남불'하고 비슷한 거죠. 제도권의 어떤 방식으로 학습하는 것이 우리는 훈련되어 있습니다. 고대인들이 망원경이 없었고, 현대와 같은 천문 지식 체계가 없었기에 놓친 부분이 있긴 합니다. 하지만 사람들의 육안으로 보았던 별들의 위치 변화와 계절 변화는 틀린 것이 아닙니다.
(제이선생님) 네 너무 신기합니다.
(박청화 선생님) 그게 뭐냐면 생존과 직결돼 있었기 때문입니다. 농업 중심의 사회에서는 계절을 예측하지 못하면 농사를 망쳐버립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학문 체계는 절대적으로 필요한 어떤 요소였지요. 현대 천문학에 거의 가까운 학문 체계를 옛 사람들이 다 정립해 놓은 것입니다. 제발 명리학을 과학적으로 접근하기 바랍니다. 이걸 신비주의적으로 '와 신기하다', 이렇게 이야기하지만, 신기할 게 하나도 없어요. 이런 것이 서로 인과성을 가지고 상호작용을 일으켰구나를 생각해야 합니다. 봄이 와서 꽃이 폈구나와 같은 인과성은 신비주의가 아니지요. 물론 문학적 요소가 해석에 가미될 수는 있겠지만, 이 학문 자체는 철저히 과학적인 토대를 기준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제이선생님) 네 명심하겠습니다.
(박청화 선생님) 그래서 우리는 강의할 때, 적어도 고등학교 수준의 수학, 물리, 생물학, 지구과학 등의 지식이 없으면 공부가 힘들 것 같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제이선생님) 정말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더 깊이 있게 다져지는 학문인 것 같습니다. 선생님께서는 교육자로서 그리고 상담가로서 아주 긴 시간 역학계에 자리하고 계십니다. 오늘날 강단을 향해서 교육자로서 한 말씀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박청화 선생님) 강단에 있는 분들이께 코치를 해드릴 것도 없고 그렇긴 합니다만... 풍수지리에 이런 격언이 있습니다. 산자산, 서자서(山自山, 書自書). 산은 산대로 놀고 잇고, 글은 글대로 놀고 있고. 책을 볼 때는 너무 자기가 아는 게 많은 것 같은데, 산에 가서 명당 한번 찾아보라고 하면 못한다는 이야기 입니다.
(제이선생님) 저한테 하는 말인것 같습니다. 공부만 계속 해가지고는.
(박청화 선생님) 우리 학문은 실용성이라는 특징도 가지고 있습니다. 실제적으로 사람에게 적용되고 또 거기에서 대안을 찾아주는 학문이지요. 그런데, 목은 어떻고 화는 어떻고 이렇게 해서 서자서(書自書)만 하게 되면 곤란합니다. 실제적인 용법이나 활용에 대한 부분도 기존의 강단이나 제도권에서 다룰 필요가 있는 것이지요. 그런 이론과 실제의 문제에서 실제에 관한 것들도 어느 정도 학습 과정에서 구현을 해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이선생님) 어떤 말씀이신지 알겠습니다. 그리고 이제 선생님한테 배우셔서 상담하시는 분들이 많으실 텐데요. 그런 분들에게 또 한 말씀해 주실 수 있으실까요?
(박청화 선생님) 현장에 있는 븐들은 이론적인 것보다 술법 중심의 어떤 논리만 너무 익히는 경향을 조심해야 할 것 같습니다. 스킬 위주로만 매달리는 것은 손님을 모으거나 생계를 해결하는 데는 도움이 되고 유용할지 모르겠습니다만... 그게 사실, 이 학문이 밥벌이 만을 위한 그런 학문이 아닙니다. 돈을 많이 벌고 싶으면 이 학문을 하지 말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소위 이 업계에서 고객이 많아 돈을 많이 버는 분들도 있지만, 남보기에 그렇게 보여서 그렇지 실제로 재물을 모으는 사업이 되는 일은 아니에요. 활인업이지요. 사람을 살리고, 존재를 더 잘살게 거들어 주는 입장의 비즈니스입니다. 돈벌이를 위해서 여러 가지 수법 위주로만 가는 것은 지양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사회적 가치 측면에서 역학이 제시하는 윤리 같은 게 있습니다. '때가 아니면 기다려라', '이것이 아니면 결국은 또 세월을 두고 견뎌라' 와 같이 이 학문이 주는 인문학적 메시지가 있습니다. 상수학적 측면만 있는 것이 아니지요. 사람의 윤리를 제시하는 그런 인문학적인 요소를 놓치지 말고, 사람을 도우는 마음으로 임하는 것이 어떨까 생각합니다.
(제이선생님) 선생님 책의 뒷면에 보면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거울 역할을 제대로 해야 된다. 굽은 거울이 되어서는 안 된다.', 내가 굽은 거울일 수도 있기 때문에 조심해서 명을 대해야 한다는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박청화 선생님) 그렇죠. 자신이 확실하게 터득한 어떤 논리라 하더라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상대에게는 왜곡된 정보를 줄 수 있습니다. 칼이 곧아도 실제 사물을 베면 커브가 생깁니다. 거울이 굽으면 안 된다는 거예요. 그래서 우리가 굽지 않은 거울이 되기 위해서 학문적으로 정진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또 다른 사람의 잣대도 충분히 고려하면서 열심히 좀 공부하시면 좋겠습니다.
