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 성장 스토리를 통해
꿈꾸는 행복

by 몽글몽글

봄비가 새싹을 키우듯 아이들이 저마다의 소질과 개성으로 살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나는 교사가 되기로 하였다, 그래서 중·고등학교 교사로 37년째 재직하고 있다. 돌이켜보면 무수히 많은 일이 밤하늘의 별만큼이나 많이 일어났다. 많은 학생들이 나를 거쳐 갔다. 교육환경도 많이 달라졌다. 무엇보다 아이들과 학부모의 성향이 달라졌다.


교실 속에서 그동안 만난 아이들의 성장 스토리를 나 혼자 간직하기보다는 많은 사람들에게 들려주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오래전부터 해 왔다.


10대의 뇌변화는 급속도로 발달하면서 불안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이 시기의 아이들은 불안하고 심지어는 아프기까지 한다. 부모에 버려져서 할머니 손에 자라는 아이, 그래서 늘 주눅이 들어 있는 아이, 선택적 함구증에 걸린 아이, 강박 관념에 시달리는 아이, 분노 조절 장애, 일부러 센 척하는 아이 등 상처 하나씩을 가지고 10대를 통과한다.


그런데 이런 현상이 영구적이지 않다는 데 있다. 주위의 지원과 손길이 닿으면 놀랍게도 이 시기를 잘 견뎌서 성장한다.


의기소침하며 무기력하던 아이가 어엿한 직장인이 되어 돌아오거나 왕따였던 아이가 유라시아 대륙을 자전거로 횡단하고 그 경험을 글로 써서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거나. 또는 반항만을 일삼던 아이가 교생실습을 마치고 와서 “요즘 애들은 왜 이렇게 말을 안 들어요?”라고 하소연하는 등 많은 아이들이 스스로 치유하고 성장하여 새 살이 돋아 찾아온다.


나 역시 이런 나이들과 교실 속에서 지내면서 성장해 왔다. 몇십 년씩 장기 근속하시는 선배들을 볼 때 그 장구한 세월의 숫자에 놀라면서 ‘나도 저렇게 오래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해 본 적이 있었다. 그러다 ‘아이들이 버거워지면 미련 없이 교실을 떠나야지.’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아이들이 더욱 사랑스러워졌다.

청소년을 이해하기 위한 상담 심리, 생활지도, 뇌과학 이야기 등에 관한 여러 전문가의 강의를 듣고 배우면서 나는 이제 학생들에게 긍정 훈육을 하기 시작했다.


긍장훈육의 핵심은 친절하지만 단호함이다. 친절함 속에서 일관성 있는 교육을 하라는 뜻이다. 문제가 있는 아이들은 생각보다 스스로 해결 방법을 잘 찾아간다.


교실에서 사소한 분쟁이 생겼다. 두 아이를 화해시키기 위해서 훈계와 지도를 하는 것보다는 둘 사이의 대화를 중재해서 스스로 답을 찾아낼 수 있도록 교사가 길을 안내하고 중재를 한다. 교사 입장보다는 그들이 아프면 아픈 대로, 반항하면 반항한 대로 공감해 주고 이해해 주면 된다.


상처 입은 짐승은 안전하다고 느낄 때 바로소 찾아온다. 마음이 허기지고 힘든 아이들에게 안전하다고 느껴지는 공간과 환경으로서의 교사가 되기로 늘 결심하며 실행하고자 한다. 이렇듯 교실은 아이들도 교사도 함께 성장하는 곳이다. 성장 이야기를 브런치에 소개하는 것이 내 소망이다.


지금도 교실은 많은 성장통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부모의 이혼으로 삶을 포기하려고 하는 아이, 학교를 다니기 싫어서 학업중단 숙려제를 쓰는 아이, ADHD약을 먹고 오지 않으면 자기 행동을 주체하지 못하는 아이 등

그러나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애쓰는 이야기들이 수없이 생성되고 있다. 교실을 거쳐 가지 않은 사람은 없다. 교실 속 성장 이야기를 직접 또는 간접으로 체험했을 것이다. 이 이야기를 읽는 사람들에게 교실에 대한 추억을 소환시키고 싶다. 교실 속에서 꿈을 키우던 순수했던 자신을 돌아보고는 ‘그때 그런 일이 있었지’‘하며 한 번쯤 미소 짓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상처받았던 자가 있었다면 또는 지금 상처받고 있는 10대가 있다면 성장 이야기를 통해 위로와 격려가 되었으면 한다. 세상에는 나 혼자만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 나와 같은 사람이 또 있었구나 ‘라는 동질감을 갖게 하면 한 발 나아갈 수 있는 용기를 주는 일이 되었으면 좋겠다.


상처를 치유하고 새 살이 돋은 사람들이 행복함을 느낄 때 우리가 사는 사회는 더 좋은 삶을 만들어 내지 않을까 한다. 그것이 내가 브런치북을 통해 꿈꾸는 세상이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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