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차현 Jul 08. 2024

사직 그리고 퇴사, 퇴직을 생각하는 당신에게.

여름이 다가왔다. 어느덧 한 해는 절반을 돌았고 계절은 여름이 되었다. 그리고 다 그렇지 않을 수 있지만 우리 회사는 인사의 시즌이다.  인사의 시즌? 의아해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우리 회사는 정기적으로 상, 하반기에 인사이동이 있는데 지금 시기는 인사이동 기간이다. 이 시기는 삼삼오오 모여 인사에 대한 시나리오를 짠다고 어수선하다. 부서를 떠나고 싶어 하는 사람과 남고 싶어 하는 사람, 그리고 승진과 퇴직자 소문에 귀를 세우는 사람들이 자신의 모든 정보력을 동원해 시나리오를 짠다. 인사에 대한 정보가 투명한 것이 아니라 인사담당자만 아는 정보다 보니 아무래도 정보력이 정확하고 방대한 사람이 이 시나리오 공모전의 우승자가 된다. 이 시나리에 작성에 가장 기본은 퇴사자의 숫자다. 정해진 자리에서 몇 명이 나가는지에 따라 진급을 얼마나 하고 얼마나 움직일 수 있는지 판가름이 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시즌만 되면 선임 중에 나이가 많은 분은 후배의 눈치만 보게 된다.


나이가 많은 선임 선배들을 만나면 퇴직에 대한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한다. 대부분의 선배들은 다른 일자리가 있으면 나간다는 말을 한다. 하지만 다른 일자리는 지금보다 나은 자리, 그리고 더 좋은 직장을 말하는데 대부분의 선배들은 업무적 경험과 업계 인지도를 쌓은 뒤 이직을 준비한다. 이때 업무적 경험과 업계 인지도가 낮은 선배는 시간이 갈수록 후배의 눈치만 보게 된다.  실제로 그런 선배들과 사석에서 이야기를 나눠 보면 현재 자신의 보직과 직급이 퇴사 이후에 따라올 것이라고 생각하여 미래에 대한 청사진을 쉽게 그리는 분들이 많다. 그리고 결국 아무런 준비 없이 퇴사를 하게 된다.


우리는 인생을 살면서 본격적으로 생업에 뛰어드는 순간 한 가지 직종을 선택하고 그 직종에서 인생의 젊은 시절을 보낸다. 그리고 그 시간을 바탕으로 생활을 하게 된다. 그러다 보니 한 가지 직종에 일을 하는 경우가 많고 직종을 변경하는데 큰 용기가 필요하다. 사회초년시절이 아니고서야 현재 직종을 변경하는 것이 어렵다는 말이다. 돌려 말하면 직종의 전문가가 된다는 말과 같다. 하지만 문제점은 이때 발생한다. 내가 사회초년시절이 아니라 어느 정도 커리어를 쌓은 뒤 현재의 직종이 맞지 않다는 생각을 한다면 어떨까? 현재의 직종을 포기하고 다른 직종을 찾는 것이 맞을까 조금 더 참고 현재의 직종에서 일을 하는 것이 맞을까? 전해진 정답은 없다. 다만 이런 생각이 들고 자신에게 맞는 직종을 찾았다면 그 직종 변경을 위한 준비는 미리 해두는 것이 맞다. 그리고 그 준비가 빠를수록 좋은 출구전략을 세울 수 있을 것이다.