(제이선생님) 공부가 끝이 없을 것 같습니다.
(박청화 선생님) 이게 공부하는 학문이지, 내가 남들 팔자 잘 봐서 돈 벌고 폼 잡고하는 수단이 아닙니다. 사람의 말 한마디가 어떤 영혼을 죽이고 살리기도 합니다.
(제이선생님) 정말 조심히 다루어야 하는 학문이라는 말씀이시군요.
(박청화 선생님) 그래서 잘 모르는 건 그냥 모른다고 하면, 돼요. 일화를 하나 이야기하자면, 제산 선생님 박도사라고 들어보셨지요? 저는 자주 뵙고 했었는데, 제산선생님도 상담하실 때 소통이 잘 안되는 경우 '나보다 더 잘 보는 데 가서 보라'고 하셨습니다. 본인이 천하의 대가라고 생각할 수 있는 입장인데도, 나보다 더 잘 보는 데서 가서 봐라 할 정도로 우리가 조심할 영역이 있는 거죠.
(제이선생님) 선생님 책에 보면, 진짜 도사는 길게 설명할 것도 없이 '아이고, 어째 살았노' 이 한마디에 끝난다고...
(박청화 선생님) 사람이 가지고 있는 어떤 운명의 한계를 한눈에 꿰뚤어서 알고 있어야 할 수 있는 말이겠지요. 약간의 자유 속에서 나오는 표현이거든요. 자유가 없는 상태에서 그렇게 말하는 것은, 인생에 관해서 위로의 말만 해주는 게 되는 것입니다. 학술적인 정보를 가지고 그렇게 말할 때는 대안을 줄 수 있는 정도의 정보가 있다는 거죠.
(제이선생님) 네, 알겠습니다.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선생님게서는 MIT 박사팀과 AI 전문가와 협업해서 앱을 만드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박청화 선생님) 네. 지금 거의 완성 단계에 와 있습니다. 제가 학문 체계를 많은 사람들에게 전파하는 노력을 해옴과 동시에 좀 더 세계적인 학문 체계나 정보 체계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것을 세계적으로 전파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고, 앱개발을 생각했습니다. 제가 4년 반 정도, 지금 거의 머리가 하애져가며 작업하고 있습니다. 스푼 파이브라고, 5개의 스푼이 일어서고 넘어지고 하는 컨셉으로 오행의 순환을 표현해보았습니다. 유로피언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가장 구상화된 것을 고민하다가 숟가락을 생각했지요. 스푼파이브 닷컴 치면 나올 거예요.
(제이선생님) 아까 전에 선생님께서 군 시절에 칠행을 만들어볼까라는 고민을 하셨다 하셨잖아요. 그런 맥락에서 생각하면 아주 미세하게 디지털 코드화 한 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박청화 선생님) 단순하게 어떤 부여된 것을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이 세상에 조합되는 모든 간지 케이스에 대한 어떤 설명을 줘야 되 시스템이라 어렵습니다. 아무리 그룹핑을 하고 묶어도 빈 공간이 생긴다니깐요.
(제이선생님) 아주 오래전 선생님께서 부산일보에서 연재하셨던 오늘의 운세랑은 비교가 안되겠군요.
(박청화 선생님) 그건 그냥 열두띠의 여러 가지 기준점만 잡아서 나누는 것이었지요. 간지 조합을 기본적으로 나눴을 때 60x10x60x10의 케이스가 됩니다. 그 어떤 사람이 들어와도 자기 정보를 가져갈 수 있도록 분류해서 서비스를 준비해야 되기 때문에 엄청난 어떤 분량이 들어갑니다.
(제이선생님) 고생 많이 하셨겠습니다.
(박청화 선생님) 아유 진짜 그건 고생했어요.
(제이선생님) 이게 미국에 출시된다. 하셨지요?
(박청화 선생님) 네 그런데 유러피언들은 '인연'과 같은 개념을 잘 이해하지 못합니다. 용어 자체가 없습니다. '궁합'이라는 개념도 그들은 약합니다. 이런 부분들을 그들이 이해할 수 있는 용어로 전부 다 정리를 했습니다. 생일만 집어넣으면 MBTI 값이 다 나와요.
(제이선생님) 생일만 넣으면 MBTI가 나온다는 이야기를 하면, 명리 공부 안 한 사람들은 믿을 수가 없을 거예요. 그런데 명리를 공부한 사람들은 당연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박청화 선생님) 이런 노력이 학문의 발전과 학문이 주는 효용이 충분하고 지속성있게 해주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제이선생님) 4차 혁명 시대의 명리가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갈 길을 한 발짝 앞서 문을 열어주신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오늘 너무 긴 시간 좋은 말씀 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박청화 선생님) 중요한 키워드들을 일종의 화두 용어처럼 던져 드렸습니다. 이런 걸 잘 정리하시면서 빨리빨리 마스터해서 공부하는 시간은 최대한 줄이십시오. 또 원하시는 목표까지 도달하시기를 기원하겠습니다.
(제이선생님) 네. 선생님. 열심히 공부하겠습니다. 오늘 좋은 말씀 감사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