출구전략은 빠를수록 좋다. 내가 현재의 직종과 직업에 만족한다고 해도 출구전략은 필요하다. 아무리 내가 일을 사랑한다고 해도 직장은 정해진 자리에 정해진 사람만 일할 수 있다. 내가 일을 사랑한다는 이유로 후배의 길을 오래 막을 필요는 없다는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모두 출구전략이 필요하다. 좋은 출구전략의 시작은 현재의 일을 그만둔다는 가정이 아니라 내가 무슨 일을 좋아하고 관심이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관심이 있는지 모른다면 많은 경험과 다양한 직종의 사람들을 만나서 찾는 것 또한 방법이다. 그리고 출구전략의 수립이 빠를수록 더 많은 정보와 기회가 주어지게 된다. 하지만 이 출구전략의 수립이 늦은 경우 정보의 수집에 한계가 있고 세우고자 하는 전략의 다양성이 줄어들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현재의 직종에 만족하여 시간을 보낼 것이 아니라 언젠가 다가올 순간을 위해 출구전략 또한 생각을 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언제가 가장 좋은 시기일까? 사람마다 다를 수 있지만 현재의 직종에 대한 전문성을 가지고 그 시장에 대한 이해가 완벽하게 되어갈 무렵이 아닐까?


한 가지 직종에 대한 전문성과 그 시장이 돌아가는 상황, 구조를 이해한다면 다른 직종이나 시장을 이해하는 눈 또한 빨리 떠진다. 현재 종사하는 직종에 대한 전문성을 확보했다면 다른 직종에 대한 전문성을 익힐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 원하는 직종에 대한 고민과 그 선택에 대한 전문성을 확보하는 시간을 벌 수 있다. 그리고 시장에 대한 이해 또한 사회에 처음 발을 들인 시기보다 넓어져 있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고민하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우리는 현재 머물고 있는 직종에 대한 전문성과 시장의 이해를 확보해야 한다. 그 이후 새로운 도전을 해야 성공이 가능성이 커진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될까?


나는 사회생활을 하며 많은 선배의 은퇴를 봤다. 나에게 처음 일을 알려주신 분, 이 직종에서 다시는 만나지 말아야 할 악질 상사, 그리고 좋은 상사 등 여러 사람을 만나고 그 사람들의 은퇴를 지켜봤다. 그리고 그들의 은퇴 후 인생 역시 지켜볼 수 있었는데 대부분의 선배들은 자신들이 원하던 아니 건 대부분이 같은 직종 내 영업을 위한 업무를 선택했다. 거의 모든 사람들은 직종에 대한 전문성과 시장의 논리를 이해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모든 선배들이 다 성공을 한 것은 아니었다. 우선 직종에 대한 이해는 자신이 몸담고 있던 직종의 직군에 대한 이해였지 같은 직종에 대한 영업 직군에 대한 이해는 아니었다. 그리고 자신들 또한 영업에 대한 이해가 깊은 편이 아니라 대부분이 은퇴 전의 모습처럼 행동하였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건 아무런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아서 그들이 취업한 회사에서 점점 설 곳을 잃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점이다. 현재까지는 영업 부분에 대한 시장은 공개되어 있지만 영업에 대한 전문성이 지금보다 더 필요한 시기가 온다면 비공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 그렇기 때문에 후배를 위해서나 자신을 위해서나 자신이 원하는 직종을 찾고 그 직종에 대한 전문성과 시장을 이해하는 출구전략의 수립은 매우 중요하다.


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며 여러 직종을 경험할 수 있다. 짧은 아르바이트를 통해서 경험할 수 있고 시간과 능력이 허락한다면 여러 직종을 두루 경험할 수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새로운 직종을 선택할 기회가 있어도 자신이 처음 머문 직종을 벗어나지 못하고 그 주변을 맴돌기 일쑤다. 하지만 그것은 너무나도 당연하다. 전문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시장에 대한 이해가 없기 때문이다. 한 직종에 전문성을 가진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리고 그 직종의 시장에 대한 이해 역시 어려운 일이지만 우리는 다음을 위해 꼭 현재의 직종에서 이 두 가지를 확보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쌓은 노하우는 출구전략을 위해 써먹어야 한다. 현재 나의 미래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는 선배, 후배, 동료가 있다면 더 나은 출구전략을 위해 우선 전문성과 시장의 이해부터 해본다면 조금 더 수월한 방향으로 가지 않을까?

작가의 이전글 '도전의 결과는 실패와 포기'라지만 그래도 희망은 